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멀지만 국제거리 도보 이동 가능한 숙소, 위클리 하버뷰 맨션
스노쿨링을 끝내고 대충 샤워를 한 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둔 숙소로 바로 이동했다. 다음날 한국행이 편하도록 공항 근처에 있는 국제거리 숙소에서 1박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약 한시간 정도 되는 거리를 달려야했다. 사실 거품을 내 샤워한 것도 아니고 물로만 대충 씻은 상태이기 때문에 다들 춥기도 하고 뭔가 찝찝했다. 그렇게 오후 다섯시 쯤 위클리 하버뷰 맨션에 도착했다. 짐을 챙겨 나오면서 힘들다는 소리가 입에서 절로 나왔다.
총 방 2개를 예약했고 한 곳은 2명이서 잘 수 있게, 다른 한 곳은 남자 네명이서 잘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하니 가격이 1박에 282,269원이 나왔다. 저렴한지 안 저렴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때 출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후딱 예약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실제로 가보니 2인실이나 4인실 방 규모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4인실은 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침대에서 각각 2명이 자고 땅바닥에 이불을 깔고 나머지 2명이 잠을 자야했다. 나하 위클리 하버뷰 맨션 방 자체가 넓직넓직한 편이라 큰 부담은 없었다. 다만 이불이 넉넉하지 않아 땅이 좀 베겼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방 시설은 좀 오래된 느낌의 노후한 편이나 식탁이라든가 쇼파, 뷰, 넓이 등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국제거리를 걸어서 이동 가능하다는 메리트가 있는데 이렇게 대량 숙박이 가능하다는 점이 좋았다. 솔직히 걸어서 5분 거리는 아니고 한 15분 정도 걸어야했지만 말이다.
어떻게 보면 누군가에게 제일 중요한 화장실의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나름 숙소를 잡을 때 화장실을 중요하게 본다. 인원이 많을 경우 복잡하지 않아야하고, 투숙 인원이 적더라도 너무 비좁지 않아야했다. 화장실이 좁기로 유명한 일본이기에 이 부분도 많은 신경을 썼다. 실제로 대부분 방이 넓어도 화장실이 하나이기 때문에 방을 두개 잡은 것도 있다. 만약 6명이서 한 화장실을 사용해야한다면 출발하는데만 꽤 오랜 시간을 써야했을 것이다.
여기 Weekly Harbourview Mansion은 동시에 사람들이 씻을 수 있도록 샤워할 수 있는 공간과 별도로 세면대가 하나 더 있었다. 누군가 샤워할 때 양치를 할 수 있었고 바로 옆에 세탁기도 있어 기타 시설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두었다. 그리고 아래 사진에서 문 닫힌 공간은 볼 일을 볼 수 있는 곳인데 딱 그냥 변기 하나만 놓여있고 다른 공간은 없다. 바로 옆이 복도라 좀 그렇긴 한데 딱 1인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만 있었다.
씻겠다는 사람이 있어 기다리고 나도 그동안 가볍게나마 씻다보니 6시가 되어서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위클리 하버뷰 맨션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5시이니 그래도 짐 풀고 이것저것 하며 나름 금방 밖으로 나왔다. 기다리는 동안 테라스라고 하긴 뭐하고 발코니 같은 곳으로 나가 노을을 감상했다. 사실 하버뷰라고 했지만 해당 장소는 찾기 힘들었고 낡은 건물들과 맑은 하늘을 구경할 수 있었다. 솔직히 기대도 안했는데 이런 풍경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있었다. 역시 사람은 기대치가 낮아야 쉽게 감동 받는다.
그리고 아래 사진은 1층에서 바로 만나볼 수 있는데 그냥 상가 같은 곳이 아니라 여기 숙소 인포 같은 곳이다. 들어가서 체크인, 체크 아웃을 하고 여러가지 안내를 받고 문의를 할 수 있다. 여기 처음 도착했을 때 다른 일행이 먼저 체크인을 하고 예약한 내가 나중에 별도로 가야했는데, 1층 어디로 가면 있다고 했는데 찾다가 좀 헤맸더니 여기였다. 그러니 이 포스팅을 보는 사람들은 헷갈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제거리로 걸어서 이동하면서 찍은 나하의 모습이다. 사실 정말 진짜 관광지라는 느낌이 하나도 없고 일본인들이 거주하는 모습 그대로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모든 곳이 조용했고 적적했다. 시간대가 저녁 시간이라 다들 식사를 하고 있어 좀 애매할 수도 있겠으나 뭔가 사람 없는 교토처럼 고요했다. 근데 난 이런 장소와 모습이 좋았다. 뭔가 정말 여행을 온 기분이랄까. 복잡하면 놀러 온 나도 정신이 없다.
마지막으로 포스팅을 마치면서 이번 숙소의 단점을 하나 말하고자 한다. 앞서 침대에 각기 한명씩 자고 아래에 이불을 깔고 나머지 두명이 잤다고 말했었는데, 바로 옆에 있는 냉장고에서 소음이 엄청나게 들려왔다. 바로 옆 방 방음도 잘 되지 않았는데 이 냉장고 소음이 정말 최악이었다. 그래서 어차피 냉장고에 들은 것도 없어 선을 뽑고 잤다. 그래도 발열 히터는 아주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