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국수 볶음면으로 만든 팟타이 잘 먹고 왔어요
오늘 소개할 음식은 태국 여행을 다녀왔던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이상은 먹었을 팟타이다. 요즘에야 이런 외국 음식들이 이색적으로 인기를 끌어서 가게도 많고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그냥 가볍게 볶음면 요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방문한 이 뭄알로이라는 곳은 여기 지점만 있어서 홍대로 가기 힘든 사람들은 생어거스틴이라고 가장 유명한 프랜차이즈를 방문하면 되겠다. 나름 여기저기 체인점이 있어서 가기 편하다. 다만 가격이 좀 있다. 두명이서 가면 4~5만원 정도 나오는 것 같던데. 근데 매드포갈릭처럼 이런저런 쿠폰 행사 같은 것을 많이 해서 충분히 배부르게 먹고 나올 수 있다. 여태까지 한 10번 이상 가봤던 것 같은데 뭐 지점마다 크게 맛 차이가 있는 것 같진 않았다. 다 잘 먹었다.
여기가 백종원 3대천왕에 나왔다고 하던데 난 몰랐다. 오고 나서 알았다. 그 프로그램 요즘 안하지 않나? 예전에 초기에 한창 인기 끌었을 때 거기 나온 가게들을 찾아다닌 경험이 있다. 군산에도 일부러 1박 2일 여행 스케쥴 잡고 가서 먹방 찍고. 아 부여였나. 아무튼 이곳저곳 많이 다녀봤다. 실망스러운 곳도 있었지만 대게 만족스러웠다. 근데 집과 가까운 서울에서 가볼 생각은 못했는데 한참이 지난 이제서야 이렇게 와본다.
근데 여기 정말 인기있는 곳 많나보다. 밖에서 봤을 땐 사람도 많이 없어보이고 여기 입지 자체가 중심가는 아니어서 유동 인구가 많은 편도 아닌데 이미 매장 안에 사람들이 많더라. 내부가 그렇게 좁은 편은 아닌데 테이블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다. 공간을 넓게 넓게 배치해주신 것 같다. 부엌도 따로 있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보다 이렇게 넓은 공간이 좋더라. 아무튼 내가 앉은 테이블을 제외하고 한두 테이블 정도만 비어있고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맥주를 마시는 사람도 있고 소주를 마시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쌀국수 요리만 먹는 사람도 있었다. 아 나 게튀김도 먹었지. 아무튼 식사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편하고 좋았다.
가게 소개를 조금 더 하자면, 우선 기존 정기 휴무가 매주 월요일과 마지막 주 월요일, 화요일이었는데 변경이 됐다고 한다. 변경 정기 휴무는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이라고. 즉 주 5일 영업으로 바뀌었다. 사유로는 뭄알로이를 운영하는 부부 주인님의 건강 관리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부득이하게 19년 6월 1일부터 이런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하신다. 뭐 일요일과 월요일에 홍대에 나올 일이 거의 없으니 난 괜찮았다. 다만 근처 직장인들은 조금 아쉬우려나. 점심에 생각이 날수도 있으니!
오픈은 오전 11시 30분, 마감은 오후 10시다. 라스트 오더는 오후 9시까지 가능하고 평일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 있다. 이때 역시 라스트 오더는 2시 10분까지 가능하고 식사는 3시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주말 및 공휴일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이고 라스트오더는 오후 3시, 식사는 4시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주문이 많이 밀려있거나 재료 소진시 마지막 주문 시간이 당겨질 수 있다고 하니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 근데 이런 글들만 봐도 확실히 여기 인기있는 곳이 맞구나 싶다. 이런 것까지 고려하는 가게는 많이 없다.
쌀은 국내산과 태국산, 돼지고기는 국내산, 닭고기는 국내산과 브라질산, 새우는 국내산과 베트남산, 오징어는 국내산, 소프트크랩은 미얀마산을 사용하신다고 한다. 먹으면서도 크랩류는 어디껀지 몰랐는데 미얀마꺼였구나. 솔직히 맛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가격 역시 저렴하다고 못 느꼈다. 뭄알로이 메뉴판 전체적으로 살펴보시면 가격이 저렴한 곳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아무래도 흔히 접할 수 없는 이색 요리를 파는 곳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이해는 간다.
