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 축산물시장 대호축산에서 한우 2kg 포장했지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장동 축산물시장을 다녀왔다. 듣기도 많이 듣고 영화에서도 종종 봤었는데 이렇게 방문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한우를 직접 사고 싶었고 흔한 동네 정육점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곳에 가 직접 사보고 싶었다. 근데 정보가 너무 없어 막연했다. 주변에 여길 다닌다는 사람도 본 적 없고. 노량진처럼 여기도 호갱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인지 아니면 신뢰할 수 있는 곳인지도 불분명했다.
별 생각 없이 이런 이야기를 친구에게 했는데 이 친구가 외식할 때마다 여기 가서 한다고 했다. 생각지도 못한 소득이었다. 그래서 가는 곳 좀 추천해달라고 하여 하늘축산과 대호축산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자기들은 매번 하늘축산을 갔는데 아버지가 대호도 괜찮다고 가보라 하셨다고 했댄다. 사장님이 고등학교 동창이긴 한데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라는 말씀과 함께. 그래도 친구가 하늘이 더 품질 좋은 것 같다고 해 그냥 하늘을 가야겠다 싶었다. 이왕 먼 거리를 가는 만큼 조금이라도 더 맛이 좋은 곳을 가고 싶었다.
그렇게 마장동 축산물시장에 도착했다. 오기 전에 들은 tip은 고기 접시에 담겨져 있는 것 말고 새로 잘라서 담아달라고 하라는 것 하나였다. 아 맞다. 그리고 맛있는 부위도 소개받았는데 기본적으로 꽃등심과 살치살, 토시살을 가져가고 내가 씹는 맛을 좋아한다고 하니 부채살도 알려주었다. 4인 기준으로 2kg면 충분히 먹는다고 하였고 가격은 대충 25만에서 30만 원 정도가 나올 것이라 하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정확했다.
마장동 공용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밖에 나오니 내가 생각했던 규모보다 상당히 좁았다. 그리고 바로 소 냄새가 났다.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이 없었다. 한우는 새해보단 명절 때 선물용으로 많이 나가니 나름 이해가 됐다.
신기하게도 하늘과 대호 두 곳에만 이렇게 사람이 붐볐다. 다른 곳엔 대기 중인 사람 자체가 없었다. 물론 날이 추워 가게 위로 올라가 이미 식사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내가 보기엔 그랬다. 먼저 좀 더 맛있다는 하늘로 와 포장을 하려 하는데 안되는 부위가 너무 많았다. 이미 포장되어있는 모듬세트로 사면 부위들이 있긴 했는데 친구가 직접 썰은 것을 사라고 했으니 이건 별로 사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다른 부위라도 사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위에 테이블로 올라가겠다는 손님들이 와 먼저 응대를 하느라 잠시 멍을 때려야 했다. 근데 이야기가 생각보다 길어져 그냥 대호로 자리를 옮겼다.
다행히 여긴 모든 부위 포장이 가능했다. 등심과 부채살, 토시살, 살치살로 구매했다. 안심을 살까 했는데 등심과 맛이 비슷할 것 같았고 키로수는 한정되어있는데 종류만 많아지면 뭐 하나 제대로 먹을 것이 없는 것 같아 4가지로 한정했다. 그리고 육회가 먹고 싶어 추가로 200g을 주문했다. 100g당 6,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서비스로는 사시미와 차돌박이가 나왔는데, 그 양이 많진 않다. 가격 자체가 저렴하다 보니 서비스가 그렇게 좋다 말할 순 없겠다.
2kg에 총 25만원이 나왔다. 앞에 친구가 말해준 가겨 그대로 나왔다. 정말 외식 때마다 여길 오긴 오나보다. 주차권도 무료로 받을 수 있었고 그렇게 포장을 하고 집으로 향했다.
1kg씩 나눠서 포장했고 하나를 뜯은 모습이다. 보기엔 적어 보이는데 맨 아래 손바닥만한 등심 두 개가 깔려있어 4인 기준 한 끼론 충분해 보였다. 우린 2인이었기에 서비스로 나온 차돌까지 먹다 보니 많이 못 먹었다. 맛에 대해 말하자면 확실히 기존에 먹어왔던 한우와 확실히 달랐다. 두께가 두꺼움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잘 뜯겼다. 원래 이 정도면 질기는데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근데 맛은 잘 모르겠다. 차돌박이 자체에 원래 좀 단맛이 있지 않나..? 처음에 그 맛에 반했었는데 여기선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부드러움만으로는 백점인데 고기 본연의 맛을 따지면 잘 모르겠다.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근데 워낙 싸구려 입맛이기도 해서.. 정확한 정보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