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더운데 맛있는 음식 우렁이 무침 보쌈으로 기력회복 가즈아!
여기서 태어나고 자란 것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한 동네에 살았다. 유치원때부터이니 대략 6~7살 정도? 중간 중간 이사를 다니긴 했지만 같은 동네에서 아파트만 움직이는 그런 정도였다. 물론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기도 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많은 경험을 하긴 했는데 나에겐 너무나 익숙한 동네이다보니 그냥 또 우물안 개구리처럼 이게 전부인줄 알았다. 이말이 뭐냐면 우리 동네에 처음 오는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표현이 '조용한 동네다'라는 것이었다. 그 부분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여기가 조용한가? 물론 번화가에 비교하면 심심하긴 한데 나름 활발히 사람들도 움직이고 건물도 새로 들어오고 그러는 곳인데 조용하다라고는 정말 생각 못했다. 근데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 친구들은 강남에서 일하거나 강남 근처에 살거나 그랬던 친구들이라.
앞에 이 말을 하는 이유가 뭐냐면 이런 동네이다보니 맛집이 그렇게 없는 편이다. 뭐 방송에도 나오고 그런 유명한 곳 몇군데가 있긴 하다. 멀리서 찾아오는 그런 곳! 근데 많이 없다. 그리고 알려진 곳말고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오는 가게들처럼 나만 알고 싶은 맛집들이 가끔 있는데 오늘 소개할 곳이 그런 곳이다. 여기 평일 저녁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긴 하는데 막 대기가 있고 그런 곳은 아닌데 메뉴가 나름 잘 나오고 맛도 괜찮다.
일요일에는 장사를 하지 않는 곳이고 동네에 위치한 가게이다보니 나 역시 평일에 퇴근하고 집 가기 전에 들리거나 그러는 식으로 간다. 막 약속을 잡고 여기서 식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기엔 시간이 아깝달까. 여유가 많으면 멀리 나가야지! 아무튼 그렇다보니 어머니와 더 자주 오게 되는 곳인데 오면 시키는 고정 메뉴가 있다. 바지락 칼국수 하나와 우렁이 무침 보쌈 하나를 주문한다. 이러면 솔직히 3인분 수준이니 2인분은 아니다. 그렇다보니 항상 조금 남기게 되는데 어쩔수없다. 이렇게 먹는 것이 궁합 딱이다. 이렇게 주문하면 가격이 대략 4만원 정도가 나오는데 동네 가게치고는 솔직히 싼 편은 아니다. 근데 맛이랑 양이 실해서 3인이 오면 딱 좋다. 한명이 늘어나는 순간 양도 딱 맞고 가격 부담도 줄어든다. 밑반찬은 큰 것 없다. 김치가 전부고 다른 새우젓이라든가 쌈장은 내가 메뉴를 주문해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 바지락 국물 역시 내가 메인 메뉴를 시켰기 때문에 서브 국물 개념으로 나온 것이다. 심심하게 하나씩 까먹는 재미가 있다.
부부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곳인데 주문이 들어가면 그때부터 조리가 시작되시는 것 같았다. 이제는 막 배민 서비스도 운영하시던데 더 바빠지시면 어떡하지. 여긴 그냥 내가 심심하고 가고 싶을 때마다 방문하고 싶은 곳인데.. 아직 막 주문이 밀린 것 같진 않은데 식사 도중에 자꾸 배민 주문이 들어오긴 했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그런 시스템 때문에 주문과 동시에 메뉴가 빨리 나오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늦게 나오는 수준은 아니고 한 10~20분 정도 기다리면 된다. 오히려 칼국수가 조금 더 느리게 나오는 편이다. 면도 수제인지는 모르겠는데 직접 뽑아내시긴 하던데. 아무튼 여기 친구들이랑 와서 맛 없다고 한 친구들 못 봤다. 좀 비싸도 맛있는 곳이다. 깔끔하기도 하고 테이블도 이제 좌식에서 의자로 다 바꾸셨더라. 점점 많은 가게들이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곳을 없애는 추세다. 확실히 이게 편하다. 앉으면 무릎도 아프고 불편하고 그러니까!
