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일처 김포공항 중국집 많이 아쉬워
친구들과 저녁을 먹었다. 원래 낮에 당구만 치고 헤어지려 했는데 그냥 집에 가기가 아쉬워 친구들을 불렀다. 이 친구가 부산에서 군인을 하고 있는 친구라 밤 비행기를 타고 내려갔어야 했는데 내려가기 전에 저녁을 먹자고 하니 다들 모였다. 원래는 동네에서 먹으려 했으나 비행기 시간이 애매해 김포공항 근처에서 먹기로 했다. 그렇게 뭘 먹을지도 모르고 일단 출발했는데, 한 친구가 김포공항 근처에 오래된 중국집이 있다고 자기가 가봤는데 괜찮았다고 거길 가자고 했다. 도일처라고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는데 지나가다 분명히 봤을 것이라고 해 일단 와봤다.
지나가다 봤던 곳이 맞았다. 길 한복판에 이렇게 크게 있기에 안 보고 지나쳤을 리가 없었다. 근데 주차공간이 상당히 애매했다. 길가에 주차되어있는 차들로 보아 우선 이렇게 대는 것 같기도 한데 정확한 것은 모르겠다. 원래 이런 것도 다 잡으면 잡히지 않나..? 지금 포스팅을 하면서 알았는데 문 앞에 '주차해드립니다'라는 판이 있는 것으로 보아 별도의 주차공간이 있긴 한가보다. 고생하지 말고 도착하기 전 미리 전화해 발렛을 맡기는 것이 낫겠다.
안으로 들어왔다. 1층 매장은 텅 비어있었는데 점원분이 2층으로 안내하는 것을 보아 2층에는 많은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우린 그냥 편하게 1층에 앉았는데 실제로 먹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위로 올라가고 내려와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가고 그랬다.
성인 남자 4명이서 사천탕수육 중 29,000원짜리 하나와, 짬봉밥 8,000원 하나 그리고 짜장면 7,000원 세 개를 주문했다. 원래 기본 탕수육을 먹으려 했으나 한 명이 사천을 주장했고, 대자를 먹을까 하다가 다들 배고픈 상태는 아니기에 중자도 충분할 것 같아 중으로 주문했다. 그리고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도일처 김포공항 중국집, 사천탕수육이 가장 먼저 나왔다. 근데 생각보다 양이 적었다. 값이 거의 3만 원인데 말이다. 사천이라 그런가..? 처음 먹어보는 메뉴기에 우선 그냥 그러려니 했다. 사실 중국집으로 모두 다 좋아하는 홍콩반점이 있었는데, 김포공항 근처로 맞추다 보니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래서 먹으면서 자꾸 거기와 비교할 수밖에 없었는데 우선 가격과 양의 측면에서 꽝이었다.
맛이라도 좋으면 괜찮겠다 싶어 먹어봤는데 그마저도 좀 아쉬웠다. 매콤해 보이긴 한데 실제로 그렇지도 않고.. 한 친구는 좀 눅눅하다고 튀긴지 좀 된 것 같다 말했다. 진위여부는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양념을 겉에 입히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남김없이 다 먹은 것으로 보아 맛이 아예 없진 않았다. 근데 양이 적은 것은 확실했다.
그 뒤에 나온 짬뽕밥과 짜장면의 비쥬얼이다. 이날 점심에 라면을 먹었기 때문에 또 면을 먹으면 그럴 것 같아 짬뽕밥으로 주문해봤다. 내가 태어나서 짬뽕밥을 처음 먹어본 곳이 홍콩반점이었는데 거긴 진짜 맛있었다. 프랜차이즈다보니 맛이 변할 리도 없었고 그 뒤로 종종 가서 먹었다. 다른 가게에서 짬뽕밥을 먹어본 것은 이 도일처가 처음이었고, 그래서 맛이 상당히 궁금했다.
우선 당면은 없었고 이렇게 공깃밥과 같이 따로 나뉘어져 나왔다. 국물을 한번 마셔본 뒤 밥을 말았다. 그리고 먹어봤다. 나쁘진 않았는데 맛있지도 않았다. 평범했다. 친구가 왜 여길 맛있다 했는지 모르겠다. 덩치도 큰 편이라 그냥 다 맛있어하는 애라 그랬을 수도 있겠다. 아니면 내가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에서 먹어 냉정한 것일 수도 있겠고. 그래도 사천탕수육과 다르게 양이 적진 않았다. 이런저런 내용물이 많이 담겨있었고 먹다보니 좀 남았다.
그리고 짜장면은 그냥 평범했다. 친구들은 짜장면을 다 먹긴 먹었는데 이 역시 맛있는 편은 아니라 했다. 먹으면서도 내내 홍콩반점을 이야기했다. 사실 거긴 바로바로 만들어지는 시스템이기도 하고 이 가격의 반이면 네 명이서 배불리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더 그랬겠다. 나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중국집이라고 하긴 하나 위치가 애매한 곳에 있기도 하고 재방문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근데 장사는 계속해서 잘 되고 있는 것 같아 꼭 이날 우리의 입맛이 정답이라고 말할 순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