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오므라이스 볶음밥 이날만은 고기가 서브였다~

디프_ 2020. 3. 11. 22:35

먹고 싶었는데 드디어 먹어본 오므라이스


오늘 소개할 가게 위치는 홍대다. 요즘 홍대 주변을 자주 가나. 원래도 자주 갔는데 먹으러는 잘 안 갔는데.. 딱히 맛있는 곳을 못 찾겠기도 하고 너무 자주 가서 익숙하다. 근데 요즘은 가게가 새로 생겨났다가 워낙 금방 사라져서 매일 가면 변해있긴 한다. 얼마전 합정역 바로 앞에 횟집이 엄청 크게 생겨서 수요가 있으려나 싶었는데 지나갈 때마다 사람이 많더라. 그래서 '오 장사 잘 되네?' 싶었는데 이번에 오랜만에 지나가니 국밥집으로 바뀌었더라. 마진이 안 남았나 장사가 잘 안 됐나. 인테리어랑 기타 모든 것들은 새거라 그런지 굉장히 깨끗하고 신선해 보여서 한번 들어가보고 싶긴 했는데 좀 아쉬웠다.


아무튼 후라토 식당은 홍대입구역보단 합정역에서 걸어오는게 편하다. 상수역에서 제일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는데 상수역은 은근 다이렉트로 가기 힘든 역이니까. 찾아오기 어렵진 않다. 사실 이 가게는 이전에 한번 방문한 이력이 있다. 근데 그때는 규카츠를 먹기 위해 왔었고 오늘은 다른 메뉴를 먹기 위해 왔다. 정말 포스팅 제목처럼 이날만은 고기가 서브였던 날이다. 나의 메인은 따로 있었다.



아 지금 포스팅을 하면서 메뉴판 사진을 제대로 보고 알았다. 저 돈카츠 산도도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아예 까먹고 있었다. 다음엔 서브로 쟤를 택해볼까? 경복궁 3대 맛집이라고 불리는 후타로 식당은 규카츠와 일본식 오므라이스 전문점이다. 이 사실은 또 지금 알았네. 고기라고 표현한 규카츠의 경우 신선한 소고기에 튀김옷을 얇게 입혀 고온에서 빠르게 튀겨내어 내어지는 '미디움레어'의 음식이다. 개인화로에 기호에 맞게 구워먹는 재미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매력 때문에 한때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지. 웨이팅은 기본이었는데 지금은 그정도까진 아닌 것 같다. 


후라토라는 의미는 '훌쩍, 느닷없이'라고 한다. 가게 설립 배경을 들여다 보자면 '세 명의 젊은이가 어느 날 '훌쩍' 떠난 일본 도쿄 여행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은 도쿄의 작은 식당들이 주는 맛의 즐거움과 특유의 아늑함에 반했습니다. 세 젊은이는 서울 경복궁에서 그 느낌을 재현해보기로 결심합니다. 일본의 작은 식당들을 수도 없이 방문했습니다. 많은 낮과 많은 밤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유명한 식당들의 대표메뉴에서 영감을 받아 여기만의 메뉴들을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경복궁에서 받은 많은 손님들의 사랑을 바탕으로 후라토식당의 맛과 아늑함을 전국에 알리고자 합니다. 언제든 '훌쩍' 들르셔서 최고의 맛을 즐기실 수 있도록, 저희 식구들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한다.



대기는 없었지만 편한 테이블 자리는 찾을 수 없었다. 원래 구석진 곳을 좋아하는데 그렇다보니 또 두꺼운 옷을 둘 곳이 없더라. 그래서 중간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이정도면 평일 기준 사람이 어느정도 있는 편인 것 같다. 메뉴판을 사실 들여다볼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또 새로운 먹을 것이 있나 한번 봐봤다. 다행히 구미가 당기는 것은 없었고 원래 정해진, 여기에 온 이유인 메뉴를 택했다. 서브도 이미 생각해뒀던 것으로! 이때 메뉴판에서 왜 돈카츠 산도가 안 보였지? 왠지 내가 좋아할 맛일 것 같은데!


