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그러니 놓여있는 홍천 카페 아펠에서 즐기는 디저트 감성
원래 여행을 갈때 체크인 시간에 맞춰가는 편이었다. 아침 일찍 출발한 경우도 있었지만 차 시간을 고려하여 도착하고나니 대충 점심 시간이 조금 넘거나 딱 2~3시 정도가 되더라. 늦게 도착하는 경우는 4~5시가 되기도 했는데 웬만하면 그렇게 까지는 안하려고 했다. 근데 요즘은 이상하게 어차피 전날 잠도 제대로 못 자는거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했고 대게 도착하는 시간을 11시 혹은 12시로 끊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숙소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전에 하나라도 다른 뭔가를 하려고 하게 됐다. 이렇게 하니 뭔가 짧은 주말 1박 2일을 조금 더 알차게 보낼 수 있더라. 몸은 피곤한데 뭐 몇시간 더 잔다고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니까! 놀러가서는 또 어차피 신이 나고! 아무튼 그렇게 계획을 조금 변경한 후 이날은 1박 2일 홍천 여행을 떠났을 때 미리 찾아둔 카페에 들렸다. APFEL이라는 곳으로 나름 유명한 곳인가보다. 나도 검색을 통해 알았고 우연히 들리기엔 위치가 애매한 곳에 있어 무조건 찾아와야 하는 곳이다.
가게 바로 앞에 주차를 하면 되고 나름 넓게 공터가 있다. 그래도 주차 줄은 다 그어져 있다. 근데 내가 방문했을 때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는데 커피와 먹을 것들을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니 나올 때쯤에는 주차장이 꽉 차고 근처 길목까지 모든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그만큼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인기 있는 곳이다. 다들 어떻게 찾아온 것이지? 솔직히 여기 주변에 정말 진짜 아무것도 없다. 바로 앞에 뭔가가 공사 중이긴 했는데 같은 사장님인가 싶더라. 여기에 진짜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슬슬 발전해가는 느낌이랄까. 그런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보면 대단한 것 같다. 근데 그 유명도에 비해 특별한 무언가는 솔직히 느끼지 못했다. 인테리어가 예쁘긴 한데 엄청나게 화려한 것도 아니고 뭔가 굉장히 특별한 시그니처 메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는 길에 잠깐 들려서 쉬어가면 괜찮을 정도의 느낌인데 단순 그것 때문에 이렇게 사람이 많이 오려나? 하긴 머무르면서 기분 좋게만 쉬었다가도 좋은 것이니까. 그 부분은 충분히 만족도 높았다. 1층과 2층 두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뷰는 2층 창가 쪽이 제일 좋은 것 같다. 근데 야외에 강이 있다거나 그렇진 않다. 논밭이 전부다.
나의 경우 2층에 자리를 잡았다. 명당은 이미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계단 바로 앞에 앉을 수 있었다. 그래도 여기 자체도 나쁘지 않았다. 메뉴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고 진동벨이 울리면 내려가서 받아오면 된다. 테이블 간의 간격이 적당히 떨어져 있어 대화를 나누기에도 편하고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아 좋았다. 나처럼 오래 못 앉아 있는 사람도 충분히 1시간 정도는 여유롭게 즐기다 올 수 있달까. 지금 사진들을 보며 다시 이때를 떠올려봐도 괜찮은 기억 뿐이다. 디저트 감성 홍천 카페 아펠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하자면, 내가 한 5월인가 6월초에 방문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때는 이런 간판이 붙어있었다. '아펠 주말 브런치 서비스를 잠시 중단합니다. 6월 초 중순경 전 메뉴 리뉴얼과 함께 평일, 주말 브런치 및 저녁 와인바로 찾아뵙겠습니다.'라고 말이다. 지금이면 내가 이날 먹었던 메뉴들이 전부 바뀌었을라나? 아니면 내가 바뀌고 방문했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모든 메뉴는 신선한 제철 재료들로 리뉴얼된다고 하니 방문하면 괜찮겠다 싶다. 영업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 월요일 화요일은 휴무고 나머지는 정상 영업을 한다.
솔직히 인테리어 별것 없는데 그냥 접시나 기본 도구, 플레이팅까지 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잔잔히 들려오는 노래도 좋고 여행을 떠나와 내 기분이 좋은 것인지 정말 여기가 잘해둔 것인지 모르겠으나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깔끔하고 잔잔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음료의 경우 바닐라빈 라떼와 처음 보는 신기한 병 음료 하나를 골랐고 디저트 빵은 티라미수와 당근으로 골랐다. 티라미수는 요즘 빼먹으면 서운할 정도로 빠져있고 당근은 뭘 하나 더 먹어야할 것 같아 고르다가 정했다. 당일 만들어 이렇게 내놓으시는 것인진 모르겠으나 눅눅하거나 그런 부분은 없이 모두 시원하고 온도 좋고 촉촉하게 먹을 수 있었다. 근데 뭔가 전체적으로 인공 느낌보단 천연 그대로 부드럽고 자극성 없는 그런 순수한 맛이 느껴졌다. 그래서 아이들도 오면 정말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어떻게 제조되는지는 모르겠으나 먹는 입장에서의 느낌은 그랬다.
