노릇노릇 바삭바삭 시장표 오리지널 감자전
전날 직접 바베큐해서 먹은 목살, 삼겹살, 항정살이다. 항정살은 직접 처음 구워보는데 삼겹살처럼 티가 한번에 나지 않아 굽는데 애를 먹었다. 야외에서 구워서 안으로 가져온터라 불빛이 약해 잘 분간이 안가기도 했고! 겉에 붙어있는 것은 탄 것들이 아니라 파슬리 가루들이다. 매번 양념 소금만 뿌리다가 파슬리도 같이 구매하여 해봤는데 꿀맛이었다. 역시 양념은 이것저것 같이 넣어주면 좋다. 별도 쌈장 없이도 맛있다. 그리고 이날 장을 보는데 레몬 맥주를 판매하길래 사서 먹어봤다. 내 스타일이다. 근데 나마저도 얼굴이 많이 안 빨개지는 것을 보면 사실 맥주라고 보기엔 힘들겠다. 어머니도 술을 잘 못 드시는 편인데 이걸 맛 봐보시고는 음료수라고 말씀하셨다. 아무튼 오늘 주인공은 이 바베큐가 아니니 이쯤에서 그만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그래도 이제 좀 놀러다녔다고 고기 굽는 법 좀 안다.
그렇게 아침에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했다. 그리고 속초 중앙시장에 들렸다. 근데 내가 여기서 판단 미스를 해버렸다. 금, 토 여행이었는데 사실 여길 오려면 금요일에 왔어야 했다. 난 사람들이 토요일에 아침 일찍 안 오니까 내가 서울로 가기 전에 여길 오면 한적하겠지라고 생각했다. 근데 체크아웃을 하고 깨달았다. 체크인 시간이 오후이니 여길 오전에 오는 사람들도 있겠구나 하면서! 역시나 맞았다. 주차장에 주차할 곳도 없더라. 줄을 기다려도 만석이었고 정말 주차난이었다. 그래도 어찌저찌 주차를 했다. 근데 시장에서 너무 먼 곳이었다. 걸어서 10분 걸렸나. 뛰어서 10분 걸렸나. 이날 시장에서 산 메뉴가 오늘 소개할 감자전 그리고 아이스크림, 호떡이 있었는데 호떡은 줄을 못 기다리겠어서 못 샀고 아이스크림은 들고 오는 동안 다 녹아서 죽는 줄 알았다.
날은 덥지 손도 없고 그래서 찍은 사진들이 없다. 차에 와서는 먹기에 바빴고 오면서 흘린 아이스크림들 닦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나마 처음 주문했던 이 오리지널 감자전 사진만 건졌다. 내가 처음 주문을 했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하나만 달라고 하니 이렇게 기름을 두르고 바로 그 자리에서 튀겨주셨다. 근데 이것도 흐름이라고 내가 한번 주문을 하고 나니 바로 뒤에 줄이 생겼다. 참 신기하다. 바로 두개를 주문해주신 손님이 계셔서 이렇게 세개가 모여있는 것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최대 세개까지만 동시에 만드시나? 만드는 과정을 보니 그래도 나름 재밌었다. 기름을 한번 두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채워주셨고 오랜만에 이렇게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니 또 신기하기도 하고 그러더라. 이때는 그렇게 덥다는 것을 많이 느끼지 못했다. 나와 같이 주문한 아주머니께서 여길 자주 오시는지 저번에 집에 가져가니 눅눅해졌다고 오늘은 바짝 튀겨달라고 요청하시더라. 그래서 나도 '제껏도 그럼 바삭하게 해주세요'라고 말씀 드렸다. 튀긴 것은 바삭해야 좋으니까!
바삭하게 잘 튀겨졌다. 사실 감자전 메뉴 자체를 정말 오랜만에 먹는다. 이렇게 사 먹는 것은 처음인 것 같기도 하고. 뭔가 간이 있어야 하는데 나에겐 너무 심심해서 잘 안 찾은 것 같다. 그래도 간장에 찍어먹으면 맛있긴 한데 차라리 부침개라든가 파전을 훨씬 더 좋아한다. 식감도 있고! 아 그리고 원래 이 메뉴는 바삭하게 먹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아무래도 진짜 바로 먹지 않는 이상에야 바삭할 수가 없다고. 하긴 씹으면 흐트러지며 부서지는 감자 특성상 바삭하기도 힘들겠다. 겉부분만 좀 크리스피하게 만들어질 순 있어도 말이다. 가격은 한판에 4천원이었는데 어찌됐든 마진이야 많이 남겠지만 두께라든가 크기는 만족스러웠다. 둘이 나눠먹을 수 있었다. 여기 시장에 오면 원래 이것저것 많이 사서 한번에 먹으니 이정도면 괜찮았다. 그래서 후회는 없었고 다음에 혹시라도 또 오게 되면 평일에 와서 여유 좀 부려야겠다. 주차가 정말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