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만원 한장이면 성인 두명이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분식집

디프_ 2024. 1. 31. 09:01
튀김 단골손님들이 많은 것 같은 꿀마미 효창동점

 

 

사실 떡볶이도 내가 그렇게 크게 즐겨 먹는 음식이 아니었다. 우선 꽤 오랜 기간 밖에서 사 먹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나마 가끔 먹었던 것이, 아버지가 집에서 만들어주면 꽤나 달달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나름 단맛에 먹었던 것 같다. 그때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크게 안 먹었던 것 같다. 예전에 엽떡이 완전 초기에 생겼을 때, 광화문인가 시청 쪽에 있는 1호점을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너무 매워서 딱 2개인가 먹고 땀 흘리며 나왔던 기억이 난다. 근데 어느새부턴가 떡볶이를 찾는 사람이 되었다. 그 시작은 즉석떡볶이였던 것 같다. 즉떡이 그렇게 맛있더라. 다 먹고 난 뒤에 비벼 먹는 볶음밥도 좋았고. 그 뒤로는 뭔가 옛날식 자작한 떡볶이들을 종종 즐겼던 것 같다. 그리고 요즘은 떡볶이 맛집도 찾으러 다니곤 한다. 나름 한 번에 반한 것이 아니라 서서히 반하게 되었다.

 

오늘 소개할 분식집의 경우 막 맛있어서 찾아와야 하는 그런 곳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동네에 평범하게 있는 그런 분식집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근데 여기 확실히 단골 손님들이 계신 그런 곳이다. 내가 식사를 할 때에도 사장님과 편하게 이야기를 하시는 손님분이 오시더라. 그리고 저번에 야채 튀김인가 그거 맛있었다고, 그거 달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꼭 그 뒤에 오시는 손님들 모두 튀김 종류를 여러 개 주문하셔서 드시더라. 포장도 그렇게 하시고. 여기 알고 보니 튀김 맛집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의 경우 이날 떡볶이 하나와 순대, 그리고 김밥과 계란 튀김을 주문했다. 사실 계란 튀김은 내가 너무 먹고 싶었다. 처음 오는 가게이기도 하고 뭐가 맛있을지 몰라서 여러 종류로 시켜본 뒤에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그중 괜찮은 메뉴를 주문하려고 했다.

 

한 5~10분 정도 지났을까. 주문한 메뉴들이 나왔다. 근데 다 나오고 나서 여기 가격이 참 착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메뉴를 주문하는데 총 금액은 약 1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었다. 딱 만원 한장은 아니지만 정말 그와 얼마 차이 나지 않는 금액이었다. 메뉴판으로 봤을 때 메뉴 하나당 금액은 그렇게 저렴하지 않은데, 나오는 양을 보면 충분히 메리트 있는 금액대였다. 역시 동네 장사라 그런지 사장님 인심이 후하신 편으로 느껴졌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주문해서 성인 두명이서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그리고 다양하게 먹을 수 있으니 구성도 괜찮고. 무엇보다 분식집 대표 메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주문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도 있었다. 아 생각해 보니 라면이 없구나. 다음에 오면 라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이상하게 이런 곳에서 끓여주는 라면이 꼬들꼬들하니 그렇게 맛있더라.

 

아 그리고 주문할 때에 순대의 경우 간을 많이 주실 수 있느냐고 요청을 드렸었다. 그랬더니 사장님이 가능하다고 하셔서 그럼 그렇게 달라고 말씀 드렸다. 근데 나중에 나온 것을 보니 정말 딱 순대와 간만 있었다. 사실 허파도 좋아하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씹는 맛이 있는 푸석푸석한 간보다 탱글탱글한 허파가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다. 먹는데 거부감도 없고. 막 귀라든가 이런 부위들은 이상하게 잘 못 먹겠다. 근데 여기서 사장님이 주시는 간 사이즈에 놀랐다. 이렇게 간이 큼지막하게 나오는 순대는 또 오랜만이다. 아마 처음일 수도 있겠다. 가끔 끝부분이 두껍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여긴 중간 부분부터 간이 저렇게 크다. 저 모습만 봐도 여기 사장님께서 손이 좀 크시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솔직히 요즘 물가에 한 메뉴당 이렇게 양이 많이 나오는 곳은 흔치 않으니 말이다.

 

계란 튀김을 먼저 먹어보았다. 튀김을 좋아하기도 하는데 뭔가 모르게 계란 자체가 속을 좀 편안하게 만들어 주지 않을까라는 착각이 있다. 아마 이건 나만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첫맛은 튀김 그 자체로 즐겨보기도 했지만 역시나 국룰답게 떡볶이 국물에 적셔 먹었다. 떡볶이 국물과 함께라면 흰자보다는 노른자 부분이 더 고소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소금은 또 필수겠다. 따로 요청드릴 것 없이 사장님이 필요한 것들을 이렇게 딱 챙겨주셨다. 포장하거나 그러면 소금을 안 주는 곳도 종종 있는데, 여긴 딱 한 문장으로 쉽게 말해서 '기본은 하는 가게'라 할 수 있겠다. 막 뛰어난 맛집은 아니더라도 기본에 충실해서 호불호가 없고, 양도 괜찮아서 손님마다 만족도도 올라가겠다. 혼자 와서 식사를 하더라도 부담감이 없는 금액이기 때문에 혼밥 하기에도 괜찮고.

 

국물 떡볶이 스타일로 숟가락으로 열심히 먹었다. 개인적으로 떡볶이 국물이 양이 충분히 나와서 좋았다. 여러 종류를 다 찍어서 먹다 보니 국물이 부족하면 나중에 뭔가 먹다가 맛이 더 약하게 변해버려서 다 못 먹게 된다. 김밥, 순대, 떡볶이 오뎅 등 삼합 스타일로 즐기기도 했다. 여기에 소금 살짝 콕 찍어주면 감칠맛도 살고 맛있더라. 김밥 자체도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다른 곳들과 비교해서 더 크고 긴 것 같기도 하다. 속도 실하고. 이런 기본적인 매력들 때문에 다음에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만원 한장이면 성인 두명이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분식집 꿀마미 효창동점. 다음에 가게 되면 튀김을 여러 종류로 시켜서 먹어봐야겠다. 사실 주문 후 바로 튀겨 주시니 맛이 없을 수가 없긴 하겠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동네 단골집을 발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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