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장어덮밥은 잊게 만드는 나고야 명물 히츠마부시
도쿄에 도착했다. 사실 예전엔 여행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서, 그 여행 리스트만 올리곤 했었다. 아마 그렇게 카테고리를 정리해두면, 나중에 누군가 봤을 때 도쿄 리스트만 쭉 보고 참고하기 쉬웠을 것이다. 근데 지금은 그냥 맛집 카테고리 안에 하나로 쭉 올리다 보니, 그렇게 하나씩 보기는 힘들겠다. 그래서 메뉴명을 검색해서 도움이 되고자 했는데 사실 그렇게 하나하나 검색하기는 쉽지 않겠다. 내가 뭘 먹어야겠다 하고 타겟하고 들어가는 것이니까. 대부분 그냥 둘러보다가 여기 맛있겠다 이러면 선택하고 그러지 않나? 아무튼 장단점이 있는 것 같은데, 지금 세분화해서 리뉴얼하기엔 늦은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언제 날 잡고 정리해 볼까. 혹시 이와 관련해 의견 있으신 이웃님들은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다.
오늘은 도쿄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 중 하나인 장어덮밥을 소개해볼까 한다. 아마 이 음식은 대부분 아실 것이다. 일본 놀러가면 꼭 먹고 오는 요리 중 하나다. 학생일 때 놀러 가서, 여행 자금이 넉넉지 않더라도 여기 코스는 대부분 꼭 넣는 것 같다. 실제로 가성비 장어덮밥 집도 많아서 찾으면 야무지게 갈 수 있다. 나도 학생 때 친구가 꼭 가보고 싶다 해서, 전통이 있는 오래된 가게를 가곤 했었다. 오사카에 있었는데 아직도 거길 찾아가던 골목길이 떠오른다. 아무튼 오늘은 이 메뉴를 소개할 예정인데, 기존에 우리가 먹어왔던 장어덮밥과는 결이 좀 다르다. 개인적으로 장어덮밥 최애로 꼽는 맛집이 있다. 아마 여기에도 여러 번 포스팅한 이력이 있어서 기억나시는 분들은 나실 것이다.
오사카에 위치한 곳인데, 수산시장 옆에서 정말 작게 장사를 하고 있다. 시장 특성에 맞춰 새벽에 오픈하며, 문도 낮이면 닫는다. 그래서 게으름을 피울 경우 먹지 못하고 쉬는 날도 잘 맞춰가야 한다. 저번에 구글맵만 믿었다가 문을 닫아 낭패를 본 적이 있다. 아무튼 거기를 최애로 꼽는데, 도쿄에선 오늘 소개할 이곳이 제일 베스트인 것 같다. 여길 가기 전에 다른 한 곳도 찾아봤었는데, 거긴 확실히 사이즈도 좀 작고 후기를 보면 호불호가 있어보였다. 가시나 그런 것도 그렇고. 근데 오늘 소개할 이곳은 가격이 좀 있긴 하지만, 확실히 이색적이다. 히츠마부시가 나고야 명물 요리라곤 하나, 개인적으로 도쿄에 이 지점이 있는 만큼 꼭 먹어봐야 하는, 들려봐야 하는 가게 중 하나라 생각한다.
원래 도쿄에 왔을 때, 내가 타는 항공사 비행기 시간이 애매했다. 아예 아침 일찍 출발하거나 저녁 즈음에 도착하더라. 그래서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는게 힘들어서 저녁에 도착하는 것을 탔었는데, 유독 이번 여행에선 그 시간이 아쉬웠다. 그래서 새벽부터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수속을 밟고 숙소에 짐을 두고 바로 나오니 이렇게 런치 시간에 맞물렸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런치를 즐길 수 있었다. 매번 그냥 요리만 즐겼었는데! 일본 백화점도 런치가 있구나. 아 여기의 경우 원래 웨이팅이 있는 편이다. 근데 이때가 평일이어서 그랬는지 웨이팅이 없었다. 저번에 놀러 왔을 땐 웨이팅이 있어서 식사를 못했었는데, 이번엔 다행히 바로 들어올 수 있었다. 그렇게 자리에 앉고 런치를 주문하고 기다렸다. 신기하게도 저번에 앉은자리와 똑같은 곳에 앉을 수 있었다.
