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가고 너무 맛있어서 다음주에 또 온 뒤에 작성하는 고쉐프의 신선한 초밥 후기
확실히 날이 추워지니까 해산물을 자주 먹게 된다. 사실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사계절 내내 장사가 잘 되긴 하지만, 지난 여름에 애정하는 가게에서 먹었던 초밥이 겨울에 먹었던 것보다 확실히 상태가 다름을 깨닫고 난 뒤에 잘 안 가게 되더라. 나름 믿고 먹는 가게인데 여기도 이 정도면 다른 곳들은 더하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나름 이렇게 선선해진 가을과 추워진 겨울이 좋다. 시즌제처럼 열심히 먹고 있다. 근데 오늘 소개할 곳은 나에게 나름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일단 처음 가게를 가자마자 너무나 만족스러워서 참지 못하고 그다음 주에 또 오게 됐다. 사실 직장인에게 주말은 소중한 시간인데, 이 소중한 시간에 시간을 내어서 2주 연속 왔다는 것은 그만큼 만족스러웠다는 말이 되겠다. 살짝 웨이팅은 있었지만 두 번 모두 20분 안에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이 가게의 경우 매장 내부가 나름 넓은 편이다. 근데 내가 만족스러웠던 점은, 테이블마다 간격이 적당히 넓다는 것이다. 만족스러웠던 점은 이 부분을 제외하고 많은데 그 부분은 차차 하기로 하고, 매장 자체가 한눈에 들어오게 탁 트여있는데, 테이블마다 간격이 넓어서 나름 독립적인 기분이 들게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웨이팅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안에 들어와 기다릴 수 있다. 물론 사람이 많이 몰릴 경우 안으로 들어오기 힘들겠지만, 적당한 인원은 입구 옆에 있는 의자에 앉거나 안에 들어와 기다려도 충분히 복잡함 없이 기다릴 수 있겠다. 이 부분도 이 가게에서 테이블을 더 두는 욕심보다는 쾌적한 환경을 추구해준 덕분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괜히 오바해서 더 디테일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는데, 이렇게 장사가 잘 되는 가게들은 분명히 의도한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여기 아쉬운 점은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가게 뒤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긴 한데 턱없이 부족하겠다. 그래서 이 주변 어딘가에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주말에는 그냥 주차를 할 수 있는 시스템처럼 보이는데, 평일에는 잘 모르겠다. 아 그리고 본격적으로 메뉴 소개에 앞서, 내가 이 청라에서 요즘 제일 잘 나간다는 초밥집 고쉐프의 신선한 초밥이 왜 의미 있는 가게가 되었는지 먼저 말해야겠다. 아마 내 티스토리에 자주 놀러 오시는 이웃님들은 아실 것이다. 내가 초밥을 먹을 때마다 자주 가는 가게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초밥이 먹고 싶을 때 웬만하면 그 가게를 간다. 그냥 가격도 적당하고 퀄리티는 꾸준하고 맛도 있어서. 근데 요즘은 워낙 인기가 많아져서 웨이팅이 평일에도 필수여서 아쉽긴 했었지만 거기를 대체할 곳이 없었다. 그래서 정말 꾸준히 갔다. 적립도 자주 해서 서비스로 몇 접시 계산도 하고 그랬었다.
근데 여기 온뒤로 아마, 초밥이 먹고 싶을 때 이젠 여길 올 것 같다. 정말 내 기준으로 한 번의 방문을 통해 단골 가게를 바뀌게 만들어주었다. 그 이유는 모든 점에서 여기가 더 만족스러웠다. 일단 맛은 뭐 말할 것도 없겠다. 사실 내가 애정하는 단골 집도 다른 것들이 전혀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다. 근데 여기랑 비교하면 메리트가 좀 떨어진다. 초밥 위에 올라간 스시 하나하나의 퀄리티는 여기 고쉐프의 신선한 초밥 가게를 못 따라오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다음은 가격인데, 사실 내가 가는 곳의 경우 회전초밥집이다. 배부르게 먹으면 1인당 그래도 3~4만 원은 나오는 곳이다. 근데 여기선 이렇게 여기 시그니처 메뉴인 모듬초밥 12피스짜리 하나 먹으면 딱 좋다. 물론 이게 부족하신 분들도 있을 텐데 그러면 사이드로 우동이나 모밀 같은 것을 시켜 먹으면 되겠다. 그래도 가격이 내가 가는 곳보다 1만 원 정도는 저렴하게 나온다.
