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 좋은 카페 델문도에서 한라봉 에이드, 논알콜 칵테일 한잔했어요!
점심 식사를 마치고 바로 앞 뷰가 좋은 한 카페에서 티타임을 즐기기로 했다. 원래라면 커피를 마셨을텐데 이때는 이상하게 커피 말고 다른 시원한 것들이 땡겼다. 마신 것들은 이따 소개하기로 하고 바로 매장 안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주변을 좀 즐겼다. 소화를 시킬겸 산책을 하기도 해야했고 뭔가 바로 그냥 들어갈 수 있는 그런 뷰가 아니더라. 특별하게 예쁜 것들은 없었지만 그냥 양 옆 바위 사이에 큰 길처럼 통로 같은 것이 있고 그 안에서 계속 하얀 파도가 밀려오니 뭔가 굉장히 이색적이었다. 나 말고 다른 존재가 이동하는 길 같은 느낌이랄까. 파도 깨지는 소리도 좋고 사람들도 적당히 있어서 소음 역시 적당해 괜찮았다. 바람도 선선하니 좋았고. 이때가 한 여름이 아닌 2월이라 더 괜찮았던 것 같다. 여름엔 분위기가 아니라 더위를 피하느라 고생하겠지. 이런저런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나는 이날 추리닝을 입었기도 했고 도저히 다른 사람 안 나오게 사진을 찍는 구도가 안 나와 그냥 포기하고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카페 델문도 전체의 모습이다. 야외 테이블은 아직 오픈해두지 않았다. 이쪽 말고 바다 쪽은 열어두셨는데 안쪽은 모래사장이랑 바람 등이 있어 오픈 시기를 조절하시는 것인지 이렇게 막아두셨더라. 여기까지 열려있으면 매장 안 복잡도가 조금 줄어들었을텐데 막아둬서 그런지 내부가 굉장히 복잡했다. 사람도 많고 장소는 그렇게 넓지 않고! 지금은 6월이니 아마 열어두셨겠구나. 요즘 역시 사람도 많고 매우 바쁘겠다 싶다. 많은 사람들이 외국엔 못 나가고 제주도를 많이 찾고 있다고 하니까. 휴 근데 여기 뷰가 좋다는 것은 알겠고 주변 환경이 괜찮다는 것은 알겠는데 솔직히 맛은 모르겠던데.. 가격이야 뭐 관광지니까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나름 시그니처 이름을 달고 나온 논알콜 칵테일과 제주도 특산 느낌이 나는 한라봉 에이드를 마셔봤는데 막 맛있다거나 이거 먹으러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근데 뭐 내가 이렇게 생각해서 뭐하겠나. 나처럼 이렇게 찾아오듯이 이미 여긴 인기가 너무 많은 곳이다. 솔직히 사진이 예쁘게 나오기도 하고!
내가 주문한 음료는 각각 7천원, 7천 5백원이라 총 1만 4천 5백원 정도가 나왔다. 알콜이 들어간 것은 어떤 맛일까 궁금하긴 했는데 애초에 뭔가 그 술 특유의 씁쓸한 맛이라고 해야하나. 알코올 맛 같은 그런 것들을 느끼고 싶은 상태가 아니었고 운전을 해야했고 대낮이었고 해서 무알콜로 선택했다. 진짜 근데 사진에선 안 보이겠지만 내부가 엄청 복잡했다. 주문을 위해 줄을 기다렸는데 그 줄은 끊임없이 생성되었다. 주문 받는 공간이 또 한 곳뿐이어서 계속 중앙에 사람들이 몰렸다. 대기줄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어서 계속 복잡하고 바로 옆엔 빵들이 진열되어있고 솔직히 너무 정신 없었다. 그래서 우선 여기에 도착하면 자리를 잡아둔 뒤에 짐 같은 것을 두고 혼자 메뉴를 주문하러 오는 것이 편하겠다. 일렬로 쭉 서서 주문하기엔 서로 피곤할 것이다. 그래도 주문과 음료 나오는 것엔 문제가 없었다. 어차피 진동벨로 울리기 때문에!