소스는 총 네종류가 있는데 개인의 기호에 맞게 알아서 조절해가며 먹는 것 같다. 각 테이블마다 놓여져있고 친절히 메뉴판에 설명도 적어주셨다. 설탕이 있고 프릭남쏨이라고 식초에 청양고추를 담근 소스, 남쁠라라고 피쉬소스(태국액젓)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프릭 행이라고 태국 고춧가루가 있었다. 설탕은 단맛을 원할때 넣으면 되고 프릭남쏨은 음식이 느끼하거나 새콤한 맛을 원할때 뿌리면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쌀국수 볶음면 팟타이라든가 팟씨유와 궁합이 맞는다고. 남쁠라의 경우 짠맛을 원하거나 꼬릿꼬릿한 향을 느끼고 싶을 때 병아리 눈물만큼만 넣어서 먹으라고 한다. 완전 짜다고 하니 조금만 넣도록 하자. 그리고 뭐 고춧가루는 매운 맛을 느끼고 싶을 때 뿌리면 되겠다.
처음부터 여기에 온 이유는 팟타이를 주문하고 추가로 게튀김 요리인 뿌팟퐁커리를 주문했다. 여기 메뉴판에는 뿌님 팟 퐁까리라고 적혀있네. 가격은 2만 4천원인데 별도 주문 밥 한그릇은 천원을 받고 가능하다고 적혀있어 같이 주문했다. 근데 한 공기 양이 매우 많다. 솔직히 이거 하나만 시키고 둘이 먹어도 충분하겠다. 생어거스틴가면 얘를 꼭 먹는다. 진짜 별미다. 먹다 보면 살짝 느끼하긴 한데 그전까지 완전 신세계의 맛을 보여준다.
뭄알로이에선 태국 음식에 생소한 사람들을 위해 메뉴 추천을 해주고 있다. 처음 드시는 사람들에겐 톳만꿍, 뿌님 팟 퐁까리, 팟씨유, 까이 팟 맷마무앙, 톳만꿍, 팟 카파오 무쌉을 추천해준다. 이들은 향이 강하지 않아 선택에 실패없이 가장 먹기 편한 메뉴라고 한다. 그리고 모두 상관없이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역시 뿌님 팟 퐁까리가 나오고 똠얌꿍, 랍무, 팟타이, 빠따리아오 톳 그린커리, 톳만꿍이 있다고 한다. 여기 오면 톳만꿍은 꼭 먹어봐야 한다고 하네. 헛 나 안 먹어봤는데.. 다음에 가면 먹어봐야겠다. 맥주 한잔 하면서! 이때는 평일이라 맥주 한잔하기도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똠얌꿍은 진짜 고수들만 먹는 영역이다. 근데 저게 확실히 별미인게 처음엔 이게 무슨 맛이냐면서 먹다가도 한번 빠지면 저것만 찾는다고 한다. 약간 홍어처럼 중독되는 음식이라고.
쌀국수 볶음면 비쥬얼이다. 이 음식의 경우 2시간 동안 끓여낸 타마린 소스로 볶아낸 요리로 태국 여행 중 길거리에서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라고 소개되어있다. 생각해보니 나 이번에 놀러갔을 때 이 음식 먹었었나? 기억이 안나네. 아 먹고 나서 저번에 포스팅했구나. 아무튼 현지에서도 맛있었고 여기에서도 맛있었다. 다만 제목에 적은 것처럼 여기의 경우 오리지널과 퓨전 그 사이에 위치한 맛이었다. 확실히 맛은 현지가 더 좋더라. 거긴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어서 그랬나. 뭄알로이가 별로였다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현지에서 먹는 것이 더 맛있었다는 말이다. 근데 그게 순수 재료의 차이가 아니라 기분 영향도 있겠다. 평일 피곤하게 퇴근하고 와서 먹는 맛과 신나게 웃고 떠들며 놀면서 여행 중에 먹는 맛은 다를테니..
