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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나라 점심 코스 마무리 게딱지 밥까지 든든하게 해치우다

디프_ 2020. 3. 23. 21:44

점심 코스로 방문한 대게나라 괜찮게 먹었어요


오랜만에 제철 음식을 먹었다. 사실 제철인줄 알고 방문한 것은 아니고 포스팅하는 지금 갑자기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니 해당 요리 제철이 11월부터 5월까지라고 한다. 어쩐지 갑각류들이 씩씩하더라. 대부분 저 수조라고 해야하나. 저기 안에 있으면 거의 활동을 안하던데 계속 움직이고 난리도 아니었다. 뭐 내가 쳐다본 것은 1분 남짓도 안되지만 아무튼 그동안 활발하게 움직이는 갑각류들이 자주 보였다. 아마 이따 요리를 해주실때 여기서 바로 꺼내다 주시겠지?


예전에 친구들과 을왕리 놀러갔을때였나. 아닌가 경포대인가. 아무튼 바다를 놀러간 적이 있다. 어렸을 때라 바다에 가면 무조건 회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지나가다 의견이 일치된 가게로 들어갔다. 사실 휴가철이라 호객 행위로 계속해서 이어졌는데 나름 합의를 하고 올바른 선택을 했다하고 고르고 골라 들어간 가게인데 어린 애들이 뭘 알겠나. 분명히 이 수조 안에 있는 갑각류들 떠준다고 했는데 막상 나온 갑각류는 냉동이였다. 내가 횟감을 정말 잘 볼줄 모르고 맛 구별도 잘 못하지만 이게 냉장인지 냉동인지 생인지는 알 수 있을 정도의 비쥬얼과 맛이었다. 휴가철이라 아마 그냥 대충 꺼내주셨겠지. 아무튼 그렇게 안 좋은 경험이 있다보니 직접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에야 여기 안에서 바로 꺼내다 잡아주는 것까지는 솔직히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근데 뭐 여긴 가격도 가격이고 '요즘도 그러는 곳이 있겠어?'라는 마인드로 좀 믿고 먹어봤다.



점심 코스로 방문했던터라 햇살 때문에 내부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내가 방문했던 대게나라 지점은 발산역으로 평소에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낮에는 좀 한산했다. 근데 뭐 요즘 오프라인에 장사 잘되는 곳을 찾기가 힘드니까. 더군다나 이 지역은 약간 직장인촌이라고 하기엔 애매하고 거주 지역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해서 장사 포인트를 어떻게 잡아야할지 모르겠다. 나 역시도 택시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 아니면 나처럼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으려나. 확실히 인지도는 있는 가게 같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더라.


여기 가게는 오전 11시 30분에 오픈하여 저녁 11시에 문을 닫는 것 같았다. 마지막 주문은 오후 10시 30분으로 식당이라고 하면 조금 늦게 닫는 것 같고 술 안주로 치면 일찍 닫는 것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가게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 안내문이 하나 붙어있었다. '손님 퇴실 후 정리 시 소독제를 이용하여 의자 및 테이블 소독', '매시간마다 출입구 및 카운터 주변 등 소독(손이 많이 닫는 곳)', '세정제와 소독젤을 비치하여 수시로 소독', '고객님과 직원의 안전을 위해 전 직원 마스크를 착용' 등이 적혀있었다. 요즘 정말 다들 노력하고 있다.



말했다시피 점심 코스로 주문하였고 미리 예약하였기 때문에 따로 할 것이 없었다. 그냥 자리에 앉아 음식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미리 준비해달라고 요청하였기 때문에 음식들이 바로바로 나왔다. 애피타이저겸 본 식사에 앞서 속을 달래주는 용도로 게살죽과 샐러드가 나왔다. 양이 많지 않은, 딱 한입 크기 정도로 나오기 때문에 속을 달래기엔 충분했다. 확실히 메인 먹기 전에 이런 스타터 음식이 속을 편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긴 하는 것 같다. 이런 것 많이 먹고 체한 적은 없더라. 치킨이나 중국집 음식 많이 먹고 체하긴 해도. 그리고 연어 샐러드라고 해야하나. 한 사람당 하나씩 집어먹을 수 있도록 인원에 맞춰 나왔다.


본격적으로 먹기 전 오늘 메인 요리의 효능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로 단백질 함량이 많으며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어린이 성장발육과 뇌를 활성화시키고 소화가 잘되며 회복기 환자에게 도움을 준다고 한다. 둘째는 몸을 차게하는 성분이 있어 해열에 효과적이고 알코올의 해독작용이 있어 술안주에 일품! 셋째는 가슴이 메이는 증상을 풀어주고 내장 기능을 원활하게 하며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해준다. 넷째는 정력을 좋아지게 하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게하므로 동맥경화 예방에 효과적이다. 다섯째로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핵산이 많아 노화 방지에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껍질을 곱게 갈아 술에 섞어 복용하면 유방암 치료에 좋고 골다공증에도 좋다고 한다.


솔직히 좋다는 것은 다 설명해주신 것 같다. 근데 예전에 어느 프로그램에서 의사 선생님께서 말해주신 것이 있는데 음식으로 이런 효능을 얻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이런 것들을 누리려면 정말 많은 양을 먹어야 하는데 그렇게 먹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그래서 그냥 이런 것들은 플라시보 효과 개념으로만 알고 있으면 되겠다. 나는 그렇게 하고 있다. 솔직히 먹자마자 효과를 얻는 음식이 어딨나 싶다.



