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해물파전 노릇노릇하게 보말칼국수랑 같이 먹어볼까요?

디프_ 2020. 6. 9. 19:00

바다 앞에서 즐기는 해물파전 그리고 보말칼국수


제주도의 장점 중 하나는 어디서든 바다뷰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나름 유명하다는 숙소, 맛집을 방문하면 꼭 뷰가 좋더라. 뭐 아닌 곳도 있긴 한데 그만큼 바다가 둘러쌓인 섬이기 때문에 자연 경관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 역시 그랬다. 다만 숙소 창가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뷰는 한계가 있었고 다 먹고 난 뒤 한 2분 정도 앞으로 걸어야했다. 근데 그정도도 충분하다. 먹는 동안에는 먹는 것에만 집중하고 다 먹고 난 뒤에 소화시킬겸 산책하면 되니까! 내가 이날 점심을 먹기 위해 방문한 제주 또바기의 경우 구글 리뷰 227개의 평점 4.1점으로 그렇게 나쁘지 않은 식당이다. 평소 관광객이 많은지는 잘 모르겠으나 내가 방문했을 때는 별로 없었다. 그래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들어오더라. 주차는 은근 불편하다. 별도 주차장은 없는 것 같고 가게 뒷편에 공터가 있는데 거기에 주차하면 된다. 근데 고정 주차하는 차량들이 있어서 괜찮은 자리는 찾기가 힘들다. 다행히 한자리 빈 곳이 있어 주차를 여차저차하긴 했는데 처음에 길 찾느라 헤맸다.



그렇게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한 상가 안에 여러 가게가 있다 보니 외관이 좀 복잡하다. 그래도 여기가 뭘 파는 가게인지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오늘 내가 먹을 보말칼국수와 보말죽을 팔고 있었고 사실 오기 전까지 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메뉴판을 보고 하나 곁들임 용도로 먹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해물파전 하나를 추가 주문했다. 근데 이 조합 정말 괜찮은 것 같다. 같은 메뉴 두개 주문했으면 후회했을 정도랄까. 그리고 먹다 보니 곁들임과 메인이 바뀌더라. 역시 맛있는 곳으로 젓가락이 계속 향한다. 오픈은 오전 10시고 라스트 오더는 오후 8시 20분이다. 구글 검색상에는 영업 종료 시간이 오후 9시라고 하던데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중간 브레이크타임이 있는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니 방문시 참고하도록 하자. 막 찾아서 갔는데 쉬는 타임이면 괜히 허탈하다. 놓치고 온 것들도 많은 것 같고! 이날은 모르고 방문했는데 다행히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여행지에선 개인적으로 끼니 시간을 잘 못 맞추는 편인데 이날은 마지막날이라고 부지런을 떨어서 괜찮았다.



내부는 적당히 넓고 적당히 쾌적했다. 그리고 야외 테이블도 있었는데 이때는 2월이라 가게 측에서나 손님들이나 외부를 이용하지 않고 있었다. 살짝 추운 정도여서 나 역시 야외는 생각나지도 않았다. 바다 바로 앞이라 바람도 불고! 근데 날 좋은 날에는 야외에서 식사를 즐기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바로 앞이 차도라 조금 그렇긴 한데 뭐 차가 그렇게 많이 다니려나? 제주 또바기 가게에 대해 소개를 조금 더 하자면, 2015년 말 오픈하여 해당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향토요리에 관심을 쏟으시고 연구하시는 선생님께 비법을 전수받아 또바기만의 메뉴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자연 본연의 재료로 진하고 깊은 맛의 육수를 뽑아내고 있어 매일 매시간 변하는 육수의 맛을 체크하며 일정한 맛을 내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자연 본연의 재료 맛을 살린다는게 쉽지 않아 가게 문을 닫는 일이 허다하고 버려진 육수의 양도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방식과 맛을 고집하는 이유는 정직하고 건강한 맛의 '진짜 제주보말칼국수'를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 호불호 또한 잇지만 맛을 최대로 내고 있어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항상 생각하고 연구하고 있다고 자신의 가게를 소개했다. 진위여부는 알 수 없으나 오랜만에 접하는 진실된 소개글이다.



