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전망대 클레리구스 교회 탑에 올라가서 보자!
(Porto clerigos church tower)
숙소에 도착해 1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다. 여행을 다닐 때 종일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보다 이렇게 중간에 잠깐 들려 쉬다가 다시 나가는 게 뭔가 체력에도 좋고 기분도 더 좋다. 낮잠을 적절히 잘 줄 알면 일상에서 인생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것 같다. 현실이 그렇게 쉽진 않지만 말이다.
숙소 근처에 있는 '해리포터를 만드는데 영감을 얻은 곳'이라 해서 유명해진 렐루서점에 잠시 들른 뒤 포르투 전망대 클레리구스 교회 탑에 올라가려 한다. 그렇게 렐루서점 앞에 도착했는데, 입장료도 4유로 내야 하고 안에 사람들이 많아 복잡해 보였다. 조용히 책을 둘러볼 여유도 없어 보이고, 관광지 인증 느낌이 들어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어느새 해가 져간다. porto 풍경이나 야경을 보기에 딱 좋은 시간이다. 사실 여긴 포르투 전망대의 역할보단 올라가는 방법이 좁고 낡은 계단을 이용해야 한대서 그 길을 걷고 싶어 가고 싶었다. 건물이 은근 커서 가까이에선 사진이 다 담기지 않는다.
7시까지 운영하는데 내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30분이었다. 뭐 박물관 같은 것은 안 보고 제일 위에만 올라가 볼 생각이었기에 4유로짜리 티켓만 끊고 위로 올라갔다. 근데 이렇게 올라가는 길에도 조그마한 전시회들을 볼 수 있었다.
이런 길을 걸으면 뭔가 기분이 좋다. 어릴 적 생각했던 뭔가 탐험가들이 가는 공간을 걷는 기분이 든다. 어린 마음처럼 좀 설레인다고 해야하나. 근데 틈이 생각보다 좀 좁은 곳도 있어 덩치가 있으면 돌기 힘들어보였다. 그리고 은근 높았다.
중간지점에서 바라본 시내의 모습이다. 돌아다닐 땐 못 느꼈는데 저 좁은 길목 곳곳을 돌아다녔을 생각을 하니 복잡함이 느껴진다. 근데 개인적으로 넓은 공간보단 이런 좁은 공간들을 더 좋아한다.
나중에 집을 구하더라도 너무 큰 곳보단 딱 내 생활반경에 맞는 사이즈를 구하고 싶다. 넓은 공간에 덩그러니 있는 것을 싫어하기도 하고, 딱히 경제적으로 필요성도 못 느끼겠고.
아직 더 올라가야 한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솔직히 마감 시간이기도 하고 올라오면서 내려오는 사람만 보고 나처럼 올라오는 사람은 못 봤기에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걷기도 힘들 게 많아서 놀랐다. 이 사람들을 지나쳐가기엔 길목이 워낙 좁아 힘들고 줄을 서서 서로 순서대로 앞으로 걸어가야 한다.
원래 이게 피크인지 아니면 대낮에 사람이 더 많은지 모르겠으나 이 시간에도 충분히 많았다. 여기서 더 많으면 올라오는대 까지도 줄이 이어질 것 같다.
클레리구스 교회 탑 정상에 올라서 바라보는 포르투의 모습이다. 사실 전망대에 대한 감흥은 크게 없었다. 위에서 보나 아래에서 보나 비슷하겠지, 오히려 가까이서 보는 게 더 매력적이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
근데 이 생각에 예전에 체코 체스키에 가서 바뀌었다. 막상 올라가보니 그 탁 트인 기분이 정말 너무 좋았다. 적당한 바람에 멋진 풍경, 아직도 모습은 기억이 안 나도 그 순간의 감정은 기억한다.
이런 풍경이 있는 집에 살면서 아침에 눈을 떠서나, 저녁에 눈을 감기 전 하루에 한 번 바라보는 삶을 살 수 있다면 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부일 것 같은 일이나, 인간관계, 스트레스, 인생 등이 이렇게 바라보면 너무 보잘것없기 때문에 평정심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