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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입맛 돋우러 중식 코스요리 동천 방문 어때요?

디프_ 2020. 2. 13. 20:32

봄날 입맛 돋을 수 있는 동천 중식 코스요리


오랜만에 낯선 음식을 먹었다. 낯선 음식이라.. 사실 장르 자체가 낯설진 않다. 다만 다른 메뉴들이 낯설다. 중국집에 오면 10번에 9번은 그냥 탕짜면 혹은 탕짬면을 먹는다. 이외에 다른 것을 먹어본 경험은 거의 없다. 아예 특별한 집을 찾아가지 않고서야 말이다. 한때는 찹쌀 탕수육이 너무 맛있어서 그 집을 찾아다닌 경험은 있다. 근데 거기 안간지도 벌써 시간이 꽤 흘렀다. 아직도 운영을 하려나 모르겠네. 아무튼 나에게 중국집은 그런 곳이다. 아마 나 포함 대부분 그러지 않을까 싶다. 


근데 지금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생각해본 것이 어릴 때는 정말 짜장면 배달을 많이 해먹었는데 요즘은 그렇게 먹는 사람이 많이 없는 것 같다. 치킨과 비교해서 말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치킨집을 오프라인으로 가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지만 중국집은 대부분 점심 포함 평소 동선에서 아무렇게 갈 수 있었다. 홍콩반점 같은 프랜차이즈도 많고. 오늘 주제와 별로 상관은 없는 이야기지만 그냥 갑자기 생각났다. 아무튼 치킨은 정말 배달 최적화 되어있다. 다만 가격이 고정되지 않고 계속 오르려고 하는 모습은 아쉽다.



오늘 소개할 장소는 거의 기억나지도 않는데 오랜만에 중식 코스요리 경험을 하게 해준 봄날 입맛 돋게 해주는 곳 동천 가게다. 가장 최근에 이런식으로 해당 장르 요리를 즐긴 경험이 예약하지 않고는 먹기 힘들다던 이연복 셰프님 가게였다. 형이 예약해줘서 어머니와 함께 다녀왔는데 뭐 나쁘지 않았다. 거기서 역시 이렇게 애피타이저부터 다양하게 즐긴 것은 아니고 메뉴 이것저것 주문해서 한꺼번에 다 같이 먹었다. 그렇게 먹으니 좀 다양하게 먹을 수 있긴 했다.


가게 소개를 좀 더 하자면, 평범하게 각종 신선한 재료로 맛과 건강을 고려하고 차원이 다른 서비스로 항상 고객의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식당이라고 한다. 셰프님 경력으로는 엠버서더호텔 4년, 센츄럴호텔 3년, 대관원 4년, 홍대솔로몬 7년, 공리 8년, 실크로드 3년 있으셨다고 소개되어있다. 이런 셰프님 소개글은 또 여기서 처음 보는 것 같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며 매주 일요일은 쉰다. 브레이크 타임은 평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고 토요일에는 아마 없는 것 같다.


메뉴판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했다. 사실 다른 중국집 가면 이런 것들을 살펴볼 필요가 없다. 벽에 알아서 대표 메뉴들이 적혀있기 때문에 그중에 고르면 된다.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어차피 선택지는 둘 중 하나다. 짜장이냐 짬뽕이냐. 탕수육은 서브로 당연히 들어가는 것이고 말이다. 예전에는 탕짜면 같은 것을 섞어서 안 파는 가게들이 간혹 있긴 했는데 요즘은 그렇게 팔지 않는 곳을 거의 못 봤다. 홍콩반점은 안 그렇긴 하던데.. 아무튼 뭐 일반 집들에선 다 그렇게 섞어 파는 것 같다.



메뉴는 동천 Signature Course 중 하나인 소망으로 주문했다. 가격은 4만원부터 10만원까지 다양했는데 얘가 그나마 가성비 있어보였다. 7만원 짜리도 나쁘지 않아 보이긴 했는데 좀 무리수인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나오는 요리로는 처음으로 사품냉채가 나오고 그 다음 게살샥스핀, 경도해삼, 부귀중새우, 삼선누룽지탕, 소고기피망차우와 꽃빵 마지막으로 짜장, 짬뽕, 기스면 중에 선택할 수 있는 식사가 나왔다. 후식도 당연히 나오고!


