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던 양양 애견동반식당 소풍 편백찜
뭔가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냥 신난 주댕이의 모습이다. 원래 그리고 저런 유모차 같은 것에 앉아본 경험이 없는데 한번 올려주니 또 뛰어내릴 생각 안하고 말 잘 듣고 앉아있다. 신기하다. 얘는 그냥 물만 무서워하는 것인가? 아니면 시야에 내가 보여서 그냥 마음이 편안한건가. 속은 모르겠다. 아무튼 이때 우리가 식사를 할동안 저 위에 잘 있었고 중간 중간 강아지가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많이는 아니고 아주 조금씩 주었다. 같이 놀러온만큼 맛있는 간식을 많이 가져왔기 때문에 이것들로 배를 채울순 없었다. 물론 내가 먹느라 바쁘기도 했다! 여기 양양 애견동반식당 소풍은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해야 한다. 예약을 해야한다는 것이 사람이 많아 무조건적으로 해야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사장님께서 예약이 없으면 오픈을 안하시는 것 같다. 아무래도 여긴 찾아오는 사람들로 운영되는 곳이기 때문에 미리 그때그때 재료를 준비하시나보다. 내가 머무른 날 저녁에는 아예 문을 열지 않으셨다. 예약이 없으셨는지.. 커피 한잔 급으로 하고 싶었는데 그냥 패스했다.
가게 자체가 원목으로 이렇게 되어있다. 사실 이런 곳들 보기엔 좋은데 위생이나 벌레들이 무서운데 너무나도 깔끔하게 잘 관리가 되고 있었다. 그리고 한 여름에도 내부는 시원했다. 창가 쪽에 자리를 잡았는데 막 바다나 산 풍경이 보이는 것은 아니고 그냥 정원, 마당 같은 곳이 보이긴 했는데 탁 트인 기분이 들어 좋았다. 요즘은 왜 이렇게 바깥이 좋지? 원래 안에서만 머물러도 잘 있었는데.. 과거의 시간들이 좀 아깝다. 그래도 나름 많이 돌아다닌 편이긴 하지만! 아무튼 가게 소개를 조금 더 하자면,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오후 5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이며 앞서 말한 것처럼 예약제로 운영된다. 메뉴로는 냉소바, 부타동, 편백찜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아메리카노, 녹차라떼, 과실청 등 기타 마실 수 있는 음료도 판매하고 있다. 나의 경우 여기서 같이 운영되고 있는 애견펜션에서 1박을 했기 때문에 편하게 걸어다니면서 이동했지만 실제로 운동장에서 놀고 당일치기로 잠시 들렸다가도 괜찮겠다 싶었다.
내가 앉은 자리. 예약한 시간에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다. 주말도 아니고 평일이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사실 처음에 사람이 많이 없나 싶었는데 음식을 딱 한번 먹어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여기 만약에 우리집과 근처에 있었으면 나름 주기적으로 올만했을 것 같다. 재료가 맛있는 것인지 소스가 맛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확실히 재료는 그냥 기본 원재료에 수증기 같은 것으로만 쪄내는 것이기 때문에 별도 간이 되어있는 것은 아닐텐데 그냥 맛있었다. 신기했다. 하긴 별다른 간을 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사장님께서 한두개씩 강아지들 줘도 된다고 말씀해주신 것이겠지! 그렇다면 결론은 여기 소스가 맛있는 것이겠다. 망원역 쪽에 이 메뉴를 전문적으로 팔아 자주 가던 가게가 있다. 한 세번 정도 방문했던 것 같다. 근데 마지막 먹을 때쯤 물린다고 해야하나. 그냥 이제 먹을만큼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메뉴가 별로 생각나지 않았고 이때도 먹기 전까지 그렇게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냥 내가 먹던 그 맛일 것 같았다. 근데 와 뭔가 달랐다. 너무 맛있었다. 배가 고파서 그랬나? 근데 소스가 진짜 괜찮았다.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시는 것 같은데 밑반찬들 퀄리티도 훌륭했다.