여름철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한라봉 에이드와 논알콜 칵테일이 나왔다. 그리고 여기 사진을 찍은 장소가 여기 포토 스팟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테이블 색깔도 적절하고 바로 바다도 보이고. 나야 음료 사진만 찍긴 했는데 인생샷을 건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근데 2월엔 여기 앉아서 먹기엔 살짝 춥더라. 따뜻한 아아 같은 것을 마시면 몰라도 위에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얼음 가득한 시원한 음료였기 때문에! 그래서 나의 경우 주변을 좀 구경한 뒤에 다시 음료를 안으로 가지고 들어와 테이블에서 먹었다. 근데 내부 역시 괜찮은 자리들은 꽉 차 있었고 입구 옆 쪽에 자리를 잡게 됐다. 계속 여기 들어와서 느끼는 것은 '정말 여기 장사 잘 되는구나'였다. 주문이 정말 쉴새없이 들어와서 일하시는 분들도 힘드실 것 같고. 확실히 분위기가 좋은 것은 맞다.
바다 색깔 예쁘지 않나? 근데 예전 포스팅에서도 적은 것 같은데 혼자 제주도 여행을 왔을 때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었다. 거기엔 뭐 학생들이 놀러왔다가 너무 마음에 들어 게하 스태프하면서 머무르는 친구들도 있었고 그냥 기약없이 여행을 왔는데 마음에 들어서 언제 돌아갈지 모르는 상태에서 돌아다닌다는 친구도 있었다. 그래서 그 친구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바다 이야기가 나왔는데 솔직히 협재, 애월 등등 막 다 바다가 어디가 제일 예쁘다고 하는데 제주도는 그냥 바다가 다 비슷하다고. 위 사진처럼 이런 약간 에메랄드빛 푸른 느낌을 준다고 말이다. 처음엔 몰랐는데 내가 돌고 돌아보니 맞는 말이었다. 전체가 비슷한 느낌이었다.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은 바다가 다르다는 것은 아니고 풍경이 달라서 그가 주는 매력이 다르겠다는 의미라 생각한다. 뭐 스노쿨링을 한다던가 보트타고 나가서 레저를 즐기고 동굴 체험을 한다든가 그러면 말이 달라겠지만 적어도 멀리서 바라보는 기준에선 그랬다.
카페 델문도에선 이렇게 빵도 진열되어 있었고 별도 커피 원두를 구매할수도 있었다. 내가 커피를 마셔본 뒤에 너무 맛있었으면 원두를 구매해볼까 고민할수도 있었겠지만 커피를 마셔보지 않아 맛을 몰라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그리고 빵 역시 이것저것 먹어보고 싶은 것들이 있었다. 특히 앙버터 빵. 근데 밥을 먹은지 30분도 되지 않아 생각나지 않았다. 다른 마카롱 같은 디저트면 몰라도 빵은 다 크기도 크고 좀 헤비해보이더라. 그래서 음료를 마시는 것에 만족했다. 맛을 조금 평가하자면 에이드의 경우 한라봉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굉장히 진한 농도의 맛을 기대했는데 탄산이 많이 들어간 것 같고 인위적인 단맛 느낌이 났다. 뭔가 특별함보단 그냥 일반적인, 가게에서 찍어내는 맛이랄까. 좀 실망스러웠고 논알콜 칵테일 역시 논알콜이라 그런가 전혀 깊은 맛이 나지 않았다. 술을 잘 못하기 때문에 무알콜을 나름 자주 마셔본 편인데 다른 곳들에 비해 특별하지 않았다. 오히려 맛이 약하다면 약했다. 그냥 음료수 마시는 느낌이랄까. 음료수라고 하기에도 밍밍하달까. 두개를 비교하자면 에이드가 훨씬 괜찮았고 칵테일은 완전 판단 미스였다. 솔직히 다 못 마시고 나왔다. 여름철이 아닌 2월 겨울이라 하더라도 낮에 덥기도 하고 갈증이 났었는데 그정도였다. 유명도에 비해 이 두 메뉴는 좀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다른 뭔가 맛있는 것들이 있으니 여기가 이렇게 핫해진 것이겠지? 순전히 뷰 때문에 이렇게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여기가 막 제주도에서 핫한 관광지도 아니고. 관광지는 맞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이 찾아올 정도는 아니고 다른 예쁜 곳들도 많다. 사실 정확한 후기를 남기고자 하면 한번 더 방문하여 여기를 이렇게 만들어준 메뉴를 먹어봐야할텐데 나에게 그런 열정이 남아있는지는 모르겠다. 다음에 가게 되면 그냥 다른 가게들을 가고 싶지 또 방문하고 싶진 않다. 우선 복잡하기도 하고 주차도 힘들고 매장 내부도 정신없고. 근데 한여름 외부 공간을 모두 오픈해두면 분위기가 조금 달라질 것 같긴 하다. 그래도 확실히 요즘 감성에 맞게 사진 찍기엔 정말 뷰도 그렇고 공간들이 예쁘더라. 앉아서 머무르는 시간들은 좋게 잘 보내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