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3대 막국수 중 하나인 남부막국수 본관, 가성비 훌륭하다
사실 살면서 춘천을 이렇게 직접적으로 와 본 경험은 20대도 아니고 완전 스무살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친구들과 전국여행을 했었다. 차가 있었던 사람도 있었지만 뭔가 배낭여행 감성을 살려보고자 뚜벅이 여행을 했었다. 뚜벅이라고 해서 걸어 다니는 것은 아니었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우리의 경우 지하철보다는 주로 버스를 이용해서 다녔었다. 아직도 기억난다. 버스 맨 뒤에 앉아서 가방 하나 달랑 들고 졸다가 내리고. 딱 기억나는 장면이 보성 녹차밭에 내렸던 때로 기억한다. 그때 내리자마자 다들 졸렸는데 어디 들어가서 녹차 한잔 먹고 녹차밭에서 열심히 다들 사진을 찍었다. 그때 좀 신났었는데, 지금 사진을 어딘가에 뒤져보면 나올 것 같긴 한데 이젠 그 친구들도 다 연락을 안 하니까 그냥 나의 추억용이지 않을까 싶다. 그 친구들끼리는 아마 서로 연락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참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 여행 중 한 일정이 바로 춘천이었다. 정확히 어딘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춘천역 근처 어디 닭갈비 집을 들어갔었다.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서비스도 챙겨주시고 우린 추가로 막국수도 먹고 하면서 너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그때 먹었던 막국수가 기억에 남는다. 닭갈비 가게였는데 막국수가 꽤나 맛있었다. 다만 막 엄청난 맛집은 아니었던 것 같고, 그냥 우리가 배가 고픈 상태에서 먹어서 맛있게 먹었던 것 아닐까 싶다. 딱히 어딜 가는데 엄청나게 찾아보고 이동하진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이렇게 이번에 처음으로 춘천을 방문했다. 그때와 다르게 이번은 혼자였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이젠 여럿이서 다니는 것보다 혼자 다니는 것이 나름 익숙해졌다. 물론 이 상황 자체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항상 난 인간관계를 원한다. 혼자가 아니라.
춘천 3대 막국수 가게 중 하나인 남부막국수본관. 바로 옆에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주차를 편하게 하고 방문할 수 있었다. 여기 들어보니 근처에 경찰서가 있어서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가게라고 한다. 물론 방송에도 출연하고 유명해져서 외지에서도 많이 오는 곳이라고 하긴 하더라. 아무튼 내가 방문했을 때 사람이 많이 없었다. 왜냐하면 평일이기도 하고, 시간도 어정쩡했어서. 막국수 하나를 주문했고 원래 막국수와 수육 보쌈 같은 것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고기 종류를 하나 시키려고 했다. 근데 메뉴명이 편육이었다. 내가 아는 편육은 부드럽기보단 조금 식감이 있고 말라있고, 뜨겁기보단 차가운 상태의 고기였다. 사실 그 감성은 별로 원하지 않았다. 만약 드끈뜨끈한 보쌈 고기가 있고 편육이 있어서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무조건 보쌈 고기다. 아무튼 그래서 편육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먹어볼까 싶다가도 내가 아는 익숙한 비주얼이 떠올라서 패스를 했다.
근데 리뷰를 살펴보니 내가 알던 편육 비쥬얼이 아니었다. 지방과 살코기 적절한 비율로 잘 나오더라. 저게 왜 편육이지 싶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먹을걸 싶기도 한데 이날 사실 많이 먹지 못했다. 그 대체재로 감자전을 주문했다. 바삭바삭한 감자전은 식감이 좋으니까, 또 막국수와 싸 먹으면 맛있을 것 같아서. 감자전 가격은 7천원이고, 막국수는 작은 사이즈 8천원, 곱빼기 느낌의 큰 사이즈는 9천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사실 서울 가격과 비교하면 이 정도면 꽤나 가성비 괜찮은 가격이다. 나오는 양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아무튼 판매 금액 자체는 꽤 괜찮다 생각한다. 뭐 서울 근처에 있는 경기도 이쪽만 가도 막국수 맛집이라고 해서 만원이 넘는 금액에 판매하는 곳도 있으니까. 근데 여기서 반전이 있었다. 감자전 7천원의 경우 대부분 양이 얼마나 나올 것이라 생각하시는지?
