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방문하면 팥이 다 떨어져서 먹고 싶어도 못 먹는 춘천 춘빙고 팥죽
한동안 춘천을 자주 찾았다. 아마 서울 외에 가장 많이 찾은 또 다른 도시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아마 부산은 못 이기긴 하겠다. 친구 덕분에 엄청나게 갔었으니까. 근데 따지고 보면 10번 이상은 안 갔으니까 어찌 보면 비슷한 수준으로 방문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춘천과 김해 모두 음식이 너무 내 스타일이었다. 둘 다 남들이 다 아는 도시이긴 하지만 아마 대부분 여행으로 방문하진 않겠다. 김해의 경우 그냥 부산을 가기 위해 잠시 김해공항 정도만 거쳐가는 느낌이고, 춘천은 그냥 닭갈비 먹으러 강릉이나 그쪽 가다가 잠깐 들르는 정도?
나의 편견일 수도 있지만 주변에 김해 여행 간다, 춘천 여행 간다는 잘 못 본 것 같다. 그나마 춘천은 보긴 했는데 그래도 1박이겠다. 나의 경우에도 사실 이번에만 춘천을 이렇게 많이 방문했던 것이지 그전까지는 거의 가지 않았다. 매번 차를 타고 지나갈 때마다 닭갈비 한 번 먹어야 하는데 이런 생각만 했지 막상 갈 생각은 못했다. 근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이렇게 방문을 했었는데 정말 맛있는 음식들 많더라. 그리고 확실히 관광객이 다른 곳들보다 덜한 만큼, 이런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때(?)가 덜 탄 느낌을 받았다. 가성비도 훌륭하고 인심도 좋고 다들 너무 친절하시고. 그리고 아무래도 군부대가 있다 보니까 그 영향도 적절히 받았겠다.
한국말을 한국인처럼 구사하는 외국인들도 종종 보이고 아무튼 개인적으로 2024년에 발견한 매력 있는 도시라 생각한다. 뭐 또 당분간은 안 가긴 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매력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기회가 되면 종종 방문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위치도 그나마 가깝기도 하고. 사실 남양주나 이런 곳은 사람이 너무 많고 강릉까지 가기엔 머니까 그 중간인 춘천이 여러모로 나에게 적합하긴 하다. 아무튼 오늘 소개할 맛집의 경우 매번 춘천에 갈 때마다 방문했던 곳이다. 만약 이게 음식이었으면 이렇게 매번 방문하진 못했을텐데 식후 디저트 느낌으로 먹을 수 있어서 매번 방문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물리는 맛도 아니고 가격도 착하고 깔끔하다.
무엇보다 팥이 정말 진짜다. 사실 개인적으로 팥을 너무 좋아하기도 한다. 붕어빵도 그렇고 잘 몰랐었는데 팥이 들어간 음식들을 매우 좋아하더라. 호빵 같은 것도 그렇고. 근데 팥빙수도 사실 이런저런 토핑이 올라간 것보다 그냥 깔끔하게 팥과 우유 빙수로 꾸며진 기본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그런 가게 찾기가 정말 힘들겠다. 저번에 깜짝 놀랐던 것이 그 유명한 팥빙수 프랜차이즈 설빙을 갔었는데 기본 팥빙수를 판매하지 않더라. 그래도 기본은 있을 줄 알았는데 다 과일이 올라가거나 여러 토핑으로 꾸며진 빙수만 팔고 있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놀랐었다. 기본 팥빙수 먹기 힘든 것이었구나 하면서 말이다.
근데 여기 춘천 춘빙고에서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일단 일 년 내내 팥빙수를 판매하는 곳이다. 그리고 기본 우유 팥빙수는 항시 판매가 되고 있다. 나름 시즌에 맞춰 무화과 빙수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긴 하는데, 기본은 항시 있겠다. 그리고 이번에 겨울을 맞이하여 팥죽도 판매 개시하였다. 여기의 경우 팥 자체를 잘하기 때문에 팥으로 만들어진 무엇이든 정말 맛있겠다. 팥 러버들은 절대 그냥 못 지나치는 가게 중 하나랄까? 개인적으로 여기의 경우 정말 호불호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하게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가게라 생각한다. 어르신들은 따뜻한 팥죽을 먹고 젊은 친구들은 시원한 팥빙수를 각각 먹어도 되니까.
1인 메뉴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나눠 먹을 필요도 없고. 근데 앞서 말했듯이 춘천 맛집들의 경우 상업화가 덜 되었다. 개인적으로 안 되었다 표현하고 싶긴 한데 이건 상대적이니까. 개인적으로 맛집을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 '이 가격에 이정도 양이 나오면 괜찮네'라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든다. 간혹 서울에서 디저트 가게를 가거나 레스토랑을 가거나 그래도 가격은 비싼데 맛은 있는 그런 곳들을 만나곤 한다. 그럴 경우 맛 자체에서는 만족도가 있지만 양이 부족하기 때문에 재방문까지는 잘 이어지기 쉽지가 않다. 근데 춘천 맛집들의 경우 이 두 가지는 기본으로 깔고 가더라. 그만큼 가성비가 충족되고 있다는 말이 되겠다. 여기 춘천 춘빙고 역시 그 부분을 훌륭하게 지키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날 팥죽은 조금 남겼다. 팥빙수야 워낙 좋아해서 다 먹긴 했는데 이 단팥죽은 양이 정말 엄청 많더라. 8천원인데 솔직히 서울에서 샀으면 아마 이 양의 반도 안되게 나왔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팥빙수 하나 시키고 단팥죽 하나 시키면 세 명이서 나눠 먹을 수 있는 양이라 생각한다. 그냥 맛만 볼 거면 4명까지? 근데 사실 여기가 그냥 양만 많은 것이 아니라 맛도 있기 때문에 세 명이서 조금 풍족하게 먹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네 명이서 나눠 먹을 경우 괜히 감칠맛만 남고 속이 후련하지 않을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여기는 팥 러버들뿐만 아니라 가족도 데려와보고 싶은 가게 중 하나다. 겨울철 뜨끈달달한 팥죽 먹으면서 오손도손 대화 나누기에 굉장히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