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케리아 시장 (La Boqueria) 복잡하고 생각보다 별로다.
바르셀로나 이틀차, 오늘은 가우디 투어를 하는 날이다.
원래 좀 돌아다니다 적응이 되면 투어에 참여하려 했으나, 유럽에 오기 전부터 투어만 동행하기로 한 친구가 첫날부터 하는게 구경하기 더 좋을 것 같다며 바로 하자고 해 도착한 다음 날로 예약했다. 이 업체는 형이 신혼여행을 스페인으로 왔을 때 이용했던 곳으로 명함을 건네받아 연락하여 예약하게 되었다.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씻고 7시 40분에 조식을 먹은 뒤 밖으로 나왔다. 모임 장소는 걸어서 5~10분 거리인 카탈루냐 광장으로 내 기억으론 거의 꼴찌로 도착했다. 약속한 시간에 늦진 않았다.
이어폰이 필요한 줄 모르고 안 가져와서 가이드 분에게 빌렸다. 다행히 여유분이 있으셨다. 위 사진은 투어 참여자들이 많아 가이드가 마이크로 설명을 하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때 작은 목소리로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기기다.
드디어 투어 시작이다. 첫 번째 목적지는 람블라스 거리에 있는 보케리아 시장 (La Boqueria)다. 솔직히 숙소랑 가깝기도 하고 매번 지나가는 길에 위치하고 있어서 이날 가지 않았어도 평소에 자주 들렸을 곳 같다. 위치가 매우 좋다.
입구에서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둘러보기 시작했다.
원래는 현지인들만 이용하던 곳이었는데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현지인이 찾아오지 않는, 관광 시장이 됐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여기도 변했겠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정이 안 가기 시작했다.
보케리아 시장에서 하몽이 많이 보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과일도 많이 보였다. 근데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가이드가 딸기는 사 먹지 말라고 했다. 아마 맛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원래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로컬 시장은 꼭 가보는 편이다. 근데 여기 La Boqueria는 뭔가 복잡하긴 한데, 앞서 말한 것처럼 정도 안 가고 딱히 재미가 없었다. 시장 그 특유의 분위기가 나지 않고 그냥 정신만 없었다. 내가 짧은 시간에 둘러봐야 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별로였다.
생선, 빵, 쵸콜렛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파는 많은 상점이 있었다. 근데 워낙 오밀조밀하게 붙어있어 규모가 그리 크진 않았다. 물건을 사지 않는 이상에야 자세히 둘러본다 해도 30분이 채 걸리지 않을 것 같다.
관광지로 변했다고 해도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물건을 사고 음식을 먹고 있었다. 내가 시간이 여유 없어서 그랬을까 괜히 정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사진만 찍고 대충 둘러본 뒤 투어 사람들과 모이기로 한 장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