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튀김 무한리필 가능한 미국 정통 스타일 삐삣 수제버거
PIPIT라고 적혀있는 이 가게, 나름 추억이 있는 곳이다. 내 포스팅을 여태까지 봐오신 분들은 아실테지만 패스트푸드를 상당히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밖에서 먹을 때는! 왜냐하면 집에선 한식만 거의 먹기 때문에 밖에서 돈을 지불하고서까지 한식을 먹는 경우는 상당히 적다. 진짜 특이하거나 어떤 다른 이유가 있지 않는 이상에야 거의 안 그런다. 아무튼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밖에서 뭔가를 먹곤 하는데 이날은 이태원에서 빠르게 저녁을 해결해야했다. 아마 공연을 보러 블루스퀘어에 왔었나 그랬을 것이다. 공연 시간 전에 끼니를 대충 해결해야했고 우선 식당이 있을 것 같은 거리로 들어섰다. 근데 딱 골목길을 틀자마자 이 가게가 눈에 들어왔고 맛이나 기타 정보를 전혀 몰랐지만 패스트푸드를 판다는 이유 하나로 들어가게 됐다. 근데 솔직히 외관은 뭔가 이태원에 맞게 맛집스러웠다.
그렇게 처음 먹었는데 솔직히 배가 고팠던 탓도 있었겠지만 너무 맛있었다. 정신없이 먹은 것이 아쉬울 정도랄까. 그래서 여긴 다음에 무조건 또 와야겠다 생각했고 이번에 이렇게 재방문하게 됐다. 솔직히 텀은 매우 길었다. 거의 1년? 지나다닌 적은 몇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다른 곳을 갈 계획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여길 방문할 수 없었다. 근데 이번엔 무조건 여길 다시 오자는 목적하에 이 가게를 방문했다. 이번에도 역시 맛있게 먹었고 저번과 사소하게 이것저것 바뀐 것 같은데 너무 오랜만에 와서 뭐가 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맛은 동일했다. 맛있었다. 메뉴 자체가 심플하기 때문에 선택에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앞단에 적은 것처럼 감자튀김이 무한리필이기 때문에 나처럼 감자튀김에 환장하는 사람은 배고프지 않게 가게 문을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여기를 소개하자면 푸드트럭에서 처음 시작이 이루어졌나보다. 가게 상호명인 삐삣 역시 푸드트럭의 경적소리를 따왔다고 한다. 소개글을 보자면, '저렴해서 쉽게 먹지만 몸에 나쁜 햄버거가 있습니다. 값이 나가지만 쉽게 먹기 힘든 햄버거가 있습니다. 그렇게만 즐기기에 햄버거는 너무나도 훌륭한 음식입니다. 2014년 그렇게 푸드트럭 삐삣버거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주 쉽게 최고의 햄버거를 먹어야 한다는 슬로건으로 2016년 밤도깨비 야시장 최고의 푸드트럭을 거쳐 국내 최고의 백화점에서 사랑 받아온 삐삣이 여기서 새롭게 시작한다고 한다.
인테리어는 심플 깔끔하다. 처음 여기 왔을 때는 빈자리가 거의 없었는데 오늘은 조금 널널했다. 시간이 이르기도 하고 상황이 상황인지라 인파가 많이 없었다. 그래도 사진 찍을 때말고 식사를 시작하니 한두 테이블씩 자리가 차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주문할 수 있었고 메뉴가 나오기 전에 셀프코너에서 각종 소스를 담아왔다. 케찹, 마요네즈, 소금이 있었다. 처음에 저 햄버거 모형 그냥 인테리어 소품인줄 알았는데 소금통이었다. 흔드니 소금이 나왔고 원래라면 핫소스도 같이 뿌려먹을만한데 그냥 손도 번거로워질 것 같아 이번엔 참았다. 근데 수제버거 집에서 저렇게 핫소스통 구비된 곳은 찾기 힘든데. 내 기준 여긴 진짜다. 아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여기 시그니처인 삐삣 2개와 프렌치 프라이 하나와 미닛메이드 오렌지 주스, 바니랄 쉐이크 하나를 주문했다. 뭔가 이날따라 쉐이크에 감자튀김 찍어먹고 싶었는데 다행히 쉐이크 팔더라. 근데 솔직히 다 먹어본 결과를 말하자면 콜라가 최고다. 오렌지 주스의 경우 기성품을 판매하는 것이었고 바닐라 쉐이크 역시 쉑쉑처럼 감자튀김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인공의 맛이 강하더라. 메인 메뉴 제외 기타 제품들은 다 기성품을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긴 정말 메인만 즐기러 와야한다.
