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먹든 자주 먹든 맛있는 라면
건면이라고 나오는 것들이 인기를 끌은지 좀 된 것으로 안다. 몇개월 전부터였나. 아니면 반년 전부터였나. 한번씩 나처럼 호기심으로 먹어보다가 그냥 일반 먹던 것들보다 맛이 더 괜찮아 먹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던데. 나 역시 이 농심 제품이 처음 나왔을 때 알고 있었고, 인기를 끌고 있다고 들었을 때도 먹어봐야겠다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이번에 이렇게 처음 먹어보고 드디어 리뷰 비슷한 글을 써본다. 사실 처음 만들었을 때는 물이 많아서 실패하고 그 다음에 다시 제대로 먹어봤다. 분명히 만들라는 것처럼 물 조절을 했는데 만들고 나니 물이 많더라. 이런 이야기는 지금부터 사진을 순서대로 봐가면서 알아가보도록 하자!
우선 '맛있고 깔끔하게!'라고 적힌 이 라면 제품 정보와 성분에 대해 알아볼까. 우선은 350kcal에 지방은 3.6g이라고 한다. 근데 원래 뭔가를 먹을 때 막 칼로리 보고 이런 것들을 계산해본 적이 없어서 이게 적은 것인지 많다는 것인지 그 기준을 모르겠다. 분명히 적으니까 이렇게 적어놓은 것이겠지? 역시 나트륨을 빼놓을 수 없는데 1일 영양성분 기준치에 대한 비율로 보면 90%인 1,790mg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이거 국물 다 마시는 것 포함인가? 아무튼 이렇게 숫자로 보니 어마무시하긴 하구나. 확실히 자주 먹으면 안되는 음식이다. 아 간식인가?
그외 탄수화물 70g, 당류 4g, 지방 3.6g, 단백질 10g이 들어있다고 한다. 여기서 1일 영양성분 기준치에 대한 비율은 2,000kcal이 기준이라고 한다. 뭐 상세 정보는 이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식품학과를 전공하지 않은 이상에야 원재료를 보더라도 이해하지 못할테니. 화장품 회사 다니더라도 화장품 원재료 성분은 상품기획이랑 연구팀만 안다. 영업이나 마케팅팀 기타 팀들은 실제로 업무를 진행해본 재료들만 알지 전체적인 것을 파악할 순 없다.
조리법으론 물 500ml를 끓인 후 면과 분말스프, 후레이크, 야채조미유를 같이 넣고 4분 30초간 더 끓인 후 먹으면 된다고 한다. 내가 이걸 방식대로 제대로 먹으려고 스탑워치까지 설치하고 딱 시간 계산해서 먹었었는데.. 왜 물이 많아진거지? 분명히 용량 크기 나온 숫자만큼 채웠었는데.. 아 그리고 항상 스프를 먼저 넣는 것인지 면을 먼저 넣는 것인지 고민이 되는데 여기선 '끓는 물에 스프를 먼저 넣을 시 끓어오름 현상으로 화상의 위험이 있으니 면을 먼저 넣고 조리하세요'라고 알려주고 있다. 맛 때문은 아니고 안전 때문이겠다.
확실히 기존에 먹어오던 제품들과 Non-Frying 제품 비쥬얼 자체가 다르다. 뭔가 생 날 것의 느낌이 조금 난달까. 그렇진 않겠지만.. 유통기한이 이렇게 긴 것을 보면 어느정도 화학처리가 된 제품이겠다. 유통기한 하니까 갑자기 그 생각이 난다. 예전에 어렸을 때 친구네 집에 놀러간 적이 있다. 혈기왕성한 청소년 시절 남자 네명이 얼마나 잘 먹겠나. 근데 친구 집에 먹을 것이 없더라. 근데 어디서 친구가 너구리를 찾아왔고 먹을 준비를 했다. 근데 뭔가 비쥬얼이 이상하더라. 유통기한을 살펴보니 거의 3년이었나 5년이 넘게 지나있더라. 이 제품도 그런 유통기한을 만날 수 있는지 그때 알았다. 그때 그래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분명히 안 먹은 것 같은데 다른 친구들은 잘 모르겠다. 갑자기 추억이 떠오르네.
아무튼 비주얼과 두께는 저렇고 들어갈 재료는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던 후레이크와 분말스프 그대로다.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저 야채조미유라는 것인데 저게 특정 향과 맛을 이끌어주나보다. 조리 방법에도 꼭 넣어주라는 것을 보니 나름 제일 핵심 아이템이겠다. 솔직히 매번 먹던 사리곰탕이나 너구리 안성 그런 것들만 먹다가 새로운 제품을 먹어보니 설레였다. 아 팔도 비빔도 있구나. 더군다나 얘는 처음 먹어보는 식의 스타일이라 맛이 더 궁금했던 것 같다.