처음엔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이 오는지 모르겠다고 해놓고 칭찬 일색이다. 역시 이렇게 사진을 돌려보면서 글을 적거나 당시 느꼈던 감정을 다시 떠올려봐야 정말 어땠는지 기억이 난다. 나만 이런가? 여기서 너무 좋았던 시간을 보낸 것이 맞나보다. 뭐 남들처럼 3시간 4시간 다른 작업들을 해가며 오래 앉아있는 편은 아니지만 30분도 가만히 앉아있는 것을 힘들어하는 편인데 여기선 1시간 넘게 보냈으니 오랜 시간 잘 머무르다 왔다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이렇게 공간이 넓기 때문에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놔도 춥다고 느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고 적당히 시원하게 쉬다 올 수 있었다. 가만히 앉아서 주변을 구경하는데 저 높은 천장은 어떻게 청소하고 관리하는 것인지 궁금하더라. 직접 올라갈 수 있어 보이진 않던데.. 아무튼 이런 저런 잡다한 생각을 하면서 먹을 것도 먹고 마실 것도 마셔가며 적당히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먹거리가 주제이니만큼 먹을 것을 더 추가하여 설명해보고자 한다. 저 빨간 음료의 경우 솔직히 흰 얼음과 함께 컵에 담겨진 모습을 보면 정말 시원하고 맛있어 보인다. 그리고 벌컥 벌컥 마시면 갈증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근데 비쥬얼이 전부가 아니다. 당도가 거의 없는 느낌이랄까. 건강한 맛 그 자체다. 그렇기 때문에 벌컥 벌컥 들이키면 갈증이 해소가 되긴 할 것 같은데 맛있다고는 말할 수 없겠더라. 근데 이런 건강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나름 인기는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주문한 바닐라빈 라떼의 경우 조금 더 달달한 느낌을 원했는데 그정돈 아니었다. 그래도 아메리카노를 못 마시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씁쓸함과 단맛이다. 나의 경우 평소 카페모카를 즐기는 편이기 때문에 커피를 마실 줄 안다고 할 순 없겠지만 이 바닐라빈 라떼가 커피와 카페모카 단맛의 경계선에 있는 딱 그정도였다. 맛 설명이 애매한가. 아무튼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살짝 쓴 맛에 더 치우쳐 있기 때문에 실망할 수 있겠다. 근데 나처럼 카페 다니면서 모카 계열 마시는 사람 찾기가 더 힘들더라. 대부분 아아 마시지!
이렇게 인기가 있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운영되는 가게 정도가 되면 그만큼 품질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말이겠다. 맛이 없거나 뭔가 이상하면 사람들이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말을 왜하냐면 지극히 당연한 말이긴 한데 가끔은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기도 하니까. 하고 싶은 말은 디저트 계열 믿고 먹어도 될 것 같다는 말이다. 내가 먹은 두가지 종류 모두 본연의 맛을 잘 살려내었고 기본에 충실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달까. 단점을 굳이 꼽으라면 양이 적은 것을 말할 수 있겠으나 디저트를 배 채우려 먹으려는 사람은 많이 없을테고 음료와 함께 곁들일 정도라면 나쁘지 않았다. 괜찮았다. 개인적인 취향을 꼽으라면 역시 당근보다는 티라미수다. 다른 곳들은 컵 같은 곳에 담겨나와 처음부터 끝까지 포크를 넣어서 한번에 떠먹으면 됐는데 여긴 이렇게 위 아래가 구분되어 있다. 그래서 나눠서 잘 먹어야 하는데 따로따로 먹으면 확실히 그 맛이 살지 않았다. 그래서 나름 잘 분배해서 먹으려고 노력했다.
디저트 감성 홍천 카페 아펠 조금 지저분하긴 하지만 근접샷들을 찍어봤다. 사실 오늘 블로그를 오랜만에 하는데 글을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겠고 다시 읽어볼 기운도 없다. 이 포스팅을 마치고 바로 누워 잠이 들 생각이다. 오늘 쉬려고 했는데 시작하는 월요일에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보내면 템포를 다시 맞추기 힘들 것 같아 억지로 쓰고 있는 상황이다. 피곤하다. 그래도 잠시 여행 다녀왔던 사진을 업로드 하니 추억에 잠기고 생각도 정리되고 좋다. 역시 블로그는 순기능이 많다. 피곤하기도 하지만 좋은 것들만 있는 것은 없으니까! 즐겁게 잘 다녀온 카페고 개인적으로 홍천에 갈만한 곳이 많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근처 드라이브갈때 주기적으로 여길 들려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 바라는 점은 산책로가 조금 있었으면 좋겠다는거? 커피 한잔하면서 푸르른 숲속을 조금 걷고 싶다. 자연의 소리도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