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먹어볼 수 있었던 부산집 오뎅바 소고기 타다끼
오늘은 기존까지 포스팅과는 조금 다른 이색적인 장소를 소개해볼까 한다. 근데 제목 자체를 너무 거창하게 지었나. 인상적이기까지 하다고 했는데 내가 처음 여길 방문했을땐 저 표현 딱 그대로였다. 뭔가 분위기 자체가 너무 마음에 들었고 무조건 다음에 또 와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에 이렇게 오게 됐다.
위치는 홍대에 있다. 연남동에 있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AK 건물 반대편 연남동 거리에 있는게 아니고 AK 건물 지나서 뒤로 신촌 방향으로 쭉 걸어가면 나온다. 경의선 숲길 산책로에 이렇게 있는 것인데 사실 여길 의도하지 않고서야 지나치면서 걷긴 힘들다. 주변에 지하철역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버스가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걸어서 와야한다. 그러니까 내가 여태까지 한번도 안 오다가 이번에 처음 오게 됐지. 나 역시 인스타그램이었나. 어디서 여기 사진을 보고 '어디지? 가봐야겠다!' 하면서 메모장에 적어뒀다가 처음 방문했던 것이다.
가게 이름은 부산집이고 판매 구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흔히 오뎅바라고 알면 되겠다. 사실 이런 가게는 예전에 방문해본 적 있다. 그때는 혜화에 있는 곳을 갔었는데 매장 자체가 워낙 좁아서 자리에서 먹은 것이 아니라 포장해왔다. 그당시 친구들과 근처에서 한옥 스타일로 에어비앤비 하루 묵었다. 그때도 추억이구나. 완전 어릴 때인데. 나 학교 다녔을땐가 그랬던 것 같다. 사실 그런 모임을 하나 정도는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어떻게 하다보니 파토가 나버렸다. 내 영향이 좀 있는 것 같은데 붙잡고 있을 이유나 힘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도 한편으로 아쉽긴 하다. 인연이 아니더라도 굳이 내가 끊을 필요는 없었는데! 근데 그당시엔 내가 그러고 싶었나보다.
아무튼 거기 역시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다음에 또 한번은 오고 싶었다. 근데 그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장소를 홍대 근처에서도 찾을 수 있었고 첫 방문 후 너무 마음에 들어 이번에 또 오게 됐다. 그냥 분위기가 전부가 아니다. 맛도 훌륭하다. 사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모르겠으나 기타 다른 것을 포함해서 보면 가격은 이해되는 수준이다. 근데 배도 부르고 속도 풀리고 기분도 좋긴 하니까 가격이 눈에 들어올 정도로 부담스럽진 않다. 그냥 가성비까진 아니고 딱 적당한 느낌이라고 말하면 되려나.
아 근데 웨이팅이 있었다. 여기 역시 컨셉을 살려 장소 자체가 굉장히 협소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인테리어 역시 화려하지 않고 뭔가 그 특유의 선술집 같은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달까. 주방마저 굉장히 좁은데 일하시는 분들 세명이서 뭔가 동선 꼬임 없이 많은 일들을 척척 해내고 계셨다. 바로 앞에 스탠딩은 아니고 입석 좌석이 있어서 안 보려고 해도 주방 내부가 보인다. 생각해보니 방문했던 두번 모두 테이블이 아니라 이렇게 걸터앉아서 먹었었구나. 테이블의 경우 최소 3인 이상은 되어야 가능하다고 들었다.
기다리는 동안 그냥 주변 산책을 좀 했다. 근데 멀리까지 가긴 좀 그렇더라. 춥기도 추웠고 그냥 지나다니는 강아지들 구경하는게 편했다. 불금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강아지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메뉴판 구경도 했다. 사실 오늘 먹을 것은 정해져 있었다. 소고기 타다끼! 저번엔 이게 인기 메뉴인줄도 모르고 그냥 마음에 드는 것을 주문해서 먹었다. 그때 역시 충분히 맛있게 먹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저 메뉴를 주문해서 먹더라. 그래서 다음에 우리도 꼭 먹어보자 했고 오늘은 잊지 않고 먹기로 했다. 다만 배가 살짝 부른 상태여서 좀 걱정되긴 했다.
한 30분 정도 지났나. 오래 기다리긴 했다. 사실 평일에 왔으면 이런 기다림이 필요없었을텐데 이번주 너무 바빠서 도저히 평일에 여유가 나지 않았다. 뭔가 이날 밖으로 나갔다간 다음날 피곤해서 더 죽을 것 같았고 그냥 금요일에 왔는데 사실 웨이팅까지 예상하진 못했다. 그래도 자리가 나서 이렇게 안으로 들어와 앉을 수 있었고 바로 메뉴판을 보고 주문에 들어갔다.
여기 나름 주문 방식이 있다. 내가 그냥 어묵 한두개만 먹고 싶다고 하여 딱 그것만 주문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메인으로 가져가거나 별도로 메인요리를 주문하면 낱개로 추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보면 어묵 한두개와 함께 조촐하게 혼술을 즐기는 방식은 힘들겠다. 뭐 메인 요리 하나정도면 괜찮겠지만! 뭐 혼술할 정도로 술을 잘 알지도 못하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렇게 메뉴 주문을 했고 잠시 기다렸다. 다음엔 저 숙성간장 닭날개튀김을 먹어봐야겠다. 어디 이자카야 갔었는데 나름 별미였다.
