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장사가 잘 되는 곳들은 다 이유가 있다
오랜만에 가고 싶어 하던 중국집에 도착했다. 여기는 벌써 다섯 번 이상 온 것 같다. 우연히 처음 왔다가 너무 맛있어서, 그다음에 또 오고, 그 뒤에 지인과 약속을 잡아 또 오고. 그다음엔 어머니랑 오고 그랬던 것 같다. 사실 몇 번 더 올 기회가 있었는데, 가려고 할 때 딱 하필 문을 닫았더라. 그래서 괜히 다른 중국집에 가서 실망하기도 하고. 물론 다른 중국집에 가서 만족도 하긴 했었지만 그래도 여기보단 부족했다. 이미 여기 피크 타임에 웨이팅이 생겼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곳이지만, 그래도 소개를 해보고자 한다. 아마 가시면 다양한 메뉴를 취급하고 있어서 적어도 실망스럽진 않으실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기본 이상은 해주는 몇 안 되는 가게라 생각한다.
일단 기본 3인 이상 될 경우 여기 예약을 하고 오는 것을 추천 드린다. 아 기본 룸 들어갈 수 인원부터 예약이 됐었나? 나의 경우 그렇게 많이서 올 일은 없었기 때문에 예약을 안 하고 와서 잘 모르겠다. 근데 여기 홀의 경우 예약을 하지 않은 손님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1명부터 최대 4명까지는 이렇게 순서대로 자리를 배치해 주시는 것 같다. 그리고 주변으로 이렇게 룸들이 둘러싸여 있는데, 룸 같은 경우는 단체 예약 인원으로 배정해 주시는 것 같다. 사실 중국집에 무슨 예약이냐 싶으신 분들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뭐 이연복 쉐프가 운영하는 곳이나 그런 특별한 곳은 한 달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하고 그렇지만, 여긴 그 정도까지의 명성은 아니고 어떻게 보면 그냥 동네 유명한 중국집일 수 있으니까.
근데 개인적으로 여기 4대째 가업을 이어나가는, 요즘 찾기 힘든 정통 중국집 서울홍성원 가게에서도 나름 연말 모임이든 그런 단체 예약을 하고 방문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내가 갔을 때마다 룸은 다 꽉 차서 다들 맛있게 요리를 즐기고 계시더라. 여기 코스 요리가 있는데, 룸을 예약한 사람 대부분은 코스 요리를 즐기시는 것 같았다. 계속해서 서빙해주시는 분들이 같은 메뉴들을 그릇에 담아 왔다 갔다 하시더라. 나의 경우 여기 올 때마다 단일 메뉴 여러 가지를 시켜서 나눠 먹었지 코스 요리를 먹어본 경험은 없다. 물론 다른 곳에선 먹어보긴 했는데 뭐 중식 코스요리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은근 호불호 있는 것들은 안 나오고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잘 나오더라. 그래서 여기서도 언젠가는 코스 요리를 경험해 볼 생각이다.
밖에서 웨이팅을 한 20분 정도 했던 것 같다. 여기 매장이 넓은 편이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홀에 막 100명씩 들어갈 정도로 그렇게 넓진 않다. 그래도 나름 회전율이 빠른 편이다. 뭔가 이상하게 중식은 점심에 자주 먹어서 그런지 빨리 먹고 나가는 것 같다. 맥주를 한잔 할 경우에도 말이다. 물론 고량주나 그런 고급스러운 술을 드시는 분들에겐 다른 이야기가 될테지만. 아무튼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 주문을 했다. 간짜장 곱빼기와 탕수육을 하나 시켰다. 저번엔 간짜장 하나, 사천짬뽕 하나, 사천 탕수육 하나 이런 식으로 다 주문해서 남겼는데 이날은 그때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도 사천 탕수육이 있었던 것 같은데 순간 혹하긴 했지만 그냥 기본 달달한 탕수육을 먹어보고 싶어 잘 참고 이렇게 주문했다.
