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삼계탕 하나로 11년 연속 블루리본 받고 있는 강원정 삼계탕

디프_ 2024. 4. 2. 20:35
그날 준비한 재료가 다 소진되면 영업 마감하는 강원정 삼계탕

 

 

예전에는 그래도 종종 몸에 좋은 것을 챙겨 먹으려고 했던 것 같다. 막 그렇다고 해서 보약 달여 먹고 그런 것은 아닌데, 그냥 아 오랜만에 장어 먹어볼까? 삼계탕 먹어볼까? 지금 제철은 이거니까 이 요리 먹어볼까? 이런 것들 말이다. 근데 작년부터 그런게 많이 사라진 것 같다. 근데 아예 성향이 바뀐 것 같진 않고 그냥 잊은 것이겠다. 왜냐하면 그럴 일이 별로 없었으니. 뭐 혼자 맛집을 가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가기까지 기분이 나지 않으니까 안 가게 되고. 그렇다고 하여 매번 가족끼리 돌아다닐 수도 없는 것이고. 뭐 그렇다 보니 잠시 잊고 있는 것 아닐까 싶다. 올해에는 안 잊길 바라고 있고. 아무튼 저번 추어탕에 이어 오늘도 몸보신에 괜찮은 음식을 하나 준비해봤다. 뭐 내가 따로 준비한 것은 없고 먹으면서 열심히 사진만 찍었겠다. 아직 날이 더워지기 전이라 지금쯤 먹으면 딱 좋더라.

 

바로 삼계탕 메뉴 하나로 11년 연속 블루리본 받고 있는 강원정이라는 곳이다. 용산에 위치하고 있고 나름 이 지역 맛집으로 인정 받은 곳이다. 사실 나도 여기 지나다니다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한 번 방문했었는데 맛이 꽤 괜찮았다. 나오는 구성도 괜찮고. 다만 가격이 좀 비싼데, 솔직히 뭔가 이렇게 장사 잘 되는 곳이 비싸게 받으니까 뭐 이유가 있겠지 싶어지더라. 만약 동네 가게에서 이 금액이었으면 다시 안 왔을 텐데 말이다. 이래서 뭐 일단 유명해지고 봐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처럼 나름 까다로운 소비자도 납득을 하게 되니 말이다. 근데 실제로 여기 정말 가격까지 고려해서 괜찮은 곳이다. 그리고 반계탕이나 그런 것도 아니고 정말 통으로 한 마리가 들어가 있다. 이따 사진을 보면 별도 미니 밥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것 먹지 않아도 충분히 배가 부른 느낌이다.

 

영업시간의 경우 점심과 저녁 두 타임으로 나뉜다. 점심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저녁의 경우 오후 5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운영된다. 그 중간인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으로 봐주시면 되겠다. 예약도 가능한데, 5명 이상부터 가능해 보이고, 삼계탕 성수기인 6~8월은 별도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하니 알아두면 좋겠다. 사실 이날도 첫 방문과 다르게 내부가 꽤 복잡했다. 그 이유가 근처 관광객이 단체로 왔더라. 매장 내부 자체는 좁지 않은 편인데 관광객 3~40명이 들어오니 꽉 차더라. 그리고 사진도 찍고 하시니 사실 이날은 좀 복잡한 느낌이 들긴 했다. 근데 뭐 구석에 앉아서 딱히 불편하진 않았다. 그리고 여기 좌식 구조여서 좀 불편한데, 이날 듣기론 곧 리뉴얼 예정이시라고 한다. 확실히 요즘은 의자에 앉아서 먹는 것이 편하긴 편하다.

