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게 딱 한자리가 남아있어서 대기 없이 먹을 수 있었던 김포 강화우돈
여길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지인이 소개해준 것은 아니고, 그냥 어디서 들은 것 같다. 유튜브에서 봤었나? 정말 맛있었다고 들은 것 같다. 그래서 한번 가봐야겠다 싶었다. 위치도 딱 내가 좋아하는 어중간한 위치에 있었다. 우리 집 기준에서. 그니까 차를 타고 가기 편한 곳이었다. 뭔가 사람이 없을 것 같고, 운전을 오래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닌 딱 적당한 거리. 그렇게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이번에 시간이 돼서 다녀와봤다. 오랜만에 엄마와 외출을 했고 이모도 함께 했다. 근데 사실 다들 조금 귀찮은 상태라서 안 가면 안 갈 수 있었다. 근데 이번에 안 가면 또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를 것 같아 그냥 다들 나온 경향이 있었다.
네비게이션에 의지한 채로 도착했다. 가게들이 모여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나 싶었는데 정말 덩그러니 이 가게 하나만 놓여있었다. 신기하게도 바로 옆에 주택가가 있더라. 이 가게 주인 분들이 사시는 곳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택가 바로 옆에 고깃집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집 안에 있으면 고기 냄새가 안으로 다 들어올 것 같은데. 다행히 주차 자리는 넉넉했고, 바로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렇게 개 두 마리가 살고 있는 우리가 있었다. 그래서 잠시 눈인사를 해주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들 같았는데 이 울타리가 있다는 것은 잘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적당히 선을 지키더라. 그렇게 바로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정말 운이 좋았다. 딱 한자리만 남아있더라. 앉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이 이후로 오는 사람들은 대기가 길어져서 그냥 나가거나, 기다려야 했다. 아마 30분 이상은 기다리셨을 것이다. 나름 저녁 피크 타임에 와서 그런지 자리가 많이 나지 않았다. 요즘 포스팅을 하면서 생각해보면 적당히 운이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원래 운이 없는 편이었는데. 그렇게 자리에 앉았고, 요즘 먹고 싶었던 우대갈비를 주문했다. 3인분을 주문할까 하다가 나중에 된장술밥을 먹어보고 싶어서 2인분만 주문했다. 다행히 2인분마 주문이 가능했다. 어머니와 이모는 1시간 전에 빵을 먹어서 별로 배가 안 고프다 해서 2인분만 시키게 되었다. 아 그리고 지금 여기 김포 강화우돈에 온 이유가 생각났다. 저 된장술밥이 너무 맛있어서 보여서 즐겨찾기를 해둔 것이었다.
딱 우대갈비 2인분만 주문하고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았다. 근데 밑반찬이 한상 거하게 나왔다. 이렇게 된장찌개도 나오고. 우대갈비의 경우 소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단가가 있는 편이다. 그래서 맛있게 먹다 보면 생각보다 돈이 많이 나왔네 싶은데, 여긴 밑반찬들이 시원시원하게 나와 어느정도 그 값어치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된장찌개의 경우 이따가 된장술밥을 먹을 예정이기 때문에, 이렇게 똑같이 나오는지 한번 여쭤봤다. 근데 이렇게 똑같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 여기서 조금 더 조리가 되어 나온다고 하셨다. 이것저것 넣고 간을 조금 더 세게 맞추신다고 했다. 하긴 그래야 밥이랑 함께 먹어야 감칠맛 살려서 계속해서 들어가겠지.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고기부터 먹기로 했다.
김포 강화우돈 가게의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먹기 좋게 구워주시고 잘라주신다. 근데 여기 버섯은 개인이 셀프로 잘라야 한다. 내가 자주 가던 곳은 버섯까지 먹기 좋도록 마지막에 잘라 주시는데 여긴 버섯은 그냥 냅두시더라. 그래서 마지막에 버섯 먹어도 되는 것이냐고 여쭤본 뒤에 내가 잘 잘라서 먹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잘라서 굽는 것이었는데. 괜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도 뭐 잘 구워진 버섯만의 매력이 있는 것이니까. 여기의 경우 소갈비 중 제일 맛있다는 6, 7, 8번 부위를 떠준다고 한다. 그리고 주문이 들어옴과 동시에 짚불로 초벌구이를 약 15분 동안 하신다고 한다. 그래서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미리미리 추가 주문을 해야 한다고.