그렇게 설명을 다 보고 있을 때쯤 주문한 메뉴들이 나왔다. 나오는 시간은 딱 적당했다. 짧지도 오래 걸리지도 않게! 제일 먼저 메인인 보말칼국수를 먹어봤다. 이 메뉴의 경우 예전에 제주도에 혼자 놀러왔을때 먹어본 기억이 있다. 거기도 나름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워낙 배불렀던터라 끝까지 다 먹진 못했는데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나름 특이한 매력이 있더라. 이 재료 역시 그날 처음 먹어봤고 이번이 두번째다. 맛은 전혀 다르지만 매생이랑 비슷한 느낌이랄까. 열을 오래 간직한다. 해당 재료에 대해 설명을 추가하자면, 제주바다의 고둥이며 고소하고 쫄깃한 맛의 보말은 담백질 함량이 높아 성장과 체력회복을 도와주고 아르기닌 성분이 풍부해 원기회복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또한 안에 들어있는 미네랄 성분은 간질환 치료 및 개선에 도움을 주며 숙취해소, 자양강장에 좋다고 한다. 숙취해소가 제일 눈에 들어온다. 여행을 오면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저녁에 술을 빼먹을 수 없는데 다음날 아침 해장으로 딱 괜찮겠다 싶다. 우선 뜨거운 국물이 안으로 쑤욱 들어가니 시원한 느낌도 들 것 같고! 아 근데 여기서 나름 팁을 말씀 드리자면, 이 메뉴 절대 그릇에 덜어먹지 말자. 처음 나온 그릇 안에서 그대로 바로 입으로 직행해야 한다. 덜어먹는 순간 면과 국물이 금방 식었다. 근데 식은 상태로 먹으니까 뜨거울때 먹는 그 맛이 나지 않았다. 처음엔 맛이 별로인가 싶었는데 덜어먹어서 그런 것이었다. 최대한 뜨겁게 먹어야 그 맛이 산다.



그 다음 내가 공략할 메뉴는 노릇노릇하게 잘 튀겨져 나온 해물파전! 솔직히 보자마자 너무 먹고 싶더라. 김치부침개는 평소에도 집에서 자주 해먹는데 이상하게 이 메뉴는 집에서 만들어 먹기가 힘들다. 이것저것 재료가 많이 필요해서 그런가? 그래서 이런 곳에 나와 오랜만에 먹으면 개인적으로 더 맛있어 하는 편이다. 위에 올려진 간장을 덜어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에 한입 크게 가져갔다. 역시나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맛! 사진으로 보기엔 내용물이 잘 안 보일 수 있으나 오징어, 굴 등 각종 해산물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다만 가성비가 있었다고는 말 못하겠다. 칼국수는 만원이고 이 해물파전은 1만 3천원으로 더 비쌌다. 그렇다고 막 크기가 다른 곳에 비해 더 크다거나 두껍게 나오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크기와 두께다. 재료값 때문에 더 비싸게 받으시는 것인가? 아니면 미끼 상품 용도로 이렇게 나오는 건가.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닌데 충분히 맛있는데 가성비는 모르겠다는 말이다. 한 8천원 정도에서 만원 정도면 괜찮을 것 같은데 내 욕심이려나?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바다왜 모래사장을 즐겼다. 여기 바다는 이쪽보다 카페 델문도가 있는 그 쪽이 더 예쁘다. 솔직히 다 똑같은데 그쪽이 더 관리가 잘 되어있다. 여기는 무슨 그물 같은 것도 있고 아직 공사 중인 부분도 있어서 개인적인 낭만을 즐기기엔 괜찮으나 인증샷을 찍기엔 부족했다. 나야 그냥 이렇게 체험을 공유하고자 블로그에 업로드하고 있긴 하지만! 아 그리고 먹거리 이야기를 마저 하자면, 밑반찬으로 양파 절임과 샐러드, 썰려진 청양고추가 나왔다. 매콤하게 즐기는 손님들을 위해 같이 나온 청양고추 같은데 개인적으로 넣어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넣는 양을 봐가며 맵기를 체크해야겠다. 또 너무 매워서 못 먹으면 안되니까! 개인적으로 뜨거운 것에 매운맛이 들어가면 더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깊은 맛이 난다고 해야하나. 뭐라고 말 표현은 못하겠는데 뭔가 국물이 조금 더 진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과학적인 원리라든가 진실 여부는 모르겠다. 그냥 내 느낌이다. 여기 역시 그랬다. 순대국이나 설렁탕 같은 메뉴를 먹을 때도 그랬고! 마지막으로 한줄 정리를 하자면 '와 정말 맛집에서 잘 먹었다!' 이런 느낌은 없었지만 점심 한끼로 괜찮게 먹었다는 생각이 든 식사였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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