이 가게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하여 비싸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니다. 그냥 딱 적당한 느낌? 상수 기준으로 보면 동네 가게로 살짝 비싸게 느껴질 수 있어도 홍대 기준으로 보면 괜찮은 수준이다. 이건 그냥 순전히 내 체감 물가다. 아무튼 그렇게 주문을 하고 메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바로 나오진 않고 적당히 좀 기다려야 한다. 그동안 옆에 사람들이 뭘 먹는지를 살펴봤는데 역시나 다 고기 규카츠를 즐기고 계셨다.



가게 전체적인 분위기는 일본스럽다. 막 전통적인 이자카야 느낌은 아니더라도 그냥 나무들처럼 보이는 색들로 그런 분위기를 냈달까. 막 화려한 인사를 한다거나 그런 특별한 서비스는 없다.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내주고 계산을 해주신다. 사실 개인적으로 그런 막 화려하게 응대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 그냥 값을 지불하고 맛을 즐기고 조용히 나오고 싶다. 먹는데 정신 없으면 이게 먹는 것인지 그냥 뭔가 정신없는 곳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가더라. 그럼에도 맛 때문에 자주 찾아가는 곳이 있긴 하다. 이전에 포스팅했던 갓덴스시.


스시 이야기를 하니까 내가 굉장히 일식을 선호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정돈 아니고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다 잘 먹는다. 다만 한식의 경우 집에서 매일 먹으니 밖에선 잘 안 먹으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나머지 세개는 번갈아가면서 먹는다. 그래도 아마 제일 잘 먹는 것은 단연 치킨이 베스트이지 않을까 싶다. 여태까지 먹은 닭이 몇마리야..



가장 먼저 여기의 또다른 인기메뉴인 규카츠가 나왔다. 역시 비쥬얼은 화려하다. 사실 이 메뉴는 여기 말고 정말 홍대입구역쪽에 있는 내가 자주 가던 곳이 있다. 아마도 여기에 포스팅했던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근데 거기 오랜만에 가니 사람도 없고 뭔가 맛도 예전 그 맛이 아니더라. 그래서 내가 아예 이 맛 자체에 질렸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 먹어보니 또 그건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여기 식당이 거기보다 맛있다. 같이 먹은 사람도 내 의견에 동의했다. 뭔가 같은 유명한 가게라도 실력 차이가 있는 것인가. 아니면 단순 내 입맛에 이 가게가 더 맞게 조리를 하는 것인가. 정답은 없는 분야같다.


앞서 말했듯이 이 메뉴는 개인 화로에 올려 적당히 익을 때까지 구웠다가 개인 기호에 맞는 소스에 찍어서 먹으면 된다. 문제는 처음 먹는 경우 화로에 얼마나 굽냐는 것인데 너무 바삭하게 구우면 질길 수 있다. 사실 얘는 별도로 화로에 안 굽고 나오자마자 먹어도 된다. 실제로 그런 사람도 있었다. 더 부드럽다나 뭐라나. 나는 그렇게 먹어본 적은 없다. 근데 확실히 살짝만 굽는 것이 훨씬 맛있다. 오래 구우면 질기고 뭔가 질린달까. 조금만 굽는 것이 팁이다. 그리고 소스는 뭐니뭐니해도 소금을 제일 추천한다. 칠리는 칠리 맛이 강하고 간장 같은 특제 소스는 뭔가 좀 싱겁던데? 소금, 후추 조합 최고!



그리고 오늘 이 가게에 온 이유인, 옛날부터 정말 먹어보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처음 먹어보는 일본식 오므라이스 볶음밥이 나왔다. 와 얘를 정말 먹어보고 싶었다. 유투브든 페이스북이든 정말 동영상을 많이 봤다. 칼로 위를 가르면 안에는 반숙이라 그 가른 부분이 양옆으로 촥 갈라지면서 밥을 덮는 그 영상 말이다. 아마 나 말고도 본 사람이 많을 것으로 안다. 그 비쥬얼을 실제로 보고 정말 먹어보고 싶었다. 근데 파는 곳이 많이 없더라. 일본 현지에서도 실패했고 그나마 강남에 학원가 바로 뒤에 팔길래 가봤더니 웨이팅 기본이 1~2시간이었다. 요즘도 그러려나 모르겠네. 없어졌으려나. 아무튼 그렇게 먹고 싶다고 말만하다가 먹지 못하고 이번에 드디어 처음 이렇게 접하게 됐다.