 

밑반찬은 심플하다. 고추, 마늘, 집 된장, 소금, 김치가 있다. 그리고 특이하게 백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냥 절여진 무가 있다. 근데 이게 은근 별미다. 딱히 강렬한 맛은 없는데 식감이 아삭하니 뭔가 상쾌한 느낌이랄까? 간이 센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냥 그러려니 할 것 같은데 이런 삼삼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왠지 이 밑반찬에 빠질 것 같기도 하다. 나의 경우 이 된장에 찍어 먹는 풋고추가 그렇게 맛있어서 추가 요청해서 다 먹었던 것 같다. 일행이 하나만 먹고 안 먹을 동안 내가 다 해치웠다. 밖에서 먹는 풋고추는 왜 이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너무 맛있어서 막상 집에 사둔 뒤에 먹으면 또 그렇게 자주 안 먹게 되더라.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아무튼 근데 이 된장과 찍어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뭔가 삼계탕을 잠깐 잊을 정도였다.

 

아 그리고 여기 11년 연속 블루리본을 받고 있는 강원정 삼계탕의 경우 국물을 살펴보면 평소에 없던 뭔가가 있다. 솔직히 뭐 각기 다른 스타일은 알고 있는데 생전 처음 보는 것이 들어있더라. 그래서 이게 뭘까 궁금했다. 근데 한쪽 벽에 다음과 같이 설명이 있었다. '저희 업소는 닭과 배추, 무우, 김치, 고추가루, 쌀 등 모든 재료는 국산만 사용합니다. 다만 해바라기씨는 국내산이 없는 관계로 중국산을 사용합니다.'라고 말이다. 알고 보니 저게 해바라기씨였다. 난 뭔가 했다. 근데 뭐 특별한 맛은 없고 그냥 국물에 둥둥 떠다녀서 국물 한입 할 때마다 같이 먹게 되더라. 딱히 이질감은 들지 않았다. 삼계탕 안에 이렇게 찹쌀밥도 들어있는데 별도로 밥까지 주니까 누가 먹든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겠다. 물론 가격은 17,000원으로 저렴하진 않지만 말이다. 그래도 뭐 시켜 먹는 튀긴 치킨 생각하면 나쁘진 않겠다.

 

최근 소화가 안돼서 나름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사실 근데 이 부분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속을 차게 만드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 예시가 돼지고기. 그래서 닭이나 소가 잘 맞는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름 그 재료들을 신경 써서 먹고 있었는데 최근엔 좀 잊고 있었다. 근데 최근에 병원을 가보니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셨고, 알고 있었는데 또 새로운 사실을 듣게 되었다. 닭을 먹더라도 튀긴 닭이 아니라 이렇게 삶은 닭을 먹어야 한다고 말이다. 사실 가끔 치킨을 먹을 때 이건 닭이니까 괜찮겠지 하면서 시켜 먹은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 삶은 닭이라니. 물론 이 모든 것들을 지키면서 살 순 없겠다. 근데 실제로 주말에 치킨 시켜 먹고 속이 불편한 적이 종종 있었어서 나 한정으로는 나름 지킬만한 내용으로 보인다. 닭고기의 경우 고사에서도 '풍부한 영양가를 함유하고 있어 체질 강화 효과가 뛰어나고 소화 기능을 촉진시킨다.'라고 하니까.

 

그렇게 열심히 삼계탕 한마리를 해치우고 밖으로 나왔다. 별도 제공된 밥은 먹지 않았고 안에 있는 찹쌀밥과 여기 김치를 같이 먹어주었다. 닭고기 살의 경우 굉장히 부드러워서 뼈와 잘 발라졌다. 남녀노소 누구나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라 생각한다. 비쥬얼도 나쁘지 않고. 또 이날처럼 외국인 친구가 있다면 소개해줘도 괜찮은 곳이다. 그리고 나름 블루리본을 연속 수상하고 있는 가게인 것처럼 여러모로 서비스가 훌륭하다. 자리 응대도 그렇고, 나오고 나니 저녁 장사를 준비하시는지 이렇게 청소를 하고 계셨다. 아마 원래라면 저 불 위에 삼계탕 뚝배기들이 한가득 올라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을 것이다. 그 부분을 담지 못해 아쉽긴 한데 이렇게 관리해 주시는 모습 담는 것도 방문 예정 중이신 분들에겐 나쁘지 않겠다 싶다. 무더운 한여름이 오기 전에 아마 한 번 더 방문하지 않을까 싶다.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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