중간 음식 느낌으로 횟감과 미역 등 해초류가 나왔다. 그리고 중간중간 콘옥수수라든가 새우 튀김 등이 나왔는데 그런 부분은 사진에 담지 못했다. 먹기 좀 바빴다. 근데 이날 좀 아쉬웠던 것이 있다. 개인적으로 위염을 앓고 있던 시기였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날것은 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했다. 쉽게 나을 상태가 아니라고. 하긴 약 2주간 고생하긴 했지. 처음엔 약 안 먹고 잠 푹 자면 낫겠지 싶었는데 상태가 점점 심해져갔다. 그러다 결국 병원에 갔고 약을 처방받아 먹고 있었다. 이번에 느낀 것이지만 병은 확실히 키우는 것이 아니다. 초장에 잡아야한다. 아무튼 그렇게 속이 안 좋아 이런 날것들은 자제해야했고 앞에 나왔던 연어 포함 이 횟감들은 그냥 패스할 수밖에 없었다. 미역이나 좀 먹고 옥수수콘 먹고 튀김 먹고 게살죽은 당연히 먹고! 그런 식으로 굶주린 배를 채워갔다.



그래도 괜찮았다. 나에겐 대게나라 메인이 있었으니까. 내장 쪽은 원래도 못 먹는 편이라 욕심나지 않았지만 다른 살 부위는 찐 것들이라 충분히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긴 이날 처음 방문한 가게인데 좋은 점 하나가 모두 먹기 좋게 이렇게 손질을 해주셨다. 하긴 점심 코스로 저렴한 금액도 아닌데 먹기라도 편해야지! 개인적으로 이 재료를 몇번 노량진에서 사다가 집에서 먹은 적이 있다. 근데 복불복도 아니고 힘들게 손질했는데 살이 없는 부위도 있고 아무튼 손이 너무 많이 가더라. 근데 여기 애들은 손질도 다 되어있지만 모든 부위 살이 다 튼실하게 들어가 있었다. 제철이라 그런가? 아무튼 속을 보고 실망한 기억이 없다.


처음엔 가장 활동량이 많아 맛있다고 불리우는 집게 다리를 하나 집어들었다. 그다음엔 저 다리 그리고 마지막에 몸통을 공략했다. 사실 몸통 쪽은 손질이 되어있긴 했는데 좀 긁어내야 해서 먹기 힘들었다. 근데 역시 내 입맛은 명불허전이다. 각 부위마다 맛의 차이를 못 느끼겠더라. 비싼 것을 먹어도 비싼 줄 모르는 그런 입이라.. 여기에서도 동일했다. 부위가 다르다는 것은 비쥬얼을 보고 알 수 있었지만 나에게 맛은 똑같더라. 근데 다 맛있는 맛이었다. 맛이라도 느낄줄 알아서 다행이다.



사진이 좀 지저분해보일 수 있는데 클로즈업 해서 찍어봤다. 처음은 집게 그 다음은 다리로 저렇게 그냥 살만 꺼내서 먹으면 되는 정도로 다 손질을 해주셨다. 이렇기 때문에 아이들이랑 와도 충분히 혼자서 먹을 수 있겠다. 다만 살을 꺼내는 과정에서 날카로운 부분이 있어 도움을 주긴 줘야겠지만 아무튼 먹기 편한 구조다. 사실 그냥 단순 가위랑 젓가락 하나만 주고 성인이 먹으라고 해도 마음 편하게 못 먹는 메뉴이긴 하니까.. 그나저나 다른 가게들도 다 이렇게 손질이 되어서 나오나? 아마 그러겠지? 노량진은 안 그런 것 같고. 아니면 여기가 이렇게 줘서 인기가 많은 것인가? 다른 가게들은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저게 대구인가. 찜요리처럼 부드럽게 나온 생선이었는데 살 식감이 굉장히 특이했다. 죽까진 아닌데 사르르 녹는다고 해야하나. 저렇게 하나만 나온 것을 보면 나름 고급요리인가본데 맛은 확실히 있더라. 괜찮게 먹었고 이날 하이라이트는 탕이었다. 국물이 굉장히 시원하더라. 육수는 내가 주문한 갑각류로 우려낸 것이겠지? 아닌가. 다른 생선을 활용하셨나. 안에 꽃게도 들어있고 조개도 들어있고 그랬는데 국물이 굉장히 시원하더라. 사실 지속해서 내 포스팅을 봐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국물 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국으로 배가 채우면 소화가 잘 안되서. 근데 이 국물은 한 세번 정도 더 떠먹은 것 같다. 시원하고 뭔가 느끼함도 잡아주고 개운하게 만들어주더라. 살짝 청양고추의 얼큰한 맛이 나기도 했다.


그래도 마무리는 이 대게나라 게딱지 밥만한 것이 없지. 일단 비쥬얼부터 군침을 돌게 한다. 이 비쥬얼 아무곳에서나 못 본다. 내장을 먹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안에까지 뭔가 박박 긁어먹었을 것 같긴 한데 나의 경우 우선 먹지도 못할 뿐더러 이날은 자제해야하는 상황이었어서 그렇게까지 먹진 않았다. 그냥 위에 덩어리와 아래 부분만 긁어서 먹었다. 솔직히 별다른 간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맛있더라. 이게 눈으로 먹는다는 건가. 정말 특별한 것 없는데 딱 적당한 양이 들어있어서 그런지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게 잘 먹었다. 게딱지 밥까지 마무리로 해치우고 나니 배가 부르더라. 저녁은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겠으나 점심 코스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느낌이랄까. 과함도 덜함도 없고 딱 좋았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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