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돈까스 정돈 육즙과 어울리는 부드러움 최고!

디프_ 2020. 7. 21. 23:29

육즙 가득 한입 먹으면 부드러움에 놀라는 정돈 돈까스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원에 놀러가봤다. 수원에 들린 적은 한두번 정도 있었다. 한번은 학창시절 어디 기업 탐방 간다고 신청하였는데 수원역에서 모여 출발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역에 혼자 도착하자마자 바로 관광버스 같은 것을 타고 이동하였다. 돌아올때도 마찬가지로 수원역에 내려졌고 혼자였기 때문에 구경이나 이런 것들 할 생각도 없이 바로 서울로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다른 한번은 없었거나 아니면 그냥 백화점 안에만 있었던 것 같은데 가물가물하다. 아무튼 그렇게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우연히 사진을 통해본 광교 갤러리아가 너무 예뻐서, 실물로 한번 보고 싶어서 이렇게 날을 잡고 방문하게 됐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가게는 그 갤러리아 백화점 안에 있는 나름 유명한 맛집이다. 나의 경우 이날 처음 방문해본 가게인데 이미 체인점도 많고 나름 유명한 곳이었나보다. 하긴 그러니까 여기 이렇게 입점해 있겠지?



가격이 싸다고 말할 순 없겠고 비싼 곳이니만큼 이렇게 별도 마스크를 보관할 수 있는 종이팩 같은 것을 테이블 위에 세팅해주셨다. 이런 것은 이 가게에서 처음 받아보는데 정말 좋은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마스크 어디 둘데가 없어서 이리저리 방황했었다. 기분 좋은 출발을 할 수 있었고 배가 고팠던 만큼 바로 메뉴판을 살펴봤다. 아 그리고 웨이팅의 경우 앞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번호를 남기면 알아서 연락을 주었다. 대기번호 앞에 세번째였나 그정도까지 알려주니 그때 딱 오면 되겠다. 위층 구경하다가 알림을 받고 아래로 내려와 입장했다. 잠시 가게 소개를 하자면, 정통 수제 돈까스 전문점 정돈은 최고 등급을 받은 국내산 암퇘지의 등심, 안심, 특수부위만을 사용하며 좋은 고기의 육질과 육즙을 위해 매일 직접 테스트를 거쳐 정돈만의 튀김 기법으로 맛있는 돈카츠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여기서 직접 만든 밑반찬과 소금은 육즙 가득한 돈카츠와 최상의 궁합으로 풍미를 극대화 시킨다고! 건강한 돼지고기는 미오글로빈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있어 조리시 열에 의해 메트미오글로빈으로 전환되면서 선홍빛을 띄게 된다. 이는 신선한 돼지고기에 나타는 좋은 현상이라고 하니 놀라지 말자.



여기 아마 임대료나 월세가 굉장히 비싸겠지? 그만큼 내부가 넓을 수 없었고 테이블 역시 그렇게 간격이 넓지 않았다. 좁은 정도는 아니었지만 편한 정도는 아니랄까. 딱 그 중간이었고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내가 이날 주문한 메뉴는 안심과 등심으로 각각 하나와 콜라 하나를 주문했다. 이렇게 주문하니 약 3만원 정도의 금액이 나왔다. 원래는 스페셜이라고 하여 등심 덩어리 중 소량만 나오는 부위로 미오글로빈이 많이 함유된 붉고 부드러운 부위와 등심의 고소한 부위가 적절히 섞여있는 메뉴로 주문하려고 했으나 품절되어 불가능하다고 하여 기본으로만 주문했다. 괜히 아쉬웠다. 처음 오는 곳에선 왠지 비싸고 시그니처 제품 같은 것을 먹어보고 싶단 말이지. 그래도 이것만으로도 괜찮았다. 이미 비쥬얼을 봐서 알겠지만 상당히 고급스러웠고 동네 김밥천국 같은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비쥬얼을 선사해주었다. 빨리 먹고 싶어졌다.



