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도톤보리 이자카야 츠카다농장을 꼭 가보자!
(Osaka dotonbori izakaya Tsukada Nojo)
이번 일본여행 중 가고 싶었던 곳 중 하나인 츠카다농장을 다녀왔다. 여기 역시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 독특한 컨셉으로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이자카야로 소개된 곳이 바로 여기였다. 원래는 도쿄가 원조인데, 혹시나 하고 구글맵에 검색해보니 오사카 도톤보리에도 있었다. 그래서 무조건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본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 Tsukada라고 하면 잘 알아듣지 못하고 뒤에 노조를 붙여야 더 이해를 쉽게 하는 것 같았다.
어정쩡한 시간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웨이팅을 했다. 사실 여기에 올 때 영업시간을 잘 봐야한다. 언제 마감인지 잘 모르겠는데 한 번 더 가려고 '이자카야니까 늦게까지 하겠지'하고 갔는데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해서 먹지 못했다.
아무튼 기다리는 동안 구경을 했다. 츠카다농장의 메인메뉴가 토종닭 숯불구이인 것처럼 닭 사진이 걸려있었다.
신발을 벗고 자리에 앉았다. 오사카 도톤보리에 수많은 한국인이 있었지만 가게엔 한 명도 없었다. 외국인도 없었고 정말 다 일본 사람들이었다. 주문도 일본말로만 가능하다고 들어 걱정했는데 다행히 일하시는 분이 영어가 가능했다.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은 전통 옷인 유카타 같은 것을 입고 있다. 그래도 정통은 아니고 약간 변형된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그냥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저녁을 먹고 와서 간단히 맥주만 마실 생각이었기에 익지 않은 닭 샤브샤브 같은 것 하나와 맥주를 주문했다. 주문을 하면 Tsukada Nojo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신다.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사실 여기 와서 제일 기뻤던 것은 야채와 같이 나온 미소 된장이다. 셀프로 이용이 가능했는데, 일본에 올 때마다 정말 찾기 힘들었는데 여기서 찾을 수 있었다. 야채와 같이 먹으니 엄청 맛있었다. 예전 처음 먹었던 그 맛이었다.
닭 회(?)는 처음 먹어봤는데 먹기 전까지 거부감이 들어 살짝 무서웠다. 그래도 경험이지! 하고 하나 먹어봤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고 잘 먹을 수 있었다. 그렇다해서 맛있어서 또 먹겠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가격은 총 2,600엔 정도가 나왔는데 싼 느낌은 아니다. 그래도 가봤으면 좋겠는 것이 우선 관광객이 없고 서비스도 친절하고, 제일 중요한 맛도 좋다. 계산은 테이블에서 하게 되는데 마지막에 나올 때 주문을 받았던 서버가 문 앞까지 나와 일회용 용기에 담긴 미소 된장을 준다. 특별한 사람만 주는 것이 아닌 모두 다 준다.
근데 생각해보니 메인 메뉴인 토종닭 숯불구이를 안 먹은 것이 생각났다. 그래서 또 왔다. 어제와는 다르게 구석 맨 끝에 앉게 되었는데 웬만하면 중앙에 앉는 것이 좋겠다. 우선 돌아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어 서비스도 살짝 늦고 그 분위기도 잘 안 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바퀴벌레를 만났다. 일본에 바퀴벌레가 많다곤 익히 들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봤다. 길이가 내 손가락 정도로 엄청나게 컸다. 바퀴벌레를 본 것이 거의 몇십 년 만이다. 다행히 음식을 다 먹고 나서 핸드폰을 보며 앉아있는데 테이블을 지나가고 있었다. 벌레에 겁이 많은 편이라 후다닥 일어난 뒤에 짐을 조심스럽게 챙겨서 나왔다. 근데 어디로 사라진지 못 봐서 가방과 옷을 수시로 확인하고 한 30분 정도 찝찝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중앙에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앉는 것이 좋겠다. 구석은 안된다.
주문한 토종닭 숯불구이가 나왔다. 원래 메뉴판을 보면 작은 사이즈가 없는데 혼자 온 사람들에게는 제공되는 작은 사이즈가 있다고 했다. 배고픈 시간은 아니었기에 그것으로 달라했는데, 남길 거 생각하고 큰 것으로 주문할 걸 그랬다. 너무 맛있었다. 솔직히 큰 거 시켜도 다 먹을 자신이 있었다.
워낙에 닭을 좋아하기도 하는데 이 맛은 신세계였다. 한입 물으니 육즙이 쏙쏙 나오고 우리가 흔히 놀러갈 때 구워 먹는 삼겹살처럼 숯불 향도 났다. 전혀 질기지 않고 엄청 부드러웠다. 같이 나온 와사비랑도 먹어보고 소금이랑도 먹어봤는데 개인적으로 소금이랑 먹는 것이 제일 맛있었다. 솔직히 미소부터 해서 이번 여행에서 제일 베스트였다. 호불호가 있는 맛은 아니고 아마 한국 사람이라면 다 좋아할 그런 맛이다.
식사가 끝나면 접시에 글씨가 쓰여 있는 젤리와 차를 준다. 글자는 그때그때 다르다. 이것도 이 가게의 성공 포인트 중 하나다.
한국에 가져가 먹고 싶어 혹시 미소를 따로 팔기도 하냐고 물어봤는데 400엔이었나 그 정도에 구매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것도 하나 달라고 해서 가격이 총 2,100엔 정도가 나왔다. 아 그리고 영수증을 확인해보니 작은 사이즈의 토종닭 숯불구이는 880엔이었다.
솔직히 이번 여행이 세 번째이기도 해서 '일본의 성공한 곳들 찾아가기'라는 약간의 기업탐방 컨셉으로 설정했는데 이 츠카다농장에서 아주 좋은 기억을 가질 수 있었다. 맛있었다. 다음엔 친구들 데리고 또 가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