보쌈 비쥬얼 너무 좋지 않나? 나오자마자 폭식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고기 빛깔을 보면 확실히 신선한게 느껴진다. 솔직히 잘 볼준 모르지만 그냥 그렇게 느껴진다. 그리고 고기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밑반찬이라고 해야하나 서브들이 많기 때문에 다 먹을 때까지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다. 상추쌈에도 먹고 무쌈에도 먹고 마늘을 곁들이기도 하고 고추를 올리기도 하고 저거 뭐라고 해야하지. 가운데 있는 말랑말랑한 무를 올리기도 하고! 근데 그중에서도 다른 것들은 다 번갈아 먹어도 꼭 들어가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하고 있는, 칼슘과 철분이 풍부한 우렁이 무침! 솔직히 얘가 기력회복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모른다. 근데 그냥 먹고 나면 든든하게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하루종일 배가 꽉 차 있다. 좋은건가..? 아무튼 먹는 것이 남는 것이라고 그냥 기분 좋은 배부름을 가져다준다. 근데 너무 배부르게 먹을 경우 소화가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조심하긴 해야겠다. 그렇게 먹다가 가끔씩 이렇게 국물을 마셔주면서 입가심을 하면 좋다. 그냥 맹물이 아니라 조개로 인하여 간이 된 육수 같은 것이기 때문에 짭쪼름하면서 식감을 돋궈준다.
바지락 칼국수 위에 놓여진 것들을 걷어내면 이렇게 안에 면발들이 가득함을 볼 수 있다. 면발이 찰져서 그런지 어느정도 시간을 둬도 국물을 빠르게 흡수하는 것 같진 않다. 그래서 조금 여유있게 먹을 수 있다. 같은 메뉴가 아니긴 한데 어느 곳은 짬뽕 먹을라하면 퉁퉁 불더라. 주문해서 먹어서 그런가? 아 그리고 앞을 보면 메인 메뉴들이 나오기 전에 서비스로 국물이 나온 것을 알 수 있다. 근데 개인적으로 이 같은 국물 베이스일텐데 이 면발이 들어간 국물이 훨씬 맛있더라. 아마도 밀가루인 면발 때문에 탁함이 강해져서 그런 것 같은데 그게 개인적으로 더 깊은 맛을 나타내는 것 같고 시원하고 그렇더라. 그냥 기본은 조금 심심한데 이게 딱 맞달까? 그래서 이 칼국수가 나오는 순간 서비스는 관심에서 완전 사라지게 된다. 양이 실하게 나오기 때문에 얘만 먹어도 충분하다. 그렇게 맛있게 한입씩 번갈아 즐기면 된다.
우렁이 무침 보쌈 마지막 한입. 뭔가 삼합 느낌처럼 마지막을 즐겨봤다. 근데 남김없이 다 먹은 것은 아니고 마지막에 한 0.5인분 정도가 남았다. 예전보다 더 못 먹는 느낌이다. 그럼 살도 안 쪄야하는데 왜 몸무게는 더 늘고 먹는 양은 줄어들었지? 간식을 많이 먹나 아니면 뭔가를 자주 먹나. 먹는 양에 비해 늘거나 줄어드는 것은 명확한 진리이기 때문에 체중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아니면 탄산을 자주 먹나. 휴 원래 이번주부터 헬스나 하려고 했는데 또 이렇게 사건이 터져서 잠정 휴무인데 언제 제대로 시작할지 모르겠다. 그전에 한강이라도 뛰어야 하는데 의지 부족인 것 같기도 하고! 아 그리고 이번에 오랜만에 다시 방문했는데 이전보다 가격이 올랐는지 내렸는지는 모르겠으나 무침 양이 확실히 늘었다. 전과 비교하면 1.5배 정도? 그렇다보니 오히려 조금 남더라. 고기는 남아도 무침이 남진 않았었는데! 아무튼 여전히 맛은 유지하고 있었고 올해에도 여러번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맛있고 깔끔하고 괜찮은 가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