바로 앞에 이렇게 주방이 있어서 내부를 보지 않을래야 보지 않을 수가 없다. 나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저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이렇게 주문도 받고 요리도 척척 만들어내시지.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 나도 이런 전문성을 키우는 뭔가를 했어야 하는데.. 지금도 전문성이 있긴 하지만 진입장벽이 워낙 낮은 분야라 뭔가 나만의 것이라고 말하긴 힘들다. 갑자기 쓸데없이 직업 이야기를 해버렸다. 근데 그만큼 여기 올때마다 감탄스러운 부분이긴 하다.
먼저 부산집 오뎅바 맥주가 나왔고 그다음 어묵 국물이 들어있는 통이 나왔다. 저 통이 그냥 열을 보호해주는 것이 아니라 안에 뭔가 있는 것 같다. 한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계속해서 연기가 올라오면서 뜨거움이 유지되더라. 소고기 타다끼 메뉴는 아직이었고 내가 별도로 주문한 물떡도 아직이었다. 물떡의 경우 내 통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주방에서 1차로 푹 달궈진 뒤에 적당한 식감에 맞춰 내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바로 저 통안에 들어가게 되는데 내가 꺼내서 먹으면 된다. 이 물떡이 저번에 굉장히 맛있어서 사실 여기 물떡 먹고 싶어서 온 것도 있다. 식감이 너무 좋았다.
내가 극찬했던 물떡의 비쥬얼이다. 굉장히 크고 실하다. 그리고 앞서 여기 특유의 매력이 주방이 바로 앞에 보인다는 것이었는데 연어인가 뭔가 위에 커피가루 같은 것을 저렇게 뿌려서 숙성 과정을 거치고 계셨다. 저 요리는 뭔지 궁금했다. 내 생각에 커피가루라고 느꼈지만 커피도 아니겠지..? 저런식으로 조리되는 음식을 먹어본 기억이 없는데 내가 여태 몰랐던건가. 저기에 잠시 관심을 가지게 됐지만 물어볼 정도로 궁금하진 않아 이렇게 그냥 사진만 찍고 말았다.
그리고 저번에 너무 맛있게 먹었던 물떡에 다시 눈길을 돌려 이렇게 하나 들어올린 뒤 개인컵에 옮겨 먹기 좋은 한입 크기로 잘랐다. 그리고 국물도 함께 홀짝하기 위해 같이 좀 덜었다. 기본 육수 베이스는 고춧가루 맛이 좀 칼칼하게 나는 약간 얼큰한 편이다. 절대 밍밍하지 않다. 감칠맛이 난달까. 딱 소주와 함께 먹으면 좋을듯한 베이스다. 내가 술을 잘 모르긴 하지만 남들이 말하는 그런 느낌인 것 같다. 사실 가게 내부 사진도 좀 찍고 싶었는데 모든 자리에 사람이 꽉 차 있어서 찍기가 좀 그랬다. 그래서 이렇게 내 앞 테이블 위 사진만 올라가는 것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아마 부산에서 이런식으로 나오는 것이 유명하다지? 어디서 들었던 것 같다. 근데 거기서 먹어본 기억이 없어 맛 비교는 불가하지만 아무튼 태어나서 이런 식감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내가 알던 떡인데 먹어왔던 그 맛이 아니다. 막 그 본연 자체에 특별한 맛은 없는데 식감이 너무 매력적이라 자꾸 입에 담고 있고 싶다. 너무 맛있단 말이지!
그리고 부산집 오뎅바 인기메뉴 소고기 타다끼 비쥬얼이다. 거의 바로 나왔던 것 같다. 얘의 경우 주방에서 후라이팬 위에서 나름 불쇼와 함께 만들어져 나온다. 그리고 이렇게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신다. 근데 딱 얘 비쥬얼을 보고나서 알았다. 방금 전에 규카츠를 먹고 왔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 이런 음식을 이날 처음 먹어보기에 비쥬얼 자체로는 규카츠와 맛이 비슷하겠지 않나 싶었다. 근데 일단 주문하기도 했고 저번에 먹기로 한거 한번 먹어보자고 했다.
그렇게 나오자마자 한입 넣어봤는데. 와 이것은 신세계였다. 일단 규카츠와 절대 비교할 수 없는 맛이고 사람들이 왜 얘를 꼭 먹는지 한입 먹자마자 알 수 있었다. 너무 부드럽고 이질감 없이 맛있더라. 저 뻘건 부분 때문에 망설이는 분들도 있을텐데 입에 들어가는 순간 저런 것은 잊혀진다. 그리고 원래 돼지도 아니고 소는 저렇게 잘 먹기도 하니까! 그리고 와사비, 무순, 간장 등 이런저런 소스가 같이 나오는데 다 필요없다. 처음 나올때 위에 저렇게 후추가루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것을 뿌려주시는데 그거랑 함께 먹는게 최고 맛있더라. 즉 추가 별다른 소스 없이 기본 그 자체로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는 말이다. 사장님께 저 소금 후추 같은 것을 더 달라고 하면 아마 주시지 않을까 싶다. 나의 경우 이날 이것저것들이랑 같이 먹어보느라 그러진 않았는데 다음에 또 가게 되면 별도로 저 소금 후추를 달라고 하여 따로 찍어먹을 계획이다.
아니 다녀온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어떻게 먹을 계획을 하고 있다니. 사실 여긴 매장 자체가 좁은 편이라 덜 인기가 많아졌으면 한다. 근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던데.. 나 웨이팅 30분 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왔다가 발걸음을 돌리더라. 요즘 밖에선 장사가 잘 안된다고 하는데 인기 있는 곳은 예외구나 싶다. 그래도 포스팅하는 것이 내 또다른 의무 중 하나니까 이렇게 올려본다. 나름 이색적인 분위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보면 좋겠다. 맛에도 인상적인 느낌을 받고 돌아올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