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9천원에 7가지 찬과 고기 튼실한 감자탕이 나오는 시골밥상

디프_ 2024. 4. 30. 20:13
재료 신선하고 가성비 괜찮았던 9천원 감자탕

 

 

평소 그냥 생각 없이 지나다니던 골목길에도 그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만 알고 있는 맛집은 꼭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짧게 다녔던 회사가 있는데, 초기에는 주변에 뭐가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다. 근데 다니면서 알아보니 각 대표 메뉴별로 맛집이 있더라. 그리고 어느 특정 골목길로 들어가니 식당들이 쫙 펼쳐져 있더라. 그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랐다. 아마 단순 외지인이었으면 거길 못 찾아갔을 것이라 장담한다. 아무튼 그래서 우리가 해외에 놀러 갈 때도 현지인 추천 맛집을 믿고 가는 것이 제일 만족도가 높고 가성비가 괜찮은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나만 그런 것인지 몰라도 뭔가 여행을 와서 남들이 다 가는 곳 가는 것보다, 로컬 현지인이 추천해준 것 아니면 갈 수 없는 곳을 갔을 때 괜히 더 신나고 그러더라. 근데 요즘 여행 추세가 다들 그런 곳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그래서 성시경 유튜브에서 여기저기 소개되는 노포 맛집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아닐까.

 

아무튼 오늘 소개할 곳은 9천원만 내면 각종 찬과 메인 메뉴가 나오는 곳이다. 여기의 경우 메인 메뉴는 그때그때 바뀐다. 어쩔 땐 보쌈이 나올 때도 있고 또 제육이 나올 때도 있다. 꼭 대표 메뉴 하나는 제공이 되고, 밑반찬들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로테이션 돌아가면서 나오는 것 같다. 근데 여기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 '이 가격에 이 구성이 되나?', '재료 자체가 신선하다'였다. 근데 여기만 그게 되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근처에 큰 회사에서 여기를 점심 전용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미리 선결제를 하고 직원들이 여기에 와서 식사를 하는 구조였다. 그렇다 보니 여기 음식점 입장에선 어느 정도 기본 매출이 확보가 되니까, 미리 재료 소진 추이를 파악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남기는 것 없이 그때그때 신선하게 재료를 제공할 수 있겠다. 물론 메뉴도 편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이겠고. 특히 이런 백반 스타일로 나올 때 메뉴가 매번 다르게 나오는 게 또 핵심이기도 하겠다.

 

근데 이번에 좀 감탄한 것이 하나 있다. 사실 근데 이건 내가 비쥬얼만 본 것이지, 실제로 물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을 수 있겠다. 근데 나름 맞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감자탕 요리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원래부터 좋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고, 예전 초기에 이게 한참 한국에 붐이었다. 24시간 집에도 새벽까지 사람이 많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 음식을 즐겼다. 물론 지금도 즐기고 있긴 한데, 매장 수도 그렇고 확실히 예전만 하진 못하겠다. 근데 그때 친구들이랑 너무 많이 먹었다. 심심하면 감자탕 집에 가서 식사를 했었던 것 같다. 그때 그렇게 너무 먹어서인지 이제는 오랜만에 먹어도 그 감동이 없더라. 성격상 원래 한 번 질렸다는 느낌이 들면 몇 년이 지난 뒤에 먹어도 똑같은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제 어쩔 수 없겠다. 그래서 이 메뉴를 별로 잘 안 사 먹는다. 근데 이번엔 나도 이 메뉴가 나올지 몰랐기 때문에 그냥 겸사겸사 먹게 된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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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우선 뚝배기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불판 앞에서 바로 끓여가며 먹을 수 있다는 점이겠다. 뚝배기에 담겨 나와도 음식이 식긴 식는다. 근데 이건 내가 원하는 강도에 맞게 계속해서 끓여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좋았다. 예전에 친구가 김치찌개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불을 끄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졸여가며 먹는 것이 팁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렇게 먹으니 맛있더라. 아마 뜨거운 느낌을 좋아하기도 하는데, 끓으면서 졸여지면서 간이 세져서 그런 것 아닐까 싶다. 아무튼 그런 포인트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불 강도를 조절해 가며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근데 이건 부수적인 이유였고, 메인은 감자탕 고기 그 자체였겠다. 고기 자체가 내 느낌에 냉동이 아닌 냉장 고기 느낌이었다. 빛깔부터가 달랐다. 그리고 살이 부서지는 것이 결이 일정했다. 정확힌 모르겠지만, 이건 냉동 고기가 아니라는 느낌을 확 받았다.

 

근데 그게 가능한 것이, 여긴 메인 메뉴를 그때그때 바꾸고 어차피 기본 고객은 확보되어 있으니 정말 냉장으로 가져와 조리를 해주신 것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 생각이 들어서인지 더 부드럽게 맛있게 식사를 즐겼던 것 같다. 국물과 우거지와 함께 고기를 올려서 맛있게 즐겼다. 그리고 중간중간 7가지 찬도 즐겨주었다. 반찬도 사실 어느 곳에 가면 좀 마른 경향이 있는 곳도 있는데 여긴 그렇지 않았다. 아무래도 업체 측에서 점심 식당 가게를 바꿀 수도 있으니까, 서로 신경 써주는 것이 있겠다. 나 같은 경우 외지인이긴 하나 정상 가격을 지불하고 좋은 서비스를 나름 누리고 있는 것이겠다. 근데 다들 아실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구내식당의 경우 외부 사람도 비용을 지불하면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어있다. 그래서 나름 근처에 괜찮은 곳이 있으면 가보는 것도 좋겠다. 물론 안 되는 곳도 있겠지만!

 

감자탕 고기는 튼실하게 두덩이가 들어가 있었다. 원래는 뼈째로 뜯어가며 발라 먹어야 하지만 그럴 정도의 식성은 있지 않았다. 그냥 젓가락으로 발라 먹는 정도가 딱 괜찮은 허기짐이었다. 푹 삶은 감자도 먹어주고 저 샐러드도 먹어주었다. 은근 샐러드 저렇게 마요네즈에 범벅되어져 나오는 것도 손이 계속해서 가는 밑반찬 중 하나다. 밑반찬이라고 봐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렇게 9천원에 7가지 찬과 고기 튼실한 감자탕이 나오는 시골밥상을 야무지게 즐겨주었다. 사실 뭘 먹을지 모를 때 그냥 이런 가게를 방문하면 고민도 해결되고 좋다. 그리고 한식 자체가 뭘 먹든 양식이나 중식보다는 소화가 잘 되긴 하니까 속에도 부담 없고. 그리고 기본적인 퀄리티는 보장이 되는 곳이니까 마음도 편하고. 한 끼 부담 없이 잘 해결한 점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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