솔직히 이 메뉴는 맛에 대한 기대보다는 비쥬얼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 모습을 정말 재현해보고 싶었단 말이지. 근데 내가 처음에 너무 이리저리 사진을 많이 찍었나보다. 칼로 가르기 전 저 통통한 모습을 봐라. 마치 무슨 아기 엉덩이처럼 통통해보인다. 이런 비유를 해도 되려나. 아무튼 음식 자체가 굉장히 귀여운 비쥬얼이다. 그렇게 사진을 찍었고 적당히 찍은 것 같을때 이제 칼로 갈라보았다.


아 근데 내가 너무 늦은 것일까. 동영상처럼 촥 갈라지지 않았다. 나오자마자 갈랐어야 했나? 열기에 반숙이 좀 더 익었나? 아니면 원래 이렇게 나오나? 아니면 주방에서 좀 더 익혀서 나와서 그렇게 되지 않았나? 오만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칼로 갈라도 양옆으로 벌어지지 않아 내가 숟가락으로 이렇게 반 강제적으로 펼쳤다. 그래도 나름 안의 비쥬얼은 괜찮은데 내가 원한 것은 저절로 갈라지는 것이었는데 실패했다. 혼자 속으로 좀 아쉬웠다. 너무 기대가 컸다.



그래도 항상 맛집 포스팅에서 말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었다. 비쥬얼이고 분위기고 뭐고 기본인 맛이 좋아야 또 방문할 수 있다. 이날 서브인 고기 규카츠의 맛은 뭐 실망시킬리 없는 그런 맛이다. 충분히 대중적으로도 즐길 수 있고. 근데 이 메뉴를 먹으면서 느끼는 것 하나는 고기 자체가 정말 신선해야겠구나 싶다. 소는 육회도 먹고 해서 덜 익어도 먹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겉이 튀김으로 덮혀있는 것을 그냥 먹는 것보단 괜히 살짝 더 익혀먹고 싶은 심리가 있다. 생 육회도 잘 먹으면서. 아무튼 많이 구워봐야 개인 화로에서 굽는 수준이기 때문에 신선도가 떨어지면 맛도 덜하겠지. 그래서 괜히 더 마음 편하게 먹게 된다. 이 메뉴 자체를 아무 가게에서나 파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이날 메인이었던 오므라이스 볶음밥. 저 소스가 이 사진에선 굉장히 케찹처럼 보이는데 케찹 아니다. 본연의 맛을 해칠 정도로 그렇게 강한 맛의 소스는 아니다. 케찹은 신문이랑 먹어도 케찹 맛이 난다고 하지. 이 소스는 메뉴 본연의 맛을 해치는게 아니라 오히려 살려주는 느낌의 지원군 역할을 한다. 안에는 흰쌀밥이 아니라 적당히 야채들과 볶아진 밥이 들어있는데 계란까지해서 소스랑 같이 곁들여 먹으면 질리지 않고 끝까지 먹을 수 있다.


아무래도 반숙이기 때문에 조금 느끼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 부분을 탄산이 아닌 이 소스가 해결해준다. 처음 느끼하지 않을까 해서 다 먹을 수 있나 싶었는데 나중에보니 다 먹었더라. 그렇게 배가 고픈 상태도 아니었는데.. 그만큼 맛있었다 말할 수 있겠다. 이미 이날이 여기 두번째 방문이었지만 나중에 또 오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자연스레 나의 추억이 담겨있는 첫 맛집은 잊게 되겠지. 여기가 분위기나 퀄리티 모두 다 더 좋다. 그나저나 이 계란 요리 집에서 만들긴 힘들겠지? 계란 후라이도 노른자 자주 터트리는 나로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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