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도 1인 1병만, 메뉴도 해장국 딱 하나만 판매하고 있는 용문해장국
오늘 소개하는 곳은, 정말 가게 상호명부터 알 수 있듯이 해장국 메뉴 딱 한 개만 판매하는 곳이다. 인터넷을 살펴보면 수육이나 그런 메뉴도 있는 것 같은데, 저녁에 판매하는 것인지 주말에만 판매하는 것인지 아니면 예전에 판매하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방문했던 점심 기준에는 정말 해장국 하나만 판매하고 있었고, 별도 메뉴판도 없었다. 그냥 사장님이 인원수에 맞게 알아서 메뉴를 내어주시더라. 그래서 이때가 첫 방문이었는데 '뭐지?' 하면서 살펴보니까 정말 이 메뉴 하나만 제공되고 있었다. 그렇게 편하게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주변을 구경했다. 여기 들어오는 입구부터 좀 정신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따로 주차장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가게 앞에 주차를 할 수가 있었는데, 점심시간에 정말 사람도 많고 복잡했다.
알고 봤더니 이 근처 택시기사님들의 아지트처럼 여기를 찾아오고 계셨다. 물론 나처럼 이 근방에 있는 사람들도 주 손님이긴 했는데, 기사님들이 더 많이 보였다. 매장 내부가 좁진 않지만 그렇게 넓지도 않았다. 한눈에 딱 들어오는 정도? 근데 거기가 꽉 차니까 적당히 소음도 있고 뭔가 바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회전율이 높은 편인 가게였다. 용문해장국 가게의 경우 브레이크 타임도 있고, 주말의 경우 휴무인 날도 있으니 잘 찾아서 가면 되겠다. 그리고 여기 신기했던 점 중 하나가 소주를 1인 1병을 넘어서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니까 한 사람당 한 병만 마실 수 있다는 말이 되겠다. 그 부분이 신기했다. 다른 가게들의 경우 주류를 통해 마진을 많이 남기는데 여긴 그만큼 자신 있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생각해도 되겠다.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와 이렇게 풋고추도 쌈장에 나와서 딱 좋았다. 근데 뭔가 진짜 풋고추는 아닌 것 같다. 청양고추와 풋고추 그 사이라고 해야하나. 잘못 먹으면 매운데, 또 어떻게 먹으면 괜찮았다. 개인적으로 한때 풋고추에 빠져 있었던 적이 있다. 그냥 그 쌈장에 찍어 먹는 맛이 좋기도 하고, 뭔가 그 아삭아삭한 식감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살짝 건강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또 어느새 잊혀져 요즘은 따로 안 챙겨 먹고 있긴 한데, 이런 곳에서 이렇게 만나면 꼭 먹는다. 고깃집에 가면 주로 있는데 대게 청양고추가 많아 아쉽긴 한데, 안 맵다고 하면 잘 챙겨 먹는다. 아마 쌈장이란 소스를 좋아해서 더 찾는 것 같긴 한데, 여기서 이렇게 만나 반가웠다.
깍두기의 경우 테이블마다 이렇게 따로 국자와 함께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보면 이렇게 국물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해장국에 김치 국물을 넣어 드시는 손님들이 많아 그 부분을 편하게 만들어주시고자 이렇게 한 것 같았다. 확실히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잘 되는 이유가 있는데, 여기 택시기사님들 주차하기 바쁘다는 용문해장국 가게의 경우 이런 것들이 그 하나의 포인트이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김치보다 잘 익은 깍두기를 더 좋아하는데 여기 너무 맛있었다. 깍두기는 매콤한 것보다 적당히 달달한 것을 좋아하는데 여기 그 맛이어서 좋았다. 아직 해장국은 한 숟가락 뜨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깍두기와 풋고추부터 공략했다. 뭔가 제대로 먹기 전에 흰쌀밥에 맨 김치 먹는 한 입이 왜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그렇게 가볍게 1차전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메뉴 딱 한개만 판매하고 있는, 이 근처에서 유명한 용문해장국 시식에 들어갔다. 여기의 경우 다른 곳과는 다르다. 국물부터 보면 아시겠지만, 적당히 기름기가 보이긴 하나 맑은 베이스의 국물이다. 그니까 탁하거나 걸쭉하지 않고 되게 맑다. 호로록 먹을 수 있는 느낌? 근데 들어간 속재료도 다르다. 일단 이렇게 뼈가 통으로 들어가 있다. 근데 뼈에 나름 발라서 먹을 수 있는 살이 실하게 있다. 그리고 이런 해장국은 처음이었는데 선지가 군데군데 큼지막하게 숨어있다. 선지해장국도 아니고, 그냥 해장국에 선지가 들어간 것은 처음이다. 사실 이렇게 같이 나오는 것 아니었으면 아마 선지를 여기에 넣어서 먹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근데 국물과 함께 먹으니 나름 그 식감이 좋았다. 사실 선지 자체는 약간의 고소함이라고 해야하나. 그 포인트 말고 크게 맛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근데 여기 간이 되어있는 국물을 머금은 선지를 한입씩 먹으니 뭔가 포만감도 올라오는 것 같고 조합이 괜찮았다. 우거지랑 먹어주기도 하고 국물만 마시기도 하면서 열심히 먹어주었다. 소뼈의 경우 크기가 워낙 커서 젓가락으로 발라 먹으면 떨어트릴 수 있으니 손으로 드시는 것을 추천한다. 다 먹고 난 뒤에 물티슈로 닦으면 되니까. 해장국 1만원이면, 솔직히 이렇게 회전율이 높은 곳에서 조금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근데 감자탕의 장점이 숨어있는 해장국이니까 이 정도 가격은 어느 정도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고기의 경우 한덩이가 아니라 이렇게 아래 하나가 더 숨어있다. 양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다. 사실 근처 맛집을 가고 싶으면 택시가시남에게 여쭤보라는 그런 말들이 많다. 왜냐하면 원래 그 동네 맛집은 그 동네에 자주 가는 사람들이 제일 잘 아니까. 여기 용문해장국 가게가 그런 가게가 아닐까 싶다. 어르신들의 경우 이런 국밥 하나에 소주 한잔 하면 그만한 깔끔함도 없겠다 싶다. 그리고 원래 개인적으로 밥과 국물을 따로 먹는 것을 좋아한다. 진짜 말아야 하는 스타일 아니면 이렇게 나누어 먹는 것을 선호한다. 뭔가 이게 더 먹는 재미가 있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 같달까. 내 입맛 기준. 그래도 이렇게 중간중간 숟가락에 있는 밥을 푹 담가서 말아먹는 느낌으로 먹기도 한다. 이래저래 이색적으로 맛있게 먹었던 점심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