솔직히 중식 코스요리 구성에 탕수육이 빠져있다는 것이 많이 아쉬웠다. 아무리 새우가 들어가 있다곤 하나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탕수육이 없다니. 처음엔 그냥 패스할까 싶었는데 맛이라도 봐야겠다 싶어 추가로 하나 주문했다. 뭔가 안 먹으면 괜히 허전하다. 의도하고 이렇게 메뉴를 구성하신 것인가. 아무튼 이 부분 좀 아쉬웠다. 다만 추가 주문할 때 잘 생각하긴 해야한다. 기본적으로 나오는 요리만 먹어도 굉장히 배가 부르기 때문에 추가로 주문하면 배가 정말 터질 수 있다. 다 먹고 나서 배불러 죽는 줄 알았다. 그렇게 포식한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봄날 입맛 돋구는 것도 중요하긴 한데 괜히 소화불량이 오면 안되니까 잘 조절해야 한다.



앞서 메뉴판에 서비스도 차별화를 두었다고 말씀 주셨는데 큰 차이점을 발견하진 못했으나 그게 부족했다는 것은 아니었다. 한 사람당 먹기 편하게 한 접시별로 가져다 주셨고 또 다 먹은 그릇은 다음 메뉴가 이어져 나올 때 바로바로 치워주셨다. 그 짜사이인가 아무튼 그런 것들도 떨어진 것을 알아서 매번 체크하시고 가져다 주셨다. course식으로 뭔가를 먹으면 확실히 소비자 입장에서 편하긴 하다. 추가로 뭔가를 할 것 없이 알아서 제공되고 먹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아 사진도 찍고!


메뉴 소개는 앞에서 한 것 같고 후기 위주로 설명을 하고자 한다. 그냥 먹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용어라든가 신선한 표현 같은 것은 할 줄 모른다. 아마 식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표현들이 줄지어질 예정이다. 우선 냉채의 경우 이 새콤함 정말 오랜만이다. 그 겨자의 톡 쏘는 특유의 맛. 먹기 전까지 몰랐는데 먹고 나서 이런 음식 정말 오랜만에 먹는구나 싶었다. 그만큼 맛있게 먹을 수 있었고 기본적으로 냉채가 부족하지 않게 나오기 때문에 양 사이드에 있는 재료들에 한입씩 올려서 나눠먹을 수 있었다. 딱 입에 생기돌게 하기 좋았다.


다음은 게살샥스핀. 이거 처음 먹어보는 비주얼이다. 그 옛날에 막 급식 먹을 때 나오던 비지국 비슷한 비쥬얼인데.. 근데 이런 곳에 오면 일단 가리지 않고 먹어본다. 약간 믿고 먹는 경향이 있다고 해야하나. 나름 고급집인데 평소 내가 먹는 습관으로 음식을 대하면 안된다. 그러면 발전이 없다. 안 먹어보던 것을 먹어봐야 또 새로운 맛을 알게 된다. 아무튼 그렇게 먹어봤는데 얘는 자극적인 부분 없이 그냥 누구나 삼삼하게 먹기 편한 그런 맛이었다. 그리고 경도해삼이 나왔는데 사실 해삼을 이렇게 메인으로 먹어본 적은 이때가 처음이다. 비쥬얼이 살짝 무섭긴 했는데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이때 아니면 언제 먹어보겠어'라는 마음가짐으로 끝까지 다 먹었다. 맛 자체는 이상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평범한 맛이었다.



그렇게 에피타이저 종류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식사가 될 수 있는 아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부귀중새우! 중식 코스요리 등급에 따라 크기가 다르다고 한다. 가격이 비쌀수록 크기가 크다고. 뭐 나에겐 이정도도 충분했다. 다만 칠리가 아니라 크림이네.. 그 부분이 좀 아쉬웠다. 뭐 셰프님 다 계획이 있으신 것이겠지! 아니면 이 소스도 가격에 따라 다른 것인가? 그 부분은 확인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역시 튀긴 것은 언제나 옳다. 이게 맛 없을 수가 없지. 살도 두툼해서 좋았다.


