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짜장 곱빼기 + 탕수육 중자
특별한 일이 있지 않고서야, 주말 하루는 온전히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편이다. 이게 또 나름 일주일을 버티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적당하게 리프레시가 되는 것 같다. 일주일 내내 뭔가를 해본 적도 있긴 한데, 확실히 그렇게 하면 2~3주를 못 버티더라. 이게 할 일 하고 저녁에 3~4시간 쉬는 것과 아예 하루를 온전히 쉬는 것의 차이는 나에게는 분명히 있는 것 같다. I 성향인 것인가? 아무튼 그렇게 쉬는 날에는 웬만하면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렇다 보니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걱정을 하더라. 나름 뭐 시켜 먹는 날이랄까? 확실히 사람은 목표를 잡고 살아야 하는 것이, 작년에 배달 음식 줄이기를 목표로 잡았을 때는 많이 줄였는데, 올해는 그 목표가 아닌 다른 목표를 잡으니 배달 음식 시켜 먹는 것에 제한이 없어진 것 같다.
물론 그래도 과거에 비해 많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요즘은 월에 2~3회 정도는 먹는 것 같다. 3회까진 아니고 2회? 이것 자체도 과거에 비해 많이 줄긴 줄은 것이다. 아무튼 이날은 뭘 시켜 먹을까 하다가 갑자기 중식이 떠올랐다. 사실 치킨이 먹고 싶긴 했는데, 첫 끼니부터 치킨은 아닌 것 같아 참았고 전날에 먹으려다가 가게가 사라져서 못 먹었던 중식을 먹어야겠다 싶었다. 중식도 뭔가 고급스러운 집이 아니라, 옛날 동네 중국집에서 흔히 만날 수 있었던 그런 바삭바삭한 탕수육을 먹고 싶었다. 요즘은 다 뭔가 찹쌀 탕수육처럼 두툼하게 나와서 그냥 오리지널 바삭한 느낌을 먹고 싶었다. 그렇게 근처 시킬만한 매장을 찾았고, 괜찮은 곳이 눈에 들어와 이렇게 주문해 봤다. 사실 여기 말고 다른 가게가 있었는데 거긴 간짜장을 팔지 않더라. 그래서 이곳으로 정했다.
간짜장 곱빼기와 탕수육 중자로 주문했다. 소자와 중자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서 중으로 주문했는데 양이 정말 많았다. 아마 이렇게 주문해서 먹었으면 3인까지도 먹었을 것 같다. 볶음밥이나 그런 것 시켰으면 4인도 괜찮았을 양이다. 솔직히 양은 진짜 많았다. 근데 그것과 비교해 퀄리티도 나쁘지 않았다. 이따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탕수육에 살코기들의 비율이 꽤나 높았다. 사실 이날은 바삭하게 먹고 싶어서 튀김 부분이 좀 많아도 되긴 했는데, 예상외로 꽤나 퀄리티 좋게 왔다. 역시 고민하고 주문하길 잘했다. 짬뽕 국물은 500원을 내고 추가 주문했고, 간짜장의 경우 리뷰 이벤트 대신에 혹시 소스를 더 많이 주실 수 있냐고 여쭤봤다. 이게 반영이 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음료는 안 오긴 했다. 확실히 간짜장 소스가 많다고 느끼긴 했다.
탕수육 양이 많았던 만큼 소스도 충분히 와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뭔가 소스 부족한 것보다 남더라도 풍족한 것이 좋다. 매장에서 먹으며 요청이라도 가능한데, 배달로 먹을 경우 부족할 때 해결책이 없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간짜장 열심히 비벼준 뒤에 짬뽕 국물로 입가심을 하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뭔가 주말 대낮에 이렇게 시켜 먹는 것은 오랜만인데 확실히 중국집만의 매력이 있었다. 오랜만에 이렇게 풍족하고 든든하게 먹는 느낌이랄까?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이날 만족도가 꽤나 높았다. 아마 여기 지점 퀄리티가 좋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마 다음에 또 중식이 떠오르면 망설임 없이 여기서 시켜 먹을 것 같다. 솔직히 동네에 있는 중국집치고는 단골이 충분히 생길만한 가게 느낌을 받았다.
아 맞다. 김치 같은 것도 별도 요청을 남겨달라 하셨는데, 간짜장 소스 요청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 집에 있는 김치를 꺼내서 같이 먹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간장은 저렇게 고춧가루를 듬뿍 넣어서, 이게 고춧가루를 찍어 먹는 것인지 간장을 찍어 먹는 것인지 모를 느낌으로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저렇게 한다고 해서 맵지도 않고 그래서 느끼함을 잡아줄 정도로 매콤함만 즐길 수 있어서 괜찮은 것 같다. 확실히 유튜브 먹방 같은 것을 보고 얻은 장점 중 하나는, 똑같은 요리를 보고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는 것 같다. 그렇게 나름 번갈아가면서 열심히 먹었다. 뭔가 하나의 요리만 먹는 것보다 이렇게 다양하게 손이 움직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먹으면서 이 가게만의 매력을 조금 더 알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감칠맛이 살아있었다. 느끼함은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재료들이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걸 원해서 간짜장을 시킨 것이긴 한데 탕수육 자체도 그랬으니까. 그 이유를 먹으면서 살펴보니, 짜장 소스부터해서 탕수육 소스까지 마지막에 좀 단맛이 살아있었다. 그니까 전체적으로 조금 달달한 느낌이었다. 사실 짜장면 소스를 만들 때 엄청난 설탕이 들어간다고 하던데, 이렇게 끝에 살짝 단맛이 살아있는 곳은 오랜만에 먹어본 것 같다. 이 부분이 계속해서 젓가락을 가게 하는 매력을 만들어주었다. 그렇다고 해서 물릴 정도의 단맛이 아니라 끝에 살짝만 단맛을 올려준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너무 맛있게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확실히 주말에 이렇게 가끔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것도 나름 힐링 요소가 된다 생각한다.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