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회 제철 겨울에 바다회사랑 2호점에서 실컷 먹기
2018년이 지나가고 2019년이 왔다. 2018년에 친구들과 가졌던 마지막 추억을 공유하고자 한다. 12월 29일 토요일, 부산에서 친구가 올라온다기에 다 같이 모이기로 했어. 모임 장소는 홍대에 있는 바다회사랑 2호점이라는 곳이다. 여기에 가게 된 사실이 좀 웃기다. 그룹 카톡에서 친구들끼리 갑자기 회에 대한 부심이 불었고, 와사비만 있으면 된다 뭐 초장을 찍녜 마녜 광어맛 밖에 모르면서 등등 말이 오고 갔다. 그러다 갑자기 겨울은 방어회가 제철이라며 이걸 먹어줘야 한다고 결론이 났다.
사실 개인적으로 어류에 대해선 초보다. 잘 즐기지 못하는 편이다. 가장 즐겨 먹는 것이 초밥이고 그 외의 것들은 가끔 가볍게만 먹는다. 뭔가 모르게 회는 많이 안 먹게 된다. 그래서 방어회에 대해서도 무지했는데 이웃님들 중에서도 겨울엔 참치보단 방어가 훨씬 낫다는 말씀도 있고 해서 이번 기회에 가보기로 했다. 여긴 친구가 가기 전까진 안 알려준다며 자기가 알고 있는 맛집이라고 데려갔다. 그렇게 엄청 추운 날, 바다회사랑 2호점에 도착했다.
예상 시간보다 좀 늦게 도착하여 미리 도착한 친구들이 먼저 좀 먹고 있었다. 전화로 예약은 불가하다고 하여 10시가 좀 안 돼서 도착했는데 이때만 해도 자리가 여유 있었다. 근데 11시쯤 되니 밖에 대기하는 사람까지 생기는 것을 보고 맛집은 맛집이구나 싶었다. 근데 그만큼 내부가 좁고 정신없기도 했다.
메인에 보이는 사진이 방어회다. 가운데에 하얀 껍질로 덥힌 부분이 있는데 친구가 이 부위가 배꼽살이라며 여기가 제일 맛있다고 말해줬다. 가장 큰 대자로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몇 점 나오지 않았다. 날치 알밥은 1,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양이 많아 한 4번은 시켜먹은 것 같다.
그렇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90,000원짜리 대방어를 먹어봤다. 식감은 참치와 비슷했다. 느끼한 맛이 나면서 고기가 두툼하다 보니 식감도 어느 정도 있었다. 근데 그에 비해 사르르 녹는 편이었다. 맛있었다. 사실 연어처럼 너무 두꺼우면 물컹물컹한 느낌이 많이 나 좀 꺼리는 편인데 이날은 배가 고파서 그런지 맛있게 잘 먹었다. 와사비에도 먹어보고 초장에도 먹어보고 간장에도 먹어봤다. 요즘은 생강에 그렇게 꽂혀서 그렇게도 같이 먹어봤다. 개인적으로 생강과 간장, 무순과 초장에 먹는 것이 제일 맛있었다.
나보다 더 늦은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이 친구가 오기 전에 방어회가 사라질 지경이었다. 그래서 추가로 우럭 중자리를 40,000원 주고 주문했다. 그러니 서비스로 멍게를 이렇게 주셨다. 멍게의 신선도를 유지하기가 상당히 힘든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나온 것을 처음 먹어봤다. 뭔가 물컹물컹한 식감에 약해 먹어본 적 없었는데 친구들이 오늘은 도전해보라 해서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 초장을 듬뿍 찍어서 먹어봤다. 생각보다 비린 맛도 없고 맛있었다. 엄청 비릴 줄 알았는데 괜찮았다.
우럭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맛이었다. 양도 적당하고 충분히 신선한 느낌이었다. 자칭 회에 잘 안다는 친구들이 말하길 여기가 부산이나 그런 곳에 비하면 싼 편은 아닌데, 서울에선 싼 편이고 맛도 좋은 곳이라 알려줬다. 아무래도 내 친구들이기 때문에 신빙성에 다소 의심이 가긴 하지만 우리가 먹는 동안 계속해서 사람들이 오고 복잡한 것을 보면 확실히 맛집은 맛집인가보다.
마무리는 뭐니뭐니해도 매운탕이다. 사실 잘 먹지도 못하는 소주를 몇 잔 마셔서 따뜻한 국물이 절실했다. 끓기까지 기다렸다. 매운탕은 국물이 없어질 정도로 푹 끓여야 그 맛이 제대로 난다. 어설프게 끓었을 때 먹으면 싱겁다. 그래서 인내의 시간을 갖고 기다렸다. 그리고 먹어봤다. 진리였다. 제일 싼 가격인 7,000원이었지만 우리에겐 제일 맛있는 마무리였다. 다들 국물이 엄청 맛있다며 계속해서 먹었다. 물을 더 넣어 끓이고 싶었지만 그 본연의 맛이 사라질까 더 쫄기 전에 후딱 먹었다. 그리고 아까 남은 우럭을 살짝 데쳐서 먹는 친구들도 있었다.
4인 기준 총 가격은 16만 원 정도가 나왔다. 싼 가격은 아니지만 배불리 맛있게 잘 먹을 수 있었고 추후 회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면 데리고 갈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회보다 매운탕이 계속해서 생각났다.
대부분 싯가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메뉴판이 딱히 필요할까 싶지만, 참고하신 분들이 있을까봐 같이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