주문과 동시에 조리가 들어가는 것인지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도 막 20분 정도 걸린 것은 아니고 대충 15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세트 메뉴는 없고 하나에 8500원하는 이 녀석. 비쥬얼은 솔직히 베이컨하며 패티에 녹은 치즈까지 아쉬울 것 하나 없이 완벽했다. 적당히 푸릇푸릇한 야채가 있어서 괜히 건강해 보이기까지 한다. 속임수다. 메뉴판에 적혀있는 소개를 보태자면, 미국 정통 스타일의 햄버거라고 한다. 너무 기름지지 않으며 촉촉하고 부스러지지 않고 진하며 겉은 바삭한 패티에 아메리칸 슬라이스칮, 아삭하되 많이 아리지 않은 양파, 너무 굵지 않은 토마토, 바삭하게 구워낸 크리스피한 베이컨 그리고 한층 좋은 목넘김을 만들어주는 삐삣소스까지 군더더기 없이 오리지널 버거 형태에 온전히 집중했다고 한다. 신선한 야채들이 아삭하되 최상의 퀄리티에 집중한 패티의 맛을 넘어서지 않는 훌륭한 밸런스의 소유자라고. 취향에 따라 패티, 베이컨, 치즈 등을 추가해 즐기시는 것도 추천한다고 한다. 간만에 설명글에 감탄 받아본다. 뭔가 진심이 느껴지고 정말 맛있을 것 같은 설명글이다. 비주얼에 속지 않아도 이 설명글에 속아 주문할 정도다.
비주얼은 나름 귀엽고 괜찮았지만 맛은 정말 별로였던 밀크 쉐이크. 아 갑자기 생각 안나네 뽕따였나. 아무튼 그 아이스크림과 똑같은 맛이다. 정말 그걸 적당히 녹여서 넣어주신 것 같은데 수제버거 그리고 감자튀김과 조합이 맞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쉑쉑의 밀크 쉐이크는 가끔 콜라를 잊게 하는데 여긴 콜라를 생각나게 해줬다. 생각해보니 장단점이 확실한 가게였다. 한국에도 많은 미국 브랜드가 들어와 이것저것 먹어보긴 했지만 아직 미국에 가서 직접 패스트푸드를 먹어본 경험은 없다. 미국 자체에 가본 적이 없으니! 그래서 미국 정통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여태까지 외국에서 먹었던 패스트푸드 중 제일 맛있었던 곳은 파리에서 방문한 파이브가이즈였다. 솔직히 거기 방문한 것도 몇년전이라 맛을 기억하고 있진 못하지만 한번 그때를 상상하면서 먹어봤다. 생각해보니 거기서도 그때 밀크쉐이크랑 먹었던 것 같은데! 그나저나 나 저 사진 손이 왜 이렇게 요염하지. 각도도 꺾여있고!
솔직히 요즘 가끔 블로그 사진 찍기 힘들다는 생각을 한다. 나오자마자 바로바로 음식을 먹고 처음 사진만 딱 찍고 먹는 것에만 집중하고 싶은데 이렇게 부분 부분 계속 사진을 찍어줘야해서 먹는 것에 온전히 집중도 못하겠고 손으로 다시 닦고 스마트폰 들기도 뭐하고. 아무튼 뭐 그런 상태다. 근데 이런 증상은 정말 맛있는 것을 먹을때만 발휘된다. 이때 그랬다. 역시 오랜만에 와도 맛은 기억한다. 맛있더라. 솔직히 기본 재료들은 큰 차이가 없겠고 패티 굽기라든가 여기서 말한 삐삣 소스, 그리고 번이라고 하나. 이 겉에 있는 빵이 맛을 좌우하는데 여기서 모든 조화를 다 맞췄나보다. 모든 것 하나 이질감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버거 안에 들어간 토마토를 굉장히 싫어하는 편이다. 일단 그 토마토 과즙이라고 해야하나. 그게 흘러나와 먹기도 불편하고 크기도 커서 그냥 빼서 먹는 편인데 여기선 다채롭게 즐기다보니 빼지 않고 다 먹게 됐다. 그만큼 맛있었다는 말이 되겠다. 겉에 놓여진 빵이 뭔가 다른가 해서 아래를 보니 이렇게 한번 더 구워져서 나오는 것처럼 불판 자국이 있다. 여기에 뭔가 비밀이 숨어있나? 아 나오기 전 원산지 메뉴판에서 봤는데 소고기는 미국산과 국내산 육우를 섞는다고 하고 베이컨은 미국산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도 수제버거 맛을 살려준 것은 중간중간 입맛을 돋구워준 이 감자튀김이 힘이 있었겠다. 아 근데 지금 포스팅하면서 발견한 사실이 하나 있다. 물론 먹을때도 느끼긴 했는데 처음 주문과 동시에 나온 감자튀김을 다 먹고 한번 리필을 했었다. 근데 사진만봐도 어느 제품이 리필한 것인지 알 수 있겠다. 처음 사진이 기존 제품과 나왔던 것이고 두번째 사진이 리필한 제품인데 퀄리티가 왜 이렇게 차이나지? 처음꺼 먹으면서도 '튀기다 남은 것을 줬나? 왜 이렇게 크기가 작지?'이랬는데 리필한 사진을 보니 빛깔부터해서 크기가 너무 차이나네. 괜히 지금 기분 상하고 있다. 먹을때 차이가 있긴 있다는 것을 알긴 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확실하게 느껴진다. 사진은 지금 처음 보니까! 그래도 둘다 맛있게 먹긴 했는데 퀄리티 관리가 조금 아쉽다. 그래도 난 다음에 다시 방문하겠지만 그땐 두번째 사진처럼 잘 나오겠지. 소스도 다양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한번씩 섞어서 먹으면 정말 리필 한번은 기본으로 하게 된다. 집 근처에 이 가게가 있었다면 난 다이어트를 하지 못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