물론 내가 감자전을 엄청나게 많이 먹어보진 않았다. 근데 가격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한장이 나올 줄 알았다. 근데 이 한 장이 얼마만의 사이즈인지, 얼마나 두께감이 있는지는 가게에 따라 다를 것이고. 근데 막상 받아보니 깜짝 놀랐다. 2장이 나오더라. 한 장 사이즈 두께도 있고 큰 편인데 하나가 아니라 두장이 나오더라. 깜짝 놀랐다. 처음에 주문할 때 다른 전 종류도 먹어볼까 싶었는데 결국 이 감자전도 남았고 다 먹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종류 시켰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혼자 다니는 여행의 단점 중 하나가 포장이 힘들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것들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 어딜 챙겨가서 또 먹기가 쉽지 않다. 오랜만에 여행지에 왔는데 또 한 음식만 먹고 돌아갈 순 없으니. 그렇다고 해서 보관이 쉬운 것도 아니고. 아무튼 그래서 여행지에서는 정말 잘 먹어야 하는데, 이날 춘천 토박이도 여긴 꼭 가보라고 알려주었던 3대 막국수 남부막국수본관 양이 많았던 것인지 꽤나 많이 남겼다.
물론 막국수는 거의 다 해치웠다. 다만 감자전 하나를 고대로 새것처럼 남기고 나와서 그게 기억에 남는다. 좀 아쉽다. 평소 파는 곳이 많이 없어서 파는 곳을 발견했을 때 실컷 먹어줘야 하는데. 지금 이 포스팅을 하면서 막국수 빨간 비쥬얼을 보니 살짝 군침이 돈다. 확실히 뭐 여기 막국수가 진짜 다른 곳과 비교할 정도로 맛있다, 여긴 무조건 와야 한다 그런 것은 모르겠다. 다만 그건 맛만 놓고 본 것이고, 가격과 양, 퀄리티를 보면 다른 곳에선 흉내 낼 수 없는 것은 맞겠다. 여기 만약 춘천여행 준비 중이신 분들이 계시다면 방문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사실 여긴 3대 막국수 중 하나고 다른 유명한 막국수 가게도 많겠다. 그리고 웬만한 곳을 가도 사실 맛있지 않을까 싶다. 춘천이 워낙 특화되어 있으니까. 근데 기회가 되신다면 여길 가보시면 좋겠다. 그땐 저 대신에 편육을 드셔 주신 뒤에 후기를 살짝 남겨주시면 좋겠다. 궁금하다. 얼마나 부드러울지.
계란도 먹고 감자전도 먹고 열심히 먹어주었다. 면도 곱빼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양이 꽤 많았다. 사실 내가 못 먹었긴 해도 이게 절대적으로 못 먹는 편은 아닌데, 아마 대부분 성인 남성이 방문해서 곱빼기를 먹더라도 조금 남기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기본도 양이 훌륭하기 때문에 여러 사이드를 시켜서 먹어주면 좋겠다. 이 가게의 경우 앞서 말한 것처럼 춘천에서 거주하시는 토박이분들도 추천 주신 곳이었다. 방송에는 3대 막국수 중 하나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관광객이 막 줄서서 먹는 곳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그냥 근처 거주하시는 분들이 종종 방문하는 그런 동네 맛집 같은 느낌이 나더라. 물론 내가 주말에는 안 가봐서 잘 모르겠다. 평일 기준으로는 좀 한산한 느낌이 있었다. 근데 이건 생각해 보니 서울 맛집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오랜만에 방문한 춘천에서 첫 스타트가 좋았다.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