사실 맛 자체는 말할 것도 없겠다. 그냥 너무 맛있다. 그리고 양은 개인에 맞게 주문하면 되는데, 적어도 한마리 이상 들어간 것을 드시길 추천드린다. 먹다 보면 너무 맛있어서, 사이즈 작은 것을 시키면 아쉬울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또 주문하기는 좀 그러니까. 도쿄 가서 안 먹으면 후회한다는 장어덮밥 히츠마부시. 이 음식의 경우 먹는 방법이 세 가지가 있다. 우선 처음엔 나온 그대로 장어덮밥을 즐겨주면 된다. 그다음에는 같이 나온, 파와 고추냉이를 곁들여 식감과 풍미를 즐겨주면 된다. 마지막으로 뜨거운 국물이 함께 나오는데 여기에 양념과 김을 얹고 장어 오차즈케 스타일로 즐겨주면 된다고 한다. 이 육수가 담긴 호리병이 굉장히 뜨거우니 조심히 즐겨야겠다. 아무튼 이렇게 세 가지 방식으로 즐겨주면 되겠다. 처음엔 이 가이드대로 따르되, 마지막엔 제일 맛있었던 방식으로 마무리하면 되겠다.
나는 참 이상하다. 고기 같은 것도 여러 소스가 있지만, 소금에 콕 찍어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 근데 여기 히츠마부시 장어덮밥도 나온 그대로가 제일 맛있더라. 기본적으로 양념이 있어서인지 이 자체로 고소하고 달콤하고 짭조름하고 너무 맛있었다. 육수는 뭔가 맛이 훼손되는 것 같아 내 스타일에 안 맞고, 중간중간 와사비와 파를 곁들이는 부분은 괜찮았다. 그래서 이날은 그냥 처음 나온 그대로 다 먹을까 싶었는데, 또 이렇게 후기를 남겨줘야 하니까 나름 한 번씩 가이드대로 먹는 방법을 시도해 봤다. 근데 뜨거운 육수의 경우 기호에 안 맞더라도 마무리로는 괜찮지 않을까 싶다. 확실히 속을 진정시켜 주는 그런 느낌이 있달까? 그리고 은근 전체적으로 먹는 재미도 있고!
물론 여기가 백화점 제일 맨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기도 하고, 하나의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다. 아마 이날도 이게 한 5만원 정도는 넘었을 것이다. 확실히 한 끼 기준으로 저렴한 금액은 아니다. 그럼에도 근데 추천을 드린다. 사실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 돈을 쓰러 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돈을 저축하기 위해 지내지만, 여행은 무조건 쓰기만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즐거운 것이라고. 나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행 중에는 적어도 스트레스를 만들진 않으니까. 받을 순 있어도. 그런 흐름에서 지켜보면 이 정도의 비용 투자는 괜찮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때가 아니면 또 언제 먹을지 모른다는 그 희소성을 높게 사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드셔보시길 추천드린다.
그렇게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확실히 런치 코스이다보니까 이렇게 식후 아이스크림이 제공되는 것 같다. 예전엔 아이스크림도 안 나왔던 것 같은데. 런치가 좋긴 좋구나. 그리고 양이나 그런 측면에서도 전혀 부족하다 느끼지 못했다. 다음에도 런치에 오고 싶네. 사실 이번 여행을 끝으로 혼자 여행을 안 가려고 했는데, 마지막에 먹었던 디저트가 생각나서 또 오고 싶다. 여기 장어덮밥 가게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따른 디저트 전문점이 있다. 그 가게 소개는 아마 이 일본여행 포스팅 막바지에 나오지 않을까 싶다. 너무 맛있어서 먹고 바로 또 사 먹었던 젤라또 맛집이다. 그래서 내년 봄 즈음에 짧게 잠깐 다녀올까 싶다. 그리고 여기 도쿄 가서 안 먹으면 후회한다는 장어덮밥 히츠마부시 가게의 경우 이렇게 한 곳에서 장어를 계속해서 구워주신다. 그리고 이 과정이 손님에게 노출되고 있는데, 웨이팅이 있으면 여기 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겠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