그다음은 웨이팅이겠다. 사실 대기 시간도 무시 못한다. 아무리 좋아하는 가게라고 하더라도 갈 때마다 1~2시간 기다려야 한다면 솔직히 자주 가기 힘들다. 나의 기존 단골집이 그랬다. 근데 여기의 경우 위치가 청라인지라 멀리서 찾아오긴 힘들겠다. 그리고 이 공간 자체가 핫플레이스는 아니겠다. 정말 동네 주민들이 맛집 찾아오는 먹자골목 같은 느낌이랄까? 근데 기존 단골집은 핫플레이스에 있었으니 사람이 안 몰릴 수 없겠다. 그래서 여기 오면 1~30분 정도만 기다리면 식사를 할 수 있으니 충분히 언제든지 부담 없이 올 수 있어 좋았다. 그렇게 때문에 이렇게 일주일 만에 또 온 것이기도 하고. 두 번의 방문 모두에서 여기 시그니처 고쉐프의 모듬초밥을 12p를 주문해서 먹었다. 가격은 24,000원! 솔직히 처음에 시킬 때 이거 좀 비싸긴 하구나 싶었다. 근데 먹은 다음에 생각이 달라졌다. '이 정도면 이 가격 해야지!' 하면서 말이다.
구성으로는 츠모토식 숙성활어 3피스, 연어, 직화, 참다랑어, 참치즈케, 북해도관자, 아나고, 이까, 단새우, 아귀푸아그라로 되어있었다. 그리고 메인이 나오기 전에는 따뜻한 육수에 담긴 면과 계란찜, 장국, 샐러드, 생강, 락교가 나왔다. 생강과 락교의 경우 테이블마다 놓여져 있어서 내가 먹고 싶은 만큼 덜어서 먹으면 되었다. 사실 처음에 저 아귀푸아그라가 성게알인 줄 알았다. 근데 먹어보니 맛이 뭔가 다른 것이었다. 해산물 그 특유의 바다 맛이 아닌 조금 더 담백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따로 간을 하셨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성게알이 아니고 아귀 푸아그라였다. 확실히 나 같은 초보자 입맛은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되고 설명서를 한 번 읽어봐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어디 가서 다른 소리 안 하지. 아무튼 그렇게 식전으로 달래주고 바로 메인을 먹어주었다.
이날 같이 온 일행의 경우, 전날에 그냥 나 따라오라고 한 뒤에 이렇게 데려왔다. 오면서 어딜 가는지 알려주었다. 정확히는 상호명을 알려준 것이 아니고 뭐를 먹는지만 알려주었다. 어차피 내가 데려왔으니 금액은 내가 낼 생각이었기 때문에 조금 뻔뻔하게 굴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냥 누가 오든 여긴 초밥을 좋아하는 사람은 만족할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 물론 나도 이때 두번째 방문이어서 함부로 확신은 하면 안 됐겠지만, 그래도 뭔가 처음에 퀄리티가 워낙 좋았어서 약간의 신뢰 같은 것이 형성되었었다. 결과적으론 이날 역시 실패하지 않았다. 초밥 하나하나 퀄리티가 너무 좋았고, 24,000원의 금액이 전혀 아깝지 않게 모듬초밥 구성이 너무 좋았다. 사실 이거 회전초밥집에 가서 이렇게 하나씩 먹으면 이 금액보다 더 나올 것이다. 그리고 애초에 재료 퀄리티도 여기보다 부족할 수도 있고.
사실 초밥이나 스시 자체는 뭔가 고수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미식가의 영역 같은 느낌이랄까? 정말 재료 하나하나에 따라 맛이 바뀌고 퀄리티가 달라지는 분야라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먹는 한식은 그 정도까진 아니지 않나? 간만 잘 조절해도 맛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함부로 평가하기가 뭐한데, 여기 고쉐프의 신선한 초밥은 꼭 한 번은 먹어볼 만하다 생각한다. 먹어보면 요즘 왜 청라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맛집인지 알 수 있겠다. 그리고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찾던 단골집을 단 한 번의 방문을 통해 바꾸게 되었는지도 사람에 따라 느낄 수 있겠다. 물론 이 판단에는 단순 맛이나 금액만 고려한 것이 아니라 외부적인 환경도 고려되었지만 말이다. 성격이 뭔가 한번 하면 별생각 없이 꾸준히 하는 편인데, 단골 가게를 바뀌게 만들었다는 것은 좀 의미가 크다.
아마 어머니가 이런 해산물 베이스 음식들을 좋아하셨다면, 내가 3주 연속으로 여길 왔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먹고 싶기도 하고 소개 시켜 드리고 싶기도 해서. 여기 그리고 모듬초밥에 연어가 나오는데, 연어도 확실히 두께감 있고 맛있었다. 나에게 연어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는데, 연어로만 구성된 초밥세트를 먹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초밥 이야기를 하느라, 냉우동 이야기는 못했는데 이것 역시 나쁘지 않았다. 다만 양 측면에선 푸짐하진 않았는데 입가심이나 중간중간 리프레시 용도로서 괜찮았다. 딱 담백하니 간 세지 않고 맛있더라. 여기 기본적으로 메뉴들의 퀄리티가 보장된 곳이라 생각한다. 당장은 못 가겠지만 2월 이내에 한 번 더 방문할 계획이다. 그땐 여러 명이서 가서 이것저것 다른 메뉴들도 먹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