라면 넣고 후레이크 넣고 스프 넣고 마지막에 야채조미유를 넣은 모습이다. 처음 놀랐던 것은 후레이크가 실하게 들어있었다는 것이다. 원래 한국에서 저렇게 통으로 들어간 것 찾기 힘들지 않나? 생각해보니 그냥 집에 있던 제품을 끓이는 것이라 가격이 얼마인지를 모르겠다. 다른 제품들에 비해 좀 비싼가? 아무튼 저 비쥬얼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같은 현대차라도 수출용 차와 국산차 재료 퀄리티 자체가 다르다고. 근데 가격은 오히려 더 비싸다고 말이다. 이 식품 분야의 경우도 수출용은 굉장히 퀄리티 좋게 나온다고 하던데. 이런 비쥬얼은 여태까지 국산 제품에서 특정하게 비싸지 않고서야 보지 못한 것 같다. 내가 잘 안 먹어봐서 모르는 것일수도 있다. 근데 먹을만큼 먹어보긴 한 것 같은데. 한때 내 주 야식 메뉴였으니!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계란이나 대파, 청양고추 등 기타 재료는 넣지 않았다. 사실 대파는 있으면 넣는데 집에 없을 경우가 많아 거의 넣지 않고 청양고추 역시 마찬가지다. 대파를 넣으면 확실히 더 시원한 맛이 사는 것 같아 좋은데 청양고추의 경우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다보니 된장찌개 같은 것에 칼칼한 맛을 내고 싶을 때 소량만 넣지 이런 음식에는 넣지 않는다. 솔직히 기본 신 그 제품도 좀 매워하는 편이다. 뭔가 혀가 얼얼하던데. 그래도 계란 넣는 것은 매우 좋아한다. 맵지 않은 삼양 안성 제품에도 계란을 넣어먹으면 그냥 딱 적당히 배부르고 뭔가 깔끔한 그런 맛이 있다. 개운하게 먹었달까.
이번에도 계란 넣고 싶은 욕구가 솟아올랐지만 참았다. 처음 먹을 때부터 '아 이건 포스팅 해야겠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또 별거없는 리뷰긴 하지만 제대로 솔직하게 적긴 해야할 것 같아서 본연 그대로 먹을 필요성을 혼자 느꼈다.
별다른 것 없이 집에 있는 단무지를 꺼내서 같이 먹었다. 원래라면 김치와 같이 먹었겠지만 이날따라 단무지가 당겼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농심 건면 라면 첫입을 먹어봤다. 근데 한입 먹기 전까지도 솔직히 잘 몰랐다. 내가 물을 많이 넣은 것인지. 그냥 그릇 크기가 이래서 높이가 많이 올라왔나보다 싶었다. 그렇게 한입 먹었는데 좀 밍밍하더라. 근데 이게 '원래 이 맛은 아니다'라는 것이 확 느껴지는 그런 맛이었다. 물이 많은게 느껴지는 그런 맛이랄까. 정확히 표현은 못하겠지만 아무튼 그런 느낌이 확 들었고 실패했다 느꼈다.
그래도 버릴수도 없고 다시 끓이기도 뭐하고 그냥 먹어봤다. 이것도 경험이라면 경험이니까. 혹시 모르지 않나. 물 많이 넣고 끓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물 적게 넣고 끓이는 사람은 없어도 많이 넣고 끓이는 사람은 없으려나. 아무튼 다 먹어봤다. 아까 넣었던 튼실한 후레이크도 보이고 역시 마무리는 마지막에 이렇게 숟가락으로 바닥에 숨어있는 아이들을 국물과 함께 먹는 것이다. 별다른 것은 없는데 이렇게 마지막에 먹으면 괜히 더 맛있더라. 국물을 다 먹진 못해도 이 기본 재료들, 둥둥 떠다니는 것들은 다 먹었다.
일단 처음 먹은 후기는 생각보다 기존 제품들과 크게 다름은 느끼지 못했다. 뭐 건강한 맛이 나는 것도 아니고. 근데 이게 역설적으로 칼로리는 더 낮아지고 뺄 것들을 뺐는데 맛의 차이가 크게 없다는 것은 좋다는 말이 되는 건가? 그것까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존 제품들과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고 다만 면이 뭔가 다르긴 다르더라. 조금 더 부드럽다고 해야하나. 간이라든가 이런건 말 못하겠다. 내가 실패해서. 그냥 마지막에 숟가락으로 이렇게 후레이크와 면 같이 퍼먹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후레이크 튼실해서 씹는 맛이 나더라.
솔직히 딱 위의 내용으로 리뷰 포스팅을 끝냈다면 나도 뭔가 좀 허무하고 보는 사람도 허탈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엔 저렇게 끝내려고 했다. 근데 한 이틀 뒤였나. 주말에 먹은 것을 깜빡하고 '아 나 이거 먹기로 했지!' 이러면서 하나를 끓였다. 근데 딱 먹을 때쯤 알았다. 아마 퇴근하고나서 배고파서 정신이 없었나보다. 원래 같은 것을 연달아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때는 '차라리 잘 됐다'라는 생각으로 먹었던 것 같다.
확실히 이전 물 많았던 것과 다르게 간이 알맞았다. 매콤함은 기존 신과 비교해 줄어들은 것 같다. 헛기침이 나지 않았는데 그 특유의 얼큰함은 살아있었다. 다만 기존 신보단 약하다. 면발도 괜히 더 탱탱한 것 같고. 이번엔 단무지가 아니라 김치에 먹어봤는데 김치와 단무지에 따른 맛의 차이는 크게 느끼지 못했다. 개인 기호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고 마무리는 밥을 조금 넣어 말아먹었다. 사실 비쥬얼 자체가 깨끗하진 않다. 근데 이게 우리가 흔히 혼자 집에서 밥을 먹을때 만날 수 있는 비주얼이라 나름 당당하게 이렇게 사진을 올려본다.
총평을 남기자면 다음에 또 구매해서 먹을진 모르겠다. 솔직히 맛이 없진 않았고 나름 특유의 매력도 있고 맛도 괜찮고 국물도 괜찮았다. 다만 요즘 너무 맛있는 다른 제품들이 많아 또 얘를 찾는다? 그건 잘 모르겠다. Non-frying 컨셉을 원한다면 찾을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얘만의 매력에 빠져 또 찾는다는 것은 잘 모르겠다. 맛은 있긴 한데 막 사람들이 불닭에 빠지는 것처럼 그정도의 느낌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