나름 그래도 우대갈비를 즐겨온 짬이 있다. 여기 오기 전에 간단하게 리뷰를 살펴봤었는데, 정말 맛있거나 맛 없거나 둘 중 하나겠다 싶었다. 일단 그 이유로는, 여기 기본적으로 간이 심심하다고 한다. 근데 이 부분은 굉장히 좋아한다. 고기에 자신이 없는 경우 간을 세게 하여 고기 퀄리티를 숨기곤 하는데, 여긴 고기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니까. 근데 내가 주로 가는 곳의 경우 간이 세다. 그냥 별도 소스 없이 고기만 먹어도 굉장히 짭조름하고 달달하다. 그 매력에 빠져 인기 맛집이 된 것이긴 한데, 아무튼 고기 간이 센 편이다. 근데 여기 김포 강화우돈 우대갈비의 경우 간이 심심하다고 하길래 궁금했다. 그렇게 다 구워진 고기를 소금과 함께 먹고 와사비랑도 먹어봤다. 확실히 내가 자주 가던 곳과는 달랐다. 별도 소스 없이 고기 자체로만 먹었을 경우 진짜 고기의 맛만 담겨져 있었다.
그래서 여기에서 호불호가 좀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 불호까지는 아니더라도, 여기가 왜 맛집이지라고 의문이 드시는 분들은 있을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이해하긴 하는데, 나도 굳이 따지자면 전자였다. 여기 진짜 사람이 많더라. 내가 타이밍을 잘 맞춘게 신기할 정도로 이미 만석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계속해서 오더라. 근데 나처럼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은 없는 것 같고 다 이 근방에서 이미 몇 번 와보신 것 같은 단골포스가 났다. 한 번 왔던 사람이 재방문한다는 것은 그만큼 검증이 됐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한 명이 아니고 여러 명이니까. 그럼 여기가 진짜 맛있는 것은 맞다. 그런데 내가 왜 그렇게 푹 빠지지 못했냐면, 아마 간이 센 우대갈비 맛에 익숙해졌나 보다. 하긴 거기서 처음 이 메뉴를 먹어봤으니까 기준이 거기가 됐겠지.
그래도 여기 나름 신선했던 것이 이렇게 소스 중 하나로 새우젓이 있더라. 개인적으로 소금을 좋아하듯이 새우젓을 굉장히 좋아한다. 새우젓이 진짜 고기와 잘 어울린다. 특히 수육 같은 것 먹을 때 정말 잘 담궈진 새우젓 하나면 그냥 끝이다. 얼마 전 어느 미식가가 고깃집에 갔었는데 새우젓이 같이 나오는 것을 보고, 이거 곧 서울까지 유행할 것이라고 정말 잘 어울린다고 장담을 하던데. 그 영상을 보고 이렇게 새우젓이 나오는 고깃집은 처음 봤다. 정말 내년에 고깃집 필수 소스로 새우젓이 등장할까? 만약 그렇게 되면 신기할 것 같다. 근데 정말 신기할 정도로 조합이 좋긴 하다. 아 그리고 여기 인기 비결이 또 있었다.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이렇게 차돌을 주시더라.
근데 차돌이 그냥 한두점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나름 세 명이서 여러 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양이 나왔다. 이쯤에서 처음에 3인분이 아니라 2인분을 주문하길 잘했다 싶었다. 사실 뼈대에서 처음 발라진 고기만 먹는다고 생각하면 양이 많지 않을 수 있다. 근데 여기 밑반찬부터 찌개까지 먹고 고기를 다 먹고, 나름 뼈대에서 발라진 고기 양이 꽤 된다. 이 부위의 경우 오돌뼈마냥 씹는 식감이 매력적인 곳인데 이게 양은 적어도 은근 포만감을 준다. 양이 많달까? 또 오래오래 씹어야 하니까. 근데 차돌박이까지 이렇게 주니까 배가 꽤 불렀다. 배고픈 상태에서 왔으면 더 잘 먹었을 것 같긴 한데 세명 다 배가 어느 정도 차있는 상태여서 순전히 맛으로 채워야 했다. 그나마 차돌박이가 변화구로 다가와서 신선하긴 했는데 배가 부른 것은 부른 것이었다.
아 그리고 버섯까지 있었구나. 저것도 사이즈가 커서 은근 배가 찬다. 그니까 만약 정말 배고픈 상태가 아니라면 세명이서 와서 2인분만 먹어도 배가 찬다는 의미가 되겠다. 여기서 밥도 먹고 그러니까. 만약 내가 다음에 여기 김포 강화우돈을 또 오게 된다면 우대갈비 2인분만 주문하고 된장술밥으로 마무리를 할 것 같다. 여기 마지막에 고민하다가 그냥 된장술밥은 나중에 먹어보기로 했다. 지금 먹으면 즐기는 것이 아니라 억지일 것 같았다. 그만큼 배가 불렀다. 우대갈비 은근 양이 찬다. 나오는 길에 여기 정원에 화로가 있었는데 거기서 손님들이 구워 먹을 수 있도록 마시멜로를 준비해두고 계셨다. 근데 이거 공짠줄 알고 여쭤봤다가 파는 것이라 말씀해 주시더라. 그 상황이 좀 웃겼다. 아무튼 오늘 소갈비 중 제일 맛있다는 6, 7, 8번을 떠주는 짚불로 초벌하는 우대갈비를 먹고 왔는데, 단순 맛을 떠나 이런 근교 맛집 방문한 경험 자체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