그리고 삼선 누룽지탕. 비쥬얼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아주 실하다. 다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재료 특성상 뜨거움이 유지되니 먹을 때 조심해야한다. 나중에 식은 줄 알고 팍 먹다가 데일뻔했다. 생각보다 얘 양이 많으니 바닥이 보일 정도로 다 먹으면 식사를 즐기지 못할 수 있다. 다른 것들은 다 접시 바닥을 만났지만 얘만은 예외였다. 조금 남겼다. 근데 그게 맛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먹다 보면 다른 것도 먹어야하니 좀 참은 것도 있다. 얘만 남았으면 아마 다 먹었을 것이다.


꽃빵은 사실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 아닐까 싶다. 소소하게 저 돌돌 말린 것을 펴서 그 위에 재료 올려 싸먹는 맛도 있고. 재료인 소고기피망차우의 경우 간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고 딱 적당했다. 맨 꽃빵과 같이 먹기 부족함 없었다. 여기서 간이 더 셀 경우 물을 찾게 될 것이고 약할 경우 입이 심심해질 수도 있는데 그 중간에서 조화를 잘 이뤘다. 만족스러웠지만 굳이 아쉬웠던 점을 하나 뽑자면 피망 비율이 소고기보다 매우 높았다는 것? 가격 측면에서 의도하신 것 같진 않고 셰프님의 마음으로 조화를 찾기 위해 그러신 것이려나. 일반 소비자인 나는 잘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짬뽕과 후식이 나왔다. 식사의 경우 짜장, 짬뽕, 기스면 중에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날은 뭔가 짬뽕이 땡겼다. 살짝 느끼했나. 매콤한 국물이 마시고 싶었다. 평소라면 무조건 짜장면인데. 나의 경우 7:3, 8:2 비율 정도로 짜장면을 택하는 것 같다. 이유는 딱히 없고 그날그날 당기는 것을 주문하는 편인데 저정도 비율이 나오더라. 근데 이날은 짬뽕으로 택했고 먹어봤다. 와 근데 확실히 면발이 살아있다. 뭔가 탱탱하다고 해야하나. 정말 방금 만들어져 나온 그런 탱탱함이었다. 국물 자체는 텁하지 않은 깔끔한 맛이었는데 솔직히 그것보단 면발에 좀 반했다. 이때 배가 벌써 터질 지경이었는데 그 면발의 매력 때문에 계속해서 젓가락을 들게 됐다. 그만 먹어야 하는데.. 배부르면 나만 고생하는데 알면서도 손이 계속 향했다.


마지막엔 자의반 타의반으로 젓가락을 내려놨다. 배가 불러도 너무 불르더라. 평소에도 배가 부를 때까지 먹긴 하는데 이날은 그 허용치를 넘어섰다. 먹다가 토한 경험은 여태까지 없지만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도 봄날 입맛 돋군다고 찾아온 동천인데 의미없게 만들면 안되지. 참았다. 마지막으로 나온 후식도 저 가운데에 있는 저거 이름을 뭐라고 하지. 아무튼 저걸로 약간 신선한 입가심을 하고 자리를 일어났다. 갑자기 차가운 식혜가 생각나더라. 물 자체도 그 중국집 특유의 따뜻한 차 같은 물이 기본적으로 나왔다. 그래서 나중에 차가운 물 좀 주실 수 있냐 해서 그걸로 대신 마셨다. 역시 난 차가운 것을 좋아한다.


전체적인 후기를 말하자면 뭐 나쁘지 않았다. 괜찮았다. 구성도 좋았고 배는 확실히 부르고! 비싼 것 먹고 배가 부르지 않으면 안되지. 다만 가성비는 잘 모르겠다. 3만원은 오바고 4만원 정도면 괜찮으려나. 사실 4만원이나 5만원이나 내는 입장에선 큰 차이가 없는데 그냥 지금 한번 생각해봤다. 다만 재방문은 잘 모르겠다. 나빠서가 아니라 이렇게까지 먹을 일이 많으려나 싶어서. 그냥 심플하게 먹어도 충분히 만족이 되는 종목군이다. 그래도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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