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하고 부드러웠던 브런치 카페 메뉴 파니니
언제 한번 와야지 와야지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왔다. 내가 여기 왔을 때는 그냥 커피 테이크 아웃만 하러 왔었는데 처음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걸어서 올 수 있는 거리는 아니고 차를 타고 오기엔 주차 공간도 부족하고 딱히 식사를 해야겠다고는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메뉴판에서 봉골레 파스타를 파는 것을 보고 언제 와서 한번 먹어봐야겠다 싶었다. 커피도 이렇게 맛있으니 해당 메뉴도 맛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온다고 생각만 해두다가 이렇게 시간이 나는 날 방문했다. 야외 테이블에 한자리가 있었고 여기에 앉았다. 바로 앞이 도심인데 이렇게 포도 식물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저걸로 앞에를 가려주셔서 뭔가 도심 속 공원에 온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서 실제로 포도가 열린다. 나름 좋은 구경을 했는데 새 한마리가 울면서 오더니 저 포도 열매를 하나 따먹었다. 하나 물고 어디론가 들고 가더라. 과즙이 떨어지는 장면까지 봐서 굉장히 신기했다. 여기가 인기 있는 이유가 있었다.
주문을 할때 자리가 어딘지 여쭤보시는데 그때 어디 앉았다고 말씀 드리면 이렇게 메뉴가 나오면 알아서 가져다 주신다. 처음에는 안 나오길래 직접 가져와야 하는 것인가 했는데 주문하고 좀 시간이 걸려서 나왔다. 나름 신기한 메뉴들이 많아 이름은 잘 기억 못하겠다. 과일이 들어간 것이 자몽 어쩌구였고 내가 주문한 것은 아인슈페너는 아니고 그냥 크림 모카 같은 커피다. 이 메뉴를 굉장히 좋아해 여길 자주 온다. 쿠폰이 있는데 벌써 쿠폰 한장 다 모았다. 그리고 브런치 카페 답게 빵과 관련한 메뉴들이 많았고 파니니 하나와 여길 오게 만든 봉골레 파스타 하나를 주문했다. 다행히 두 메뉴가 거의 동시에 나와 이렇게 사진을 모아서 찍을 수 있었다. 사실 빵보단 파스타에 대한 기대가 컸다. 많은 곳들에서 실패를 겪지 않기도 했고 여기 뭔가 커피 때문인지 기대감이 높은 가게라 이 메뉴도 특색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과 함께 대충 비빈 다음에 한입 먹어봤다.
아 근데 솔직히 말하자면 봉골레는 기대 이하였다. 우선 면발이 뭔가 내 기준 딱 맞지 않았다. 덜 익은 것은 아닌데 그냥 따로 노는 느낌이 강했다. 근데 이날은 나만 그랬고 같이 먹은 사람은 맛있다고 말했다. 맛집 포스팅이 워낙 개인 입맛 위주가 강해서 상당히 주관적이다. 그래서 함부로 말할 수 없겠지만 아무튼 내가 이날 먹은 느낌은 그랬다. 그래서 만약 다음에 오게 되면 면 요리는 안 먹을 생각이다. 근데 다른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까르보나라 라든가 이런 것들은 굉장히 맛있어 보였는데.. 다른 메뉴로 도전해봐야 하나! 그리고 완전 기대하지도 않았던, 처음엔 다른 것을 주문하려고 했던 메뉴 하나가 대박이었다. 튀김 요리처럼 겉이 바삭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 특유의 빵 식감이 살아있었고 안은 촉촉했다. 그리고 재료가 뭐가 들어갔는지 모르겠지만 치즈, 버터의 부드러움과 고소한 향이 한입 물었을 때 은은하게 풍겨져 나왔다. 맛있었다. 그리고 이런 맛은 또 처음이어서 당분간 또 꽂히겠구나 싶었다. 원래 뭐 하나를 먹었을 때 맛있다고 느끼면 질릴 때까지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야 다음부터 생각이 안 나더라.
브런치 카페의 또다른 특징 중 하나가 샐러드처럼 뭔가 가볍고 건강해 보이는 메뉴들을 많이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 역시 그랬다. 모든 메뉴 사이사이에 푸릇푸릇한 샐러드가 보였다. 실제로 오래되지 않은 것들이었고 식감이 살아있었다. 샐러드도 참 신기한게 누가 주면 먹는데 직접 해먹진 않게 된다. 그 과정이 번거롭기도 하고 신선도가 오래 유지되지 않아 집에 두고 먹기도 힘들다. 근데 이렇게 같이 나오면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다 먹게 된다. 실제로 맛도 나쁘지 않고! 슬슬 건강을 생각하면서 음식물을 섭취해야할 때인 것 같아 이런 것들이 나오면 꼭 놓치지 않고 먹고 있다. 평소에 워낙 과일을 먹지 않기도 해서 나에겐 필수다. 그리고 파니니 위에 옥수수콘 같은 것들이 놓여있는데 솔직히 이건 큰 의미 없다고 느꼈다. 식감 때문에 혹은 비쥬얼 때문에 올려두셨나? 맛도 잘 안 느껴지던데.. 뭐 전체적인 조화가 나쁘진 않았는데 느끼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이 노란색 비쥬얼이 끊임없이 이어져서 더 손이 안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전혀 그러지 않았지만!
봉골레 파스타 바지락들도 열심히 발라먹고 치즈가 다 굳어서 축축 늘어나는 느낌이 사라지기전에 브런치 카페 파니니 메뉴도 열심히 해치웠다.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중간중간 샐러드를 먹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이날 무화과를 처음으로 제대로 먹어봤는데 맛이 나쁘지 않았다. 내 생각과 다르게 문드러지는 식감이었고 껍질이 원래 없는 과일인가? 처음 먹어봐서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맛이 나쁘지 않았다. 과즙이 부족하지 않게 나오기도 하고 실제로 맛도 있었고! 뷔페 같은데 가서 이 과일이 있으면 매번 안 먹고 지나쳤는데 이번 시간을 계기로 다음에 먹어보려고 시도할 것 같다. 근데 뷔페들에 놓여져 있는 것을 보면 신선해보이지 않던데.. 내가 내부를 안 봐서 그런가? 아무튼 이날 먹은 무화과 한쪽은 굉장히 맛있었다. 이렇게 식사를 끝내고 입가심으로 중간 중간 내가 주문한 크림 모카 커피도 한잔하며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다. 뒤늦게 카페인의 맛을 알아버려 요즘 일주일에 세번 이상은 커피를 마신다. 근데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술, 담배만 안하지 커피나 탄산 등에서 카페인은 엄청 섭취하고 있다. 튀긴 음식도 좋아하고 피자 ,치킨도 좋아하고! 술, 담배 안한다고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어디가서 말도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