확실히 여기가 센스가 있다. 일단 우리가 간짜장 곱빼기 하나를 시켰는데, 주문을 받으시자마자 '그럼 나눠 드릴까요?' 이렇게 물어보시더라. 사실 이런 친절이 개인적으로 기본이라 생각한다. 뭐 둘이 와서 메뉴를 하나 시켰으면 무리일 수 있는데 메인 요리도 추가로 하나 시켰으니 말이다. 근데 어느 곳에선 이렇게 안된다는 곳들도 있다고 들었다. 근데 딱 먼저 나눠 주신다고 말하니 좋았고, 실제로 이렇게 받았을 때도 기분이 좋았다. 뭔가 메뉴 하나로 두 개 시킨 기분이랄까? 근데 그만큼 곱빼기가 양이 많았다. 다만 계란은 하나 주문한 것처럼 딱 하나가 올라간다. 사실 이날도 저번과 마찬가지로 어머니와 왔는데, 어머니는 계란 후라이 이런 것을 싫어하신다. 뭔가 흐물흐물한 식감을 싫어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 회도 그렇고, 이런 반숙 스타일도 그렇고 잘 안 드신다.
나 같은 경우에도 같이 살면서 좀 닮아서 그런지, 뭔가 반숙보단 완숙이 좋다. 그렇다고 해서 못 먹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다 잘 먹긴 하는데 그냥 그나마 취향을 꼽자면 그렇다. 최근 한참 뭔가 노른자 터트려서 먹는게 이슈가 되어서 다들 그렇게 먹길래 나도 따라서 먹어봤는데, 그 매력은 잘 모르겠더라. 일본에 가서도 그렇게 먹었었는데 뭔가 확실히 더 특별히 맛있다 그런 부분은 잘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이날 계란은 내가 먹긴 했다. 분명히 먹으면 배부른데 하나를 입 안에 다 넣게 되더라. 그렇게 중간중간 탕수육을 먹어주면서 간짜장을 비벼주었다. 소스도 곱빼기에 맞게 넉넉하게 나왔다. 다 비빈 뒤에 이제 본격적으로 먹을 준비를 했다. 고춧가루 듬뿍 들어간 간장까지 셋팅 다하니 빨리 먹고 싶어졌다.
4대째 가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정통 중국집 서울홍성원. 일단 여기 기본에 충실하다. 근데 그것 포함 서비스가 너무 좋다. 일단 여기 탄산 음료가 무한 리필이 된다. 그게 뭐가 대단하냐 생각하실 분들도 있겠는데, 중국집의 경우 은근 탄산 음료 수요가 높다. 왜냐하면 먹다 보면 기름지고 좀 느끼한 부분이 있으니까. 근데 여긴 셀프바에서 무한대로 제공한다. 그 부분이 여길 방문하는 사람들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그 원가는 그리 높지 않을 텐데, 운영하는 가게 입장에선 그렇기 때문에 쉽게 마진을 취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놓지 않은 것인데 여긴 과감하게 놓은 것 같다. 그만큼 음식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물론 내가 여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조금 편향적으로 결론을 내린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 그렇다.
간짜장의 경우 기본적으로 불향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좋다. 뭔가 기본 단맛 베이스면 좀 물리거나 느끼하다 느낄 수 있는데, 불향이 나서 감칠맛 있게 먹을 수 있다. 탕수육의 경우 일반적인 동네 중국집과 식감부터 다르다. 원래 막입이기 때문에 그 차이를 잘 설명 못하는 편인데, 여긴 확실히 설명할 수 있겠다. 튀김 안에 숨어있는 고기의 퀄리티가 다르다. 여긴 정말 무슨 목살처럼 두툼하게 안에 살이 있다. 튀김보다 고기가 훨씬 더 두껍다. 이건 당연한 건가? 아무튼 겉 튀김은 굉장히 얇고 안에 속살은 가득하게 차있다. 그래서 은근히 포만감이 높다. 딱 봤을 때 양도 많은데, 그 안이 고기로 꽉 차 있어서 예상보다 배가 더 부른 편이다. 그래도 맛있는 배부름이니 이해할 수 있겠다. 이렇게 짜장면과 함께 먹어도 은근 재밌는 맛을 선사하니 그렇게 드셔보는 것도 좋겠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