돈까스 꽃이 핀 기분이다. 겉에 튀김도 바삭하고 기름도 신선한지 푸른 황금빛을 띄고 있다. 그리고 육즙인지 기름인지 잘 모르겠으나 안이 촉촉하고 윤기가 돌았다. 물론 한입 베어물었을 때 그 촉촉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질긴 부분 하나 없이 모두 부드럽게 잘 넘어갔고 녹는다고 표현하면 과하지만 정말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살살 잘 씹혔다. 돼지고기도 정말 부드러울 수 있다. 요즘 가게들이 모두 실력이 좋아져서인지 그런 식감을 종종 느끼는데 소고기보다 솔직히 맛있을 때가 많다고 생각한다. 나만 그런 것 아니겠지? 대부분 소고기는 느끼해서 많이 못 먹어도 돼지고기는 많이 먹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나만 그런 것은 아니겠다. 메인 메뉴를 제외하고 밑반찬은 그렇게 다양하지 않았다. 근데 딱 정말 알차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나 장국에 이런 알맹이 재료들이 들어있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먹는 방법은 음식을 가져다 주시면서 설명해주시는데 크게 별것 없다. 기호에 맞게 소금을 찍어먹으면 되고 일반적으론 소스에 찍어먹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신다. 근데 개인적으로 고기와 제일 궁합이 잘 맞는 소스는 소금이라고 생각하는 1인이기 때문에 소금을 패스할 수 없었다. 처음엔 기본 흰 소금만 있는 줄 알았는데 좌측 위에 노란색 알갱이들이 있길래 뭔가하고 봤더니 레몬 소금 같은 것이라고 한다. 괜히 특별하게 모여져 있어 더 맛있을 것 같아 먹어봤는데 흰 소금을 많이 찍었을 때와 솔직히 큰 맛의 차이는 모르겠더라. 그래도 기본 소스보다는 확실히 더 감칠맛도 돌고 자극적이고 개인적으로 입맛에 맞았다. 대부분 소금과 같이 곁들여 드시는 것 같은데 이 입맛 역시 나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근데 사실 나만 그래도 상관없다. 오히려 더 좋지. 경쟁이 안 붙어서! 정말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신나게 먹기만 했던 것 같다.



내가 아까 말한 장국 비쥬얼이다. 저런 알맹이들 심지어 고기까지 실하게 들어있는 가게를 보신 적 있나? 난 여기가 처음이었는데.. 나름 이곳저곳 많이 다녔는데 이렇게 고기까지 가득 들어있는 곳은 여기 정돈이 처음이다. 물론 기본 내실이 별로면 이렇게 장국이 나와도 신경쓰지 않았을 테지만 기본 돈까스 메인 메뉴마저 훌륭한데 서브까지 이렇게 괜찮으니 더 좋게만 보였다. 너무 칭찬하나? 대기 시스템도 좋고 실내 환경도 쾌적하고 음식도 맛있으니 싫을 이유가 없다. 아 맞다. 근데 서버로 일하시는 분이 오신지 얼마 안되셨는지 자꾸 주문 실수를 하셨다. 그 부분이 절대 불편하거나 그렇진 않았다. 나도 실수가 많고 처음에 오면 얼마나 당황스럽겠나. 더군다나 주말에 사람들이 엄청 몰리는데.. 한번 멘붕이 오면 실수가 이어지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해했다. 그냥 이 가게에서 안 좋은 점 하나를 굳이 꼽으라면 그게 생각이 나서 적어본다. 아무튼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육즙 손실 하나없이 부드럽고 촉촉하게 먹을 수 있었다. 대화도 안하면서 배터지게 먹는 것에 집중한 시간이었다.



안심과 등심 부위 사진을 한번 같이 찍어봤다. 솔직히 이 두 종류의 차이는 잘 모른다. 그냥 안심이 등심보다 더 부드럽다는 정도? 나의 경우 식감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등심을 주로 먹는 편인데 안심이 가격이 더 비싸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더 부드러운 것을 선호하나보다. 아니면 여기 부위가 더 비싸다거나. 근데 이날은 등심보다 안심이 더 맛있더라. 여기 가게가 유독 그랬다. 안심 한번 먹으면 등심에 손이 잘 안 가더라. 물론 맛있게 먹긴 하는데 그정도의 차이가 있다. 중간중간 소스랑도 먹고 소금이랑도 먹고 나름 재미있게 잘 먹었다. 그리고 마무리 입가심으로 콜라 한잔 딱하니 세상을 다 가진 행복이었다. 간만에 배터지는 행복한 한끼를 즐겼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를 색다르게 맛있게 먹으니 더 신기한 것 같기도 하고. 다음에 여기 오면 또 여기 정돈을 들려야겠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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