팟타이의 경우 새우, 닭고기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그냥 나처럼 이렇게 새우를 내어주신다. 새우 살이 통통하다. 껍질도 이미 까져있어 먹기 편하고. 한 2~3개 있었던 것 같은데 나름 싱싱해서 통통 튀기는 식감을 가져다 주었다. 가격은 1만 1천원으로 앞서 게튀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근데 1인분 기준으로 생각하면 저렴한 금액은 아니다. 다만 양은 좀 많은 편이라 나름 이해가 갔다.
나의 경우 별다른 소스를 추가하진 않았고 내어주신 본연 그대로 먹어봤다. 솔직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자극적인 맛이 땡겼는데 처음 딱 입에 넣자마자 내가 원하는 자극적인 맛이 들어왔다. 여기서 자극적이라 함은 막 맵다거나 얼얼하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감칠맛을 준다고 해야하나. 입안에 혈기를 돌게 한다. 뭔가 생동감이 느껴지는 맛이라고 해야하나. 뭐라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아무튼 간이 조금 센 편이다보니 많이 먹으면 물리지만 배고프기 전까지는 정말 계속해서 맛있는 맛을 건네주는 그런 음식이다. 같이 곁들여 나온 숙주들이랑 해서 한입씩 크게 먹으면 금방 사라진다. 추천한다.
그리고 다소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먹을 때마다 실망한 적이 없는 뿌님 팟 퐁까리. 이 음식은 소프트크랩을 튀겨 야채에 옐로우커리파우더를 넣고 볶다가 코코넛 밀크와 계란을 풀어 조리한 고급음식이다. 게의 경우 4개가 들어있다고 한다. 사실 소스 때문에 겉모습이 잘 분간이 안 가지만 살펴보면 다 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게튀김 요리다. 그냥 나온 그대로 뭐 발라내거나 그럴 필요없이 껍질까지 다 씹어 먹으면 된다. 보면 딱 어떻게 먹나 싶은데 먹기도 간편하다. 그리고 이 음식을 주문하면 꼭 밥도 추가하길 추천한다. 왜냐면 이 소스에 밥 비벼먹는 맛이 최고거든. 다만 확실히 먹다 보면 조금 느끼한 맛이 난다. 그러니 콜라나 맥주를 같이 곁들이면 좋겠다. 사이다도 뭐 나쁘지 않지만 탄산은 콜라지.
비쥬얼은 좀 아쉬울 수 있는데 진짜 그냥 이 음식은 저렇게 먹어야한다. 뭐 소스를 덜어와서 내 앞접시에 올려놓고 먹을 수 있겠지만 이때는 불편하게 먹는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서로 편하게 먹었다. 기본 소스에도 게살들이 섞여있기 때문에 따로 껍질 부분을 덜어내지 않고 이렇게만 먹어도 충분히 그 맛과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사실 꿀팁이 하나 있는데 이건 생어거스틴에 해당한다. 여기도 해당하는진 모르겠다. 생어거스틴의 경우 소스를 더 달라고 하면 주신다. 근데 거기에 앞서 말했듯이 살들이 같이 나오기 때문에 생어거스틴에 가면 꼭 소스도 추가로 달라고 말하는 편이다. 뭔가 메인 메뉴 두개 먹는 기분이랄까. 근데 확실히 거기나 여기나 양이 많다. 본인이 먹을 수 있는 만큼만 주문하도록 하자.
소스를 추가하지 않아서 다행이지 결국 마지막에 조금 남겼다. 그래도 내가 배부르게 잘 먹었으면 됐지. 팟타이는 바닥까지 해치웠는데 이 게요리를 남겨버렸다. 조금 느끼하기도 했고. 아무튼 그렇게 총 가격은 3만 8천원이 나왔다. 확실히 저렴한 금액은 아니다. 근데 뭐 이런 전문적인 가게는 쉽게 만나기 힘드니까! 다음에 똠얌꿍이나 먹으러 와볼까. 어떻게 판매하고 있는지 상당히 궁금한데.. 주변 테이블에서도 똠얌꿍은 꼭 먹는 것 같더라. 내가 아직 그 메뉴에 중독되진 않았지만 가끔 먹으면 나름 먹을만하긴 하더라. 이렇게 서서히 중독되어가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