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중식당 Chen Ji 국물이 일품!
다시 바르셀로나에 별 탈 없이 잘 도착했다. 근데 내 몸이 문제였다. 오는 길에 버스 안에서 너무 춥고 불편했는데 감기몸살이 온 것 같았다. 그래서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었고 숙소 사장님에게 추천받은 국숫집을 가기로 했다. 중식당인데 국물 맛이 일품이라고 말씀해주셨었다. 위치도 바로 역 앞이라 후딱 먹고 다시 숙소로 복귀해 쉬고 싶었다. 구글 평점도 4.3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아 그리고 오는 길에 우연히 아그바 타워를 볼 수 있었다. 사실 얘를 보러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위치가 애매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비록 차 안이지만 보긴 봤기에 만족스러웠다. 별 색다른 것은 없었고 그냥 타워가 불빛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탔던 곳인 25번에서 다시 내렸고 한 10분 정도 걸었을까. 바르셀로나 Chen Ji에 도착했다. 메인 간판이 한문으로 되어있어서 하마터면 못 찾을 뻔했다. 그래도 중식당인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자세히 살펴봤다. 입구부터 사람이 엄청 많았다. 한국인 관광객도 좀 오는 것 같은데 그보단 중국인들이 많았다. 서양인도 많이 찾아오는 맛집이었다.
비어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화장실은 2층에 있다고 해 위로 올라 갔다 온 뒤 메뉴를 주문했다. 다행히 영어 메뉴판이 있었다.
사장님에게 추천받은 소파데 따야리네 마리스코를 주문하였고, 또 하나는 닭고기 같은 요리인 립스 위드 페퍼 그리고 물을 주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추워서 좀 정신이 없었는데 주변을 살펴보니 다 만두를 먹고 있었다. 그래서 만두도 먹어야 했나 고민했는데 이미 메인 메뉴를 두 개나 시켰기에 세 개는 아무리 맛본다 해도 너무 무리수 같아 참기로 했다. 괜히 아쉬웠다.
먼저 립스위드페퍼가 나왔다. 생각했던 거랑 비쥬얼이 달랐다. 흡사 한국의 탕수육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겉에는 후추가 뿌려져 있고 안에는 소금간이 되어있어 별도로 소스가 필요하진 않았다. 적당히 맛있었다. 근데 얘 말고 그냥 만두를 먹어볼걸 그랬다. 익숙한 맛이었다.
기다리던 소파데 띠야리네 마리스코가 나왔다. 아까부터 추위에 떨고 있어 그런지 따뜻한 국물이 너무 먹고 싶었다. 원래 국물 요리를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바로 먹었다.
아 먼저 맛에 대해 말하기 전에, 여기는 별도로 좋은 서비스를 기대하면 안되는 것이다. 중국에 살아본 적이 없기에 편견일 수 있겠지만 나름 가게 스타일이 있었다. 메뉴판을 던져서 준다거나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 가져간다거나 등.. 근데 기본적인 대화나 손님 응대에선 착하게 대해주셨다. 아마 기본적인 성향 차이이지 서비스가 나쁘다거나 좋다고 평가할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다시 맛 후기로 돌아와, 국물이 완전 대박이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각종 해산물이 들어가 있어 그런지 깊은 맛이 우러났다. 그리고 들었던 대로 양도 무지 많았다. 얘 하나만 먹었어도 다 못 먹었을 것 같은데 다른 메뉴까지 주문했으니.. 게다가 컨디션도 안 좋았으니 남길 것이 뻔했다. 여긴 욕심내지 않고 1인 1메뉴를 해야하는 가게다.
첫 국물 맛은 대박이었지만 면부터는 그냥 그랬다. 이것 역시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고 익숙한 느낌이었다. 계산은 테이블에 가서 했고 가격은 총 11.15유로가 나왔다. 둘이 먹어야하는 양을 주문했으니 1인이 아니라 2인으로 계산하면 충분히 가성비 있는 가게다. 둘이 충분히 배부르게 먹고 나올 수 있는 양으로 나온다. 몸만 좀 괜찮았더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추가로, 나올 때 사장님이 직접 계산을 해주셨는데 그 미소가 너무 좋았다. 딱 보면서 든 생각이 이런 분이 정말 장사를 해야 되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난 아무래도 자영업 서비스직은 안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