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동그랑땡과 제육을 포함해 고기가 2종류가 나온다!
오늘 소개할 가게의 경우 원래 백반이 메인인 곳이 아니다. 여기 메뉴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고기와 곱창이 메인인 가게다. 즉 저녁 장사를 메인으로 하는 가게임을 알 수 있겠다. 물론 뭐 요즘 아침에도 고기를 먹고 그렇긴 하겠지만, 평균적으로 아침부터 문을 여는 고깃집은 많지 않겠다. 근데 이 가게 점심 메뉴 기준으로 상당히 메리트가 있어서 오늘 소개를 해볼까 한다. 근데 이 가게가 나름 메리트가 있는 이유가 있다. 점심 고정 손님이 있다. 아마 근처 회사와 제휴를 맺고 영업 중인 것으로 아는데, 그렇게 고정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보니 대충 음식 준비 같은 것이 계산이 되고 또 그에 따라 재료도 신선하게 유지가 되고 어느 정도 회전율이 보장되어 있으니까 퀄리티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정말 동네 장사가 아니고서야, 일반적인 가게 기준으로 한 번 방문했던 손님이 또 방문하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대체재가 너무 많으니까. 그래서 간혹 가게들 중에 일희일비하는 가게들도 많은 것 같다. 사실 손님의 선택은 자유지만, 가게 입장에서는 '어차피 또 안 오겠지'라고 생각하고 손님을 대하면 안되겠다. 사실 그 손님이 어떤 손님인지 알기도 힘들뿐더러 또 올지, 다른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내줄지 아무것도 알 수 없기 때문에. 근데 오늘 소개할 이 가게의 경우 그런 고민할 필요도 없이 어쨌든 고정 손님이 있으니까 다른 곳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나름 자유도 있게 메뉴 구성을 할 수 있겠다. 또 그리고 이런 곳은 나왔던 메인 음식이 다음날 또 나오면 오히려 손님이 끊기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변화를 주기도 해야겠고.
덕분에 나같은 손님은 제휴 고객이 아니지만, 그런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것이겠다. 이 가게의 경우 자주는 아니지만 이렇게 종종 온다. 뭔가 집밥 같은 음식이 먹고 싶을 때 방문하면 딱 좋더라. 정말 시골밥상처럼 백반 스타일로 나와서 소화 같은 부분도 걱정 없고 가격도 9천원으로 나름 합리적인 것 같고. 물론 이 가격이 저렴한 금액은 아니지만 잘 먹었을 경우 꽤나 괜찮은 금액이다. 그리고 특히 백반 스타일의 경우 메뉴를 한 가지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즐기는 것이기 때문에, 구성만 괜찮으면 저렴하다고 느낄 수 있는 금액이 되겠다. 처음부터 모든 메뉴가 나오는 것은 아니고 기본 구성만 차려주신 뒤에, 메인 메뉴는 따뜻하게 조리가 되어져 나온다. 그리고 이런 곳의 또 다른 재미는, 오늘은 무슨 음식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게 된다.
이날 구성은, 김과 소세지볶음, 멸치와 김치 종류, 그리고 장조림과 호박, 따뜻한 국과 동그랑땡이 나왔다. 사실 이렇게만 보면 밥을 제외하고 8가지 찬 구성이다. 그럼 왜 포스팅 제목에 9천원에 9가지 반찬이 나오는 시골밥상이라고 해두었을까? 나도 딱 여기까지 나오는 줄 알았다. 원래 이런 가게의 경우 메인은 하나만 제공되니까. 근데 먹다가 나중에 고기반찬이 하나 더 나오더라. 근데 이건 매번 그런 것은 아닌 것 같고, 이날 이렇게 챙겨주셨다. 사실 여기 왔을 때 제일 괜찮았던 때는 수육 보쌈이 나왔었을 때였다. 9천원에 보쌈이라니. 보쌈 정식만 먹는 것이 아니라 국물까지 다양하게 즐기니 그때가 흔히 표현하는 혜자 느낌이었다. 제일 별로였던 때는 카레였나. 그때였고. 근데 이날 동그랑땡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는데 추가로 제육이 나오다니.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겠다.
예전에는 먹던 반찬만 먹기도 했지만, 요즘은 나오는 웬만한 것들은 꼭 한 젓가락씩 먹어보는 편이다. 의외로 맛있는 재료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고, 또 그냥 간단간단하게 먹는 재미가 있더라. 뭔가 한가지 메인 메뉴만 먹는 것도 좋지만 이런 백반 스타일도 꽤나 매력적인 것 같다. 물론 백반집의 경우 항상 재료가 신선한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회전율이 보장되어야 인기가 많겠다. 국물은 많이 즐기지 않지만 중간중간 가볍게 입가심하기 좋은 맛이었다. 뭐 사실 동그랑땡을 제외하고 어느 가정집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재료들이기에 뭐 특별한 것은 없었다. 맛은 상상했던 그대로였고,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속 편하게 즐기기 좋은 구성이었다.
동그랑땡의 경우 두께가 두툼하니 씹는 맛이 있어 좋았다. 안에 내용물도 고기가 실하게 들어있어 나름 만족도가 높더라. 다 먹으면 포만감도 꽤나 생길 크기였다. 케찹 같은 것이 없어서 살짝 아쉽긴 했는데, 요즘은 없으면 없는 대로 즐기려고 하는 편이다. 어차피 소스가 몸에 좋지도 않으니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온 제육. 이것도 양이 꽤 된다. 1인당 9천원, 2인 18,000원 금액으로 이 정도 구성이면 꽤나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냥 먹기도 하고 같이 나온 돌김이랑 싸 먹기도 하면서 짭조름하게 맛있게 잘 먹었다. 전날 기름진 음식을 먹었거나 아니면 먹을 예정이 있을 때 이렇게 집밥 스타일로 즐겨주면 괜찮을 것 같다. 아마 종종 이 가게를 찾지 않을까 싶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