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식 스키야키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용리단길 맛집 용산 마제스키야키
올해는 작년에 만나지 못했던 관계들을 서서히 만나고 있다. 뭐 그래봤자 원래 인간관계 폭이 좁았어서 딱히 없기도 한데, 그 와중에 더 좁아졌겠다. 그래도 일 년에 한두 번 정도는 만나는 관계들이 있었는데 그것도 다 사라졌고. 그나마 올해 만나는 관계들도 사실 내가 먼저 연락해서 만나자고 했다기보단, 지속적으로 연락을 해주어서 그게 고마워서 만나게 되었다. 사실 먼저 연락하기도 좀 그렇더라. 그게 불편해서가 아니라, 그냥 아직은 그렇게 선뜻 약속을 잡을 정도의 마음이 아니랄까. 뭐 작년처럼 힘들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긴 한데 이게 익숙해져서인지 그렇게 되더라. 그래도 이렇게 오랜만에 만나면 반갑다. 관계가 시작된 이후로 일 년 이상 보지 않았던 적이 없어서 오랜만에 만나니 뭐 이런저런 할 이야기도 많더라. 그래도 안지가 좀 되어서인지 낯설다거나 그런 느낌은 없더라.
그래도 그 와중에 만나지 못하는 관계들도 있는데, 그 관계들은 아직 내가 마음의 준비가 안된 것이겠다. 아니면 이제 마음이 사라진 것일 수도 있고. 근데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아직 관계에 대해 깊게 생각할 여유는 없어보인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실 이렇게 흘려보내는 시간 자체가 굳이 정하지 않은 결론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올해에는 이 사람, 저 사람 좀 만나고 있는데 그 에너지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워낙 다 좋은 사람들이라. 오히려 내가 작년에 좀 이상했던 것이겠다. 그 부분은 인정하고 있다. 아무튼 이날도 오랜만에 용산에서 약속을 잡고 만났다. 사실 용리단길 이 근처는 꽤 자주 왔었다. 근데 놀기 위해 방문한 경험은 많지 않고 이 근처 피부과를 다니고 있다. 회사와 가까워서 퇴근하고 가기 좋을 것 같아 다녔는데 나름 여태까지 다녔던 피부과 중에서 만족도 높게 다니고 있다. 어차피 자주 가지 않으니 나름 괜찮다 생각한다.
피부과 방문을 제외하고 놀러온 경험은 한두 번 정도 되는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저번에도 샤브샤브를 먹고 오늘도 샤브샤브를 먹었구나. 근데 오늘은 사실 샤브샤브라고 말하기엔 정확하지 않고, 스키야키라고 보면 되겠다. 근데 개인적으로 스키야키를 많이 먹어본 경험이 없어 정확히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말하지 못하겠다. 그렇게 일본을 놀러 다녔어도, 일본에서 스키야키 먹어본 경험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아예 없었나? 뭔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단순히 이날 경험 이후 차이를 말하자면, 샤브샤브는 고기를 담궈서 먹는 것이고 스키야키는 처음부터 담궈져서 같이 나온다는 차이가 있겠다. 근데 소스 찍어 먹거나 그런 방법 등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인다. 2월 오픈하여 벌써 용리단길 맛집으로 입소문 나고 있는 여기 용산 마제스키야키의 경우 메인 메뉴는 두 가지로 나뉜다. 관동식 스키야키와 관서식 스키야키.
관동식 스키야키의 경우 '풍부한 육수에 다양한 야채와 고기를 적셔먹는 오리지널 스키야키'라 설명되어 있었고, 관서식 스키야키의 경우 '스키야키 소스를 자작하게 끓여 다양한 야채와 고기를 구워 먹는 관서식 스키야키'라고 되어있다. 간단히 말해 하나는 적셔먹고 하나는 구워먹는 메뉴라 보면 되겠다. 우리는 이날 첫 방문이었기 때문에 오리지널을 먹어보자 싶었고 관동식으로 주문했다. 항상 처음 가는 가게는 오리지널을 먹어보는 편인 것 같다. 그게 재방문 여부를 결정하는 것 같다. 근데 이렇게 먹으면서 주위 테이블을 보니까 은근 관서식을 많이 먹더라. 조리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딱 봐도 메뉴가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가볍게 후기를 스포하자면 다음엔 관서식을 먹어보고 싶다. 뭔가 관동식은 삼삼하게 건강한 맛이었어서, 관서식은 굽다 보니 더 자극적일 것 같달까?
