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로컬 맛집에서 문어요리와 오믈렛을 먹다.
(porto local restaurant, grilled octopus and omelet)
Porto에 온 지 벌써 삼일이 지났다. 이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뭔가 여행 온 기분이 들었다. 그냥 기분이 좋았고 지금 이 감정이 재밌었다. 오늘은 뭐하며 보내고 어떤 맛있는 것을 먹을지 등 모든 것이 다 좋았다.
아침을 먹기 위해 숙소 바로 앞에 있는 포르투 로컬 맛집 Flor de Braganca에 왔다. 리뷰도 많은데 평점도 꽤 높은 곳이다. 여길 왜 왔냐면 숙소 바로 앞에 지나가다 몇 번 봤는데 보자마자 '아 이런 데가 진짜 로컬 맛집이지'라는 생각이 들어 꼭 한번 가봐야겠다 싶었다. 자세히 보면 사진에 어제 투어를 같이 했었던 할아버지도 계신다. 예스 호스텔에서 정말 1분 거리이니 이 숙소에 묵는 사람들이라면 꼭 가봤으면 좋겠다.
자리가 없어 웨이팅을 해야했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혼자 온 사람이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자리가 있나 얼쩡대며 살펴보다가 한 명이냐고 여쭤봐서 그렇다 하니 안으로 들어오라 했다. 카운터 앞에 혼자 온 사람들을 위한 자리가 있었다.
워낙 바쁘다 보니 일하시는 분들이 밖에까지 신경을 잘 못 써주신다. 그래도 가게 자체가 정신 사나운 기분은 들지 않았다.
자리에 앉았다. 가방을 메고 와서 둘 곳을 찾고 있는데 가게 안에 두라면서 직접 챙겨주셨다. 엄청 친절하다.
포르투갈에 오면 꼭 먹어야 한다는 문어요리 그릴드 옥토퍼스 하나를 주문했다. 가격은 10유로로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이 부족할 것 같아 치즈 오믈렛을 추가로 주문하려 하니 투머치라며 말리셨다. 포르투 문어 하나면 충분하다고 해 알았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배고플 때 식탐이 있다. 먹는 양이 분명히 있는데 이것저것 다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주문하려 한다. 그럴 때 누가 옆에서 말려줘야 하는데 일하시는 분이 오히려 말려주셨다. 이런 곳은 뭔가 신뢰가 간다. 눈앞의 매출보다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든다고 해야 하나. 사실 이런 가게가 정말 몇 없다.
주문한 문어요리가 나왔다. 사진으로 보면 빈약해 보이지만 식전으로 나온 빵, 추가로 나온 빵, 감자 등을 다 먹고 나면 정말 배부르다. 그리고 건강하게 먹었다는 기분이 든다.
식전 빵은 기대도 안 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또 먹고 싶을 정도로.. 그릴드 옥토퍼스는 처음 먹어봤는데 두께에 비해 질기다거나 느끼하다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근데 뭔가 소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맛있었다.
양념이 된 감자가 은근 맛있었고 다 먹으니 엄청 배불렀다. 만약 치즈 오믈렛까지 주문했다면 하나는 다 남기고 나올 뻔했다. 콜라 1.5 유로, 식전 빵 1유로를 포함해 총 13.1유로가 나왔다. 유럽여행에서 한 끼 식사로, 그것도 높은 퀄리티의 음식에 대한 대가로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가까이서 사진을 찍어봤다. 지금 이 포스팅을 하면서 입에 침이 고였다. 또 한 번 먹고 싶다.
다음날 어제 못 먹은 햄엔치즈 오믈렛을 먹기 위해 포르투 로컬 맛집 Flor de Braganca에 재방문했다. 나의 아침 고정식당이 되었다. 이 포스팅을 본 사람이면 꼭 들려봤으면 좋겠다. 가격도 괜찮고 맛도 좋고 서비스도 좋은 곳이다.
어제 배운 대로 감자튀김에 각종 소스를 다 섞어 뿌려 먹었다. 실하게 잘 나와 좋았다. 맛은 두말할 것 없이 맛있었다.
식후로 과일 멜론을 주문했다. 근데 음식이 다 나오는 동안 안 나오길래 주문이 접수 안 됐나 싶어 여쭤봤다. 원래 식후로 나오는 것이라 다 먹으면 주려 했는데 같이 먹을 것이냐는 답변이 와서 그냥 지금 달라고 했다. 난 까먹고 계신 줄 알았는데 디저트로 나올 예정이었나보다. 살짝 머쓱했지만 티 안 냈다. 아마 난 디저트를 같이 먹는 사람이 되었겠지..
멜론이 엄청 컸음에도 불구하고 1유로밖에 하지 않았고 이날은 총 9.5유로가 나왔다. 여기 정말 가성비 있는 식당이다. 아마 오늘 포스팅에서 유독 과장된 표현이 많았던 것 같다. 그만큼 글을 쓰면서 감정이입을 해버렸다. 이 가게도 가고 싶고 그 분위기도 느껴보고 싶다. 오랜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