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로나 코스타브라바해안, Barcelona Estacio del Nord 버스 출발
(Costa Brava)
바르셀로나에서 보내는 다섯 번째 아침, 오늘은 근교인 지로나 코스타브라바해안을 가는 날이다. 원래 게으른 아침을 좋아하지만 근교로 떠나는 날에는 부지런을 떨기 위해 노력한다. 조식을 먹으며 사장님과 같은 방을 쓰고 있는 사람들과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람블라스 거리 까르푸 후문 쪽으로 약 두 골목 정도 지나가면 오른쪽에 커피집이 있는데 거기서 커피를 사면 좋다는 추천을 받았다. 나중에 한번 사려 했는데 결국 찾지 못했다.
아무튼 그렇게 씻고 12시가 다 되어서 밖으로 나왔다. 씻는 시간이 겹쳐 생각보다 조금 늦게 나와 길을 헤매지 않고 서둘러야 했다. 카탈루냐에서 L1을 탄 뒤 Arc de Triomf역에서 환승 후 Barcelona Estacio del Nord역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할 예정이다.
Barcelona Estacio del Nord역에 도착했다. 밖으로 나가 버스터미널로 간 뒤 티켓을 끊고 약 1시간 30분 정도 타고 지로나 코스타브라바해안으로 가야 한다. 여기까지 오면 반은 해결한 것이다. 생각보다 근교로 이동하는 것이 어렵지가 않다. 한국에서 낯선 장소까지 놀러 오는 외국인을 보면 신기해했는데 한국은 이보다 더 편하게 되어있을 것을 생각해보니 그렇게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여긴 처음 오기도 하고 원래 오려고 예정되어있던 곳이 아니라 아는 정보도 하나도 없었다. 믿을 건 그냥 구글맵이었다. 근데 구글맵이 티켓 끊는 장소까진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오자마자 인포메이션으로 가 상황을 설명하니 한층 위로 올라가서 게이트 23으로 가라는 답변을 얻었다. 근데 이 게이트 찾기가 또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이곳저곳 다니며 눈치로 찾아봤다. 우선 여기 ALSA 마크로 되어있는 곳은 아니었다.
그래서 반대편으로 넘어왔다. 공항이긴 하지만 Girona라고 써있는 것을 보고 여긴가 싶었다. 근데 여기도 아니었다. 그래서 한 번 더 방황했다.
지금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근처에서 찾았다. 바로 여기였다. 전광판이라고 해야 하나. 확인해보니 13:30에 TOSSA DE MAR로 가는 버스가 있음을 확인했다. 사실 12시꺼를 타야 정상이었지만 13:30분 꺼라도 탈 수 있었음을 감사해야 했다. 왜냐하면 그다음 버스가 없었기 때문이다.
12.15유로에 편도 티켓을 끊었고 돌아오는 시간표에 대해 물으니 이렇게 체크를 해주었다. 한 3시쯤 도착할 것 같으니 6시 55분 꺼를 타고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오기로 했다. 그럼 제대로 도착하면 오후 9시가 된다. 나름 하루의 시작과 끝이니 이 계획에는 차질이 없어야 했다.
가서 먹거나 혹은 버스에서 먹을 빵과 물, 그리고 쵸콜렛을 샀다. 대충 5유로 정도가 나왔다. 그리고 지로나 코스타브라바해안으로 가는 버스를 플랫폼 25번에서 기다렸다가 탔다. 이게 고정인지 계속 바뀌는지는 모르겠으나 난 25번에서 타라는 말을 들었고 기다렸다가 시간에 맞춰 탈 수 있었다. 1시 30분 출발인데 1시 20분에 버스가 와 탑승할 수 있었다. 한국인은 나밖에 없었다.
버스 내부는 내 예상보다 쾌적하고 좋았다. 사실 너무 불편하면 어쩔까 걱정 했었는데 다행이었다. 아까 끊은 티켓에 번호가 있었는데 아마 좌석번호 같았다. 그래서 그 번호에 맞춰 자리에 앉았다. 평일이라 그런지 자리도 널널했다. 아니면 내가 늦게 출발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다.
가면서 창밖으로 만난 풍경. 1시 35분에 출발했는데 세시쯤 도착했다. 분명히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는데 도로가 뻥 뚫려있어서 그런지 금방 온 것 같기도 하다.
Tossa de Mar라 쓰여있는 글이 보인다. 잘 도착했다. 여기서의 일정은 그냥 바다에서 멍때리며 도리토스를 먹고 책도 읽으며 유유자적하게 시간을 보내다 오는 것이다. 근데 하나 사전에 해야할 일이 있었다. 론다때의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돌아오는 버스 시간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Barcelona Estacio del Nord에서 확인하긴 했지만 여기서 한번 더 체크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티켓오피스에 아무도 없었지만 내가 아까 받았던 것과 같은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도 조금 불안해 직접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다. 그래서 화장실도 갈겸 사무실에 들어가 물어봤더니 그 시간대에 맞춰 티켓 오피스가 열릴 것이며 6시 55분꺼는 4시쯤 열릴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열리긴 열렸다. 다행이었다. 그리고 바 옆에 있는 표를 파는 것도 맞았다.
이제 짧지만 인상 깊었던 바르셀로나 근교여행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