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에 학교가 있어 학생들이 자주 찾는다는, 60년이 넘게 장사 중인 도쿄 중식집
이번 일본여행 중 나 혼자만의 목표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도쿄 현지인들이 가는 중식집에 가보는 것. 내가 잘 못 찾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는데 일본에서는 한국에서만큼 중식집이 많지가 않다. 한국에서는 카페보다는 아니지만, 길 건너면 쉽게 중식집을 찾을 수 있는데 일본에선 그렇지 않더라. 근데 이건 내가 검색을 잘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근데 내가 찾을 땐 찾기 쉽지가 않았다. 검색해서 나오는 중식집들은 대게 모임 같은 것을 할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이 많았다. 그런 곳을 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지만, 나는 로컬 같은 중식집을 가보고 싶었다. 모든 나라에 차이나타운이 있을 정도로, 중식은 사랑받는 음식이기 때문에 없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저번 여행에서는 결국 실패했다. 숙소 근처에 중식집이 있었다. 고급 레스토랑도 아니고 나름 로컬 같은 곳이었다. 근데 구글 리뷰 평점이 낮아서, 또 메뉴가 내가 원하는 느낌이 아니어서 포기를 했다. 그리고 대만 음식 맛집을 갔었는데 정말 결이 다르더라. 중식이랑은. 그렇게 미션 실패를 했었고 이번엔 무조건 가봐야겠다 싶었다. 근데 역시나 찾기가 힘들었다. 걷다가 중식집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아니면 내가 간판을 보고도 못 찾은 것일 수 있겠는데 아무튼 한국보다는 확실히 적다. 실제 일본인에게 물어봐도 비슷한 답변을 들었었다. 아무튼 그렇게 이날은 좀 걸을 생각을 하고서라도 찾아서 가봐야겠다 생각했고, 그렇게 오게 된 곳이 바로 여기다. 이 가게의 경우 60년 넘게 장사 중인 도쿄 중식집이라고 하고 근처에 대학교였나 학교가 있어서 학생 단골이 많은 정말 현지인 맛집이라고 한다.
이 가게는 정말 우연히 찾았다.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았다. 그니까 검색을 해서 어딘가를 향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여기를 만났다. 그렇게 검색을 해봤는데, 검색을 해도 나오지가 않더라. 살펴보니 구글맵에 일본어로만 검색어가 되어 있어서 서치가 안되는 것이었다. 지도 위치로 검색해 봐서 우연히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니 내가 못 찾아오지. 리뷰 119개에 평점 4.5점이 넘는 인정받는 맛집이었다. 무엇보다 독특한 것은 모든 메뉴가 1000엔이었다. 그 위아래로 10% 정도 차이가 발생하고, 모든 메뉴를 먹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뭐 탕수육이나 그런 요리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 파파고를 통해서 번역을 해봤었는데 그런 메뉴를 찾지 못했다. 아마 있었으면 먹어봤을 것이다.
점원 분에게 뭐가 인기가 있냐고 여쭤보았고, 볶음밥이랑 이것저것 추천을 해주셨다. 근데 고슬고슬한 볶음밥이 먹고 싶어졌고 그렇게 주문을 해봤다. 여기 일본어만 가능한데, 주방장 셰프님께서 잠시 나오시더니 한국 사람이냐고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인사와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할 줄 아셔서 계속해서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조금 기다리니 볶음밥이 나왔고 이렇게 계란국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짬뽕 국물이 나오는데, 여기선 계란국이 나온다고 보면 되겠다. 그리고 뭔지 모를 야채 같은 것이 나왔는데 아마 김치 대용인 것 같았다. 이렇게 세 가지 종류를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솔직히 가격이 천엔이면, 환율까지 고려하면 만원이 되지 않는 금액이다. 한국 일반 동네에 있는 중식집 가격 느낌? 요즘 한국도 물가가 너무 올라서 이 정도면 도쿄 중심가에서 꽤나 메리트 있는 가격대라고 생각한다.
고기도 실하게 들어있고, 밥도 내가 원하던 것처럼 고슬고슬하니 너무 맛있었다. 간이 좀 심심해서 테이블에 뭐가 있나 살펴보니, 이렇게 후추나 소금, 고추기름 등이 있었다. 식초와 간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뭔가 찍어 먹을 것은 있나 보다. 아니면 메뉴판에 그런 튀김 종류가 있었는데 내가 배고파서 패스했었나? 여행을 다녀온지 시간이 좀 흘러서 정확히 기억나진 않겠다. 갑자기 일본어도 모르면서, 여기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60년이 됐는지 어떻게 아느냐 물으실 수 있는데, 내가 찾아본 것은 아니고 구글 리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런 설명들이 있고, 실제로 내가 약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식사를 즐기면서도 나와 같은 관광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현지인들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학생들은 별로 없었던 것 같고, 어르신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진짜 로컬 맛집처럼 느껴졌다.
아 그래도 여기서 하나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먹다 보니 조금 느끼했다. 같이 나온 새콤달콤한 야채를 같이 즐겨주기도 했는데 그걸론 부족했다. 한국의 김치처럼 일본에도 기무치라고 해야하나. 그게 있다는 것이 생각났고 혹시나 해서 여쭤봤다. 김치가 있느냐고 말이다. 그랬더니 '아~' 이러시더니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며 김치를 가져다주셨다. 근데 이게 확실히 의사소통이 힘드니까 유료인지 무료인지 헷갈렸다. 내 입장에선 이게 추가 금액을 내야 하면 굳이 안 먹었을 것이다. 굳이 돈 주고 먹어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 차라리 다른 것을 먹지. 근데 점원 분께서는 당연히 추가금액이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나와 의사소통이 힘드니 그냥 가져다주신 것인지 모르겠는데 김치를 가져다준 뒤에 이렇게 영수증을 또 주셨다. 여기 모든 메뉴가 1000엔인 도쿄 60년 넘은 중식집인데 김치가 그 반값인 500엔이다. 그니까 저 정도의 김치를 500엔, 즉 4~5천 원 되는 금액을 주고 먹은 것이다. 한국이라면 아마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겠다.
먹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 입장이긴 하다. 그것도 여행 중에는 더더욱. 근데 이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치를 거의 5천원 돈 주고 먹은 것이니까. 차라리 이럴 거면 돈 조금 더 보태서 남기더라도 다른 메뉴 맛이라도 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 감정과는 별개로 김치가 너무 맛있긴 했다. 조합이 딱이었다. 이게 기본 메뉴로 왜 안 나오지 싶었다. 아마 김치도 메뉴에 없었을 수도 있다. 근데 그냥 어느 한국인이 달라고 하니까 가격 책정해서 급하게 주신 것일 수도 있다. 근데 너무 맛있었고, 볶음밥과 함께 야무지게 해치웠다. 사실 마지막에 김치 남길 수 있었는데 저 돈 내고 먹었으니 차마 남길 수가 없겠더라. 밥은 좀 남겨도 김치는 남길 수 없어서 끝까지 다 먹었다. 아무튼 이런 작은 해프닝이 있었고, 이것과는 별개로 여기 너무 맛있었다. 다음 여행에선 짜장면과 탕수육을 파는 로컬 중식집을 찾아 떠나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