편백찜 메뉴가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추가 설명을 조금 더 하자면, 여기 양양 애견동반식당 소풍에서는 소 2만원, 대 4만원에 메뉴가 판매되고 있었다. 그리고 특별하게 복골온천수를 이용한 찜요리로 소고기, 청경채, 숙주, 닭가슴살 등 건강에 좋은 재료들을 편백나무 틀에 쪄 먹는 요리라고 한다. 저 복골온천수가 비결이었나? 분명히 뭔가 달랐는데.. 아니면 내가 자주 가던 식당이 변한건가. 오랜만에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다만 양이 조금 부족할 것 같아 냉소바를 하나 주문했다. 다행히 주문 가능했고 시원한 국물과 면을 즐길 수 있었다. 근데 이 메뉴는 예약이 필요하지 않은 메뉴라 그런지 확실히 메인보다는 퀄리티가 아쉬웠다. 갑자기 지금 군침도네. 우리의 경우 소를 주문했기 때문에 양이 많진 않다. 사장님께서도 부족하지 않으시냐고 여쭤보시더라. 근데 딱 두명만 먹으면 괜찮은 양인데 반려견까지 챙기다보면 부족한가보다. 근데 우린 처음에 강아지 줄 생각 없었는데.. 주다 보니 배부르게 먹이면 부족하긴 하겠구나 싶었다.
진짜 어딜 가면 그냥 주는대로, 추천해주신 대로 먹는 방법이 최고다. 사실 처음 먹기 전에 혹시 칠리소스 있냐고 여쭤봤다. 근데 처음에 사장님께서 따로 그런 것은 없다고 말씀하셨다가 주방에 들어가보신 뒤에 조금 남아 가져왔다고 말씀을 주셨다. 그냥 여긴 처음부터 칠리소스와 같이 나오는 시스템이 아니었다. 나 혼자 그냥 샤브샤브 먹는 느낌으로 원했나? 아무튼 그냥 간이 심심할 것 같아 자극적인 소스가 필요하다 느껴 말씀드려본 것인데 기본으로 나오는 간장 소스를 찍어먹어본 뒤에 생각이 달라졌다. 간이 딱 맞았고 그냥 맛있는, 감칠맛을 불러일으키는 그 맛이었다. 그래서 약간 챙겨주신 칠리소스는 한번 맛만 보고 손도 대지 않고 이 간장 베이스 소스로만 찍어먹었다. 중간중간 냉소바도 잊지 않고 한입씩 곁들여줬다. 원래 이렇게 섞어먹는 습관을 가지면 살 찌는 것인데.. 휴 이제 먹을 때 조합까지 생각하다보니 너무 먼 길을 온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먹을 때라도 다 잊고 행복해야지 싶다. 요즘 여행도 못 가니!
편백찜 전문 양양 애견동반식당 소풍의 또다른 매력은 바로 이 명이나물이다. 솔직히 여기 사장님께서 요리를 잘하시는 것인지 아니면 내 입맛에 맞게 간을 세게 해주시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그냥 이거 너무 맛있더라. 애초에도 절인 음식들을 좋아해서 잘 먹긴 하는데 여긴 추가해서 먹을 정도로 맛있었다. 한번 더 달라고 요청드렸었다. 다행히 넉넉하게 주셔서 음식을 즐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고기와 함께 입안에 넣고 씹으면 육즙과 이런저런 소스라고 해야하나. 같이 입안에 쏵 퍼지는데 그게 너무 맛있었다. 그래서 중간엔 정말 정신줄 놓고 먹기 시작했던 것 같다. 다행히 소바까지 해서 끝까지 먹으니 배가 찼고 추가로 뭘 더 먹어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음식이 너무 맛있었기 때문에 커피도 색다를까 싶어 마시고 싶어졌는데 이미 아침에 마셨기 때문에 오늘은 참기로 했다. 그러다 저녁에 생각이 나서 방문하니 문을 열지 않으셔서 어쩔 수없이 놓쳤다. 아무튼 여기 근처에 댕댕이와 함께 놀러가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한번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린다. 강아지들도 편하게 쉬다 나올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