그리고 사이드로 레몬 크림 새우를 하나 주문했다. 이게 주문 후 바로 먹기 전까지 은근 시간이 걸리더라. 그래서 사이드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었고, 이 레몬 크림 새우의 경우 주문 후 나름 금방 나왔다. 어차피 튀겨서 소스만 뿌려져 나오니 그 튀겨지는 시간만 필요해 보였다. 그렇게 모든 메뉴가 나왔고,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뭉쳐있는 고기를 좀 퍼트려서 골고루 익혀보았다. 근데 처음엔 이게 그릇도 작고 그래서 2인분에 이 가격이면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게 먹다 보니 고기가 안에 산처럼 쌓여있는 구조였다. 고기 양이 꽤 많았다. 그래서 다 먹으면 2인이서 충분히 배가 부른 느낌이랄까. 물론 사이드는 시켜야 할 것 같다. 양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냥 구색상 그게 좋은 느낌이랄까. 딱 이 스키야키만 먹으면 적당히 포만감이 올라온 정도지 배가 부르진 않겠다. 나중에 나오는 카레 우동까지 고려해서 말이다.
처음에 메뉴가 나오면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신다. 이게 불 조절이 가능한 기기인데 숫자 몇에 뒀다가 먹기 시작하면 다시 몇으로 낮춰달라 이 정도? 뭐 먹는 방법이 크게 어렵진 않겠다. 별도 계란도 이렇게 풀어서 먹을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계란 후라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계란을 풀어서 생으로 찍어 먹는 것의 매력은 잘 모르겠다. 차라리 여기 별도 소스가 있는데 거기 찍어 먹는 것이 더 맛있더라. 근데 이건 내 입맛 기준이고 사실 이런 메뉴들을 먹을 때 다들 계란을 잘 활용해서 드시는 것 같다. 그렇게 다 끓었고 고기도 익어가는 것 같아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여기 용산 마제스키야키의 경우 조명이 적당히 어둑하고 내부 인테리어도 갓 오픈한 만큼 깔끔해서 데이트코스로도 꽤 좋아 보인다. 근데 환기가 내 생각에는 조금 약한 느낌이 들어서 옷에 냄새가 배이는 것은 좀 고려하긴 해야겠다.
국물의 경우 이렇게 기름기가 둥둥 떠있으나, 투명한 색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맑은 베이스다. 먹어보면 느끼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깔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이 국물 자체를 먹어야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차피 고기나 각종 야채가 다 흡수를 하니까 그것으로 충분한 느낌이랄까? 호기심이 당겨서 먹어봤는데 뜨거워서 입 안이 데이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양배추도 먹고 고기도 먹고 나름 다양하게 즐겨주었다. 근데 앞서 말한 것처럼 맛 자체가 자극적이지 않고 전체적으로 심심한 느낌이다. 그래서 평소 자극적인 맛을 즐겼다면 조금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겠는데, 건강한 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꽤나 만족도 높게 식사를 하고 나갈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끓여서 먹고 재료 자체가 신선한 느낌이 들어서인지 다 먹고 나서 소화도 잘 되고 괜찮더라.
개인적으로는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긴 하지만, 평소 그런 것을 먹으니 이렇게 기회가 올 때면 건강한 맛 자체를 즐기려고 하는 편이다. 여기 분위기 좋은 용산 마제스키야키 가게의 경우 그런 의미에서 충분히 용리단길 맛집으로 인정 받을만 하다고 생각이 들며, 그에 따라 2월에 오픈하였는데 벌써 입소문이 나서 웨이팅까지 발생하는 가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네이버에서 편하게 예약이 가능한데 아마 인기가 많아지면 그게 사라지고 어플을 통해 예약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 용산에서 조금 이색적이고 분위기 괜찮은 식사를 하고 싶다 하면 여기 가보면 좋겠다. 첫 만남이든 아니면 오랜만에 만나는 모임이든 여러모로 방문하기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환기적인 부분만 제외하면 여러모로 맛있게 식사 잘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