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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해진 날씨 뜨끈뜨끈한 우동 한끼 하기 좋은 제일제면소

디프_ 2023. 10. 14. 16:34
기대했던 것보다 퀄리티 좋게 나와 깜짝 놀랐던 제일제면소 우동 정식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어제는 친구와 오랜만에 저녁을 먹고 산책을 좀 하자고 했다. 근데 친구는 자기 여자친구 삐진 것 같다고 빨리 가봐야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럼 역까지만 걸어가자고 했다. 그렇게 걸으면서 이야기 좀 하다가 친구를 보내고 나는 조금 더 걷다가 집에 돌아왔다. 거의 막차 시간이 되었는데 택시를 타기엔 애매한 거리여서 빨리 지하철을 타고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생각보다 조금 더 일찍 오게 된 것 같다. 근데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더라. 사실 어제 걸으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목이 조금 아팠다. 그래서 내가 오늘 오랜만에 말을 많이 하기도 했고 그래서 목이 아픈 줄 알았다. 근데 이게 찬 공기가 계속해서 들어오니까 살짝 부었나 보다.

 

자고 일어났는데도 좀 부은 감이 있어서 후다닥 병원에 다녀왔다. 조만간 일정이 있는데 아프면 안되기 때문에 초기에 잡는 것이 필요하겠다 생각했다. 괜히 주말에 또 아프면 안되니까. 다행히 약을 먹으니 가라앉은 것 같다. 아무튼 이렇게 날씨가 쌀쌀해짐을 체감하게 되었고, 뜨끈뜨끈한 국물 요리를 먹으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우동을 포스팅 주제로 삼고 작성하고 있다. 여기는 지나가면서 많이 본 프랜차이즈다. 근데 한 번도 가 볼 생각을 못했다. 그냥 딱히 땡기지도 않고 더 맛있는 대체재가 많은 느낌이랄까. 근데 나름 사람도 많고 이날은 가볍게 먹고 싶어서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오게 되었다. 제일제면소라는 곳인데 가격은 저렴하지도 비싸지도 않은 중간 가격이고 매장은 꽤나 잘 관리가 되고 있었다. 넓고 쾌적하고 깔끔하다.

 

그리고 사실 오기 전엔 그냥 김밥천국과 같은 느낌을 상상했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면 요리에 대한 편견인가? 근데 막상 와보니 뭔가 기대 이상으로 퀄리티가 좋게 나왔다.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소개팅 장소로도 괜찮을 정도라고 해야 하나? 구성도 괜찮고 메뉴 자체도 깔끔하게 잘 나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동 요리 퀄리티가 다르더라. 저렇게 통 유부가 위에 올라간 우동은 처음 먹어본다. 오랜만에 먹어본 것도 아니고 처음 먹어본다. 밖에서 먹는 면 요리는 뭐 파스타나 짜장면 그런 것들만 먹을 줄 알았지 이렇게 우동을 요리처럼 먹은 것은 처음인 것 같기도 하다. 일본에 놀러 갔을 때도 이렇게 안 먹었었는데. 내가 우동을 잘 안 먹고 살긴 했나 보다.

자리에 앉아 키오스크로 주문하였고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1인석은 이렇게 바테이블 형식으로 따로 있어서 혼자 조용히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여기 지점만 잘 관리가 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편했다. 처음엔 주문을 따로 받는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키오스크로 자동 주문하는 시스템이더라. 거기에 테이블 번호가 연계되어 알아서 가져다주는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나올 때 계산만 하고 나오면 되고. 그렇게 쌀쌀해진 날씨에 어울리는 뜨끈뜨끈한 우동을 한 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뭔가 군더더기 없이 정갈하게 심플하게 나와 더 좋았던 것 같다. 요즘은 많이 안 먹는 것이 남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심플하게 나오는 것이 좋다.

사실 여기 제일제면소 양 자체도 괜찮았다. 이거 국물까지 다 먹을 가정하에 우동만 먹어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면과 유부만 먹으면 조금 부족할 수 있겠다. 근데 이렇게 사이드로 미니 간장계란밥이 있으니까 이렇게 먹으면 정말 딱 좋다. 딱 적당히 배부른 느낌? 근데 여기 시그니처는 면이 아니라 저 유부 같더라. 사실 유부는 개인적으로 뭐 유부초밥 정도 밖에 먹어본 경험이 없다. 유부 자체를 메인으로 먹어본 기억 자체가 없다. 근데 이날 이렇게 큰 유부를 처음 먹어봤는데, 한입 먹자마자 깜짝 놀랐다. 단순 재료만 올려둔 것이 아니고 따로 간을 맞추신 것 같았다. 한입 먹자마자 달달함이 올라오더라. 그리고 이게 육수를 머금고 있어서 즙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나. 아무튼 그런 것이 같이 올라오는데 꽤나 별미였다.

그렇게 면을 해치우고 유부도 중간중간 같이 먹어주었다. 조합이 좋더라. 그리고 밥과 함께 국물도 홀짝였다. 확실히 으슬으슬한 몸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 국물 요리 자체를 즐긴 지 얼마 되지 않은데 예전엔 정말 차갑게만 먹고 살았나보다. 몸 자체가 그런 음식과 맞지 않는데 어떻게 버틴 것인지 모르겠다. 그게 젊음이란 건가. 문득 그때 더 잘 관리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지금이라도 이렇게 운동을 하고 지내서 다행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렇게 다 먹고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혼밥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나 만족스러웠던 시간이다. 근데 제일제면소 여기 자체가 워낙 여러모로 내 취향과 맞아 종종 찾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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