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담근 된장과 국내산 해산물로만 육수를 내는 태안 안면도 전통딴뚝칼국수
오랜만에 서해안 여행을 떠났다. 사실 이번 여름엔 제대로 된 물놀이를 즐기지 못했다. 하다 못해 물에 들어가거나 계곡에 발이라도 담궜어야 했는데 그런 시간을 갖지 못했다. 물론 짧은 시간 즐길 여유는 있었지만, 그 물놀이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 그런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아쉽다. 이제 여름도 끝났고, 여기서 제일 베스트는 겨울에라도 따뜻한 동남아 여행을 가는 것인데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다. 이상하게 동남아 여행은 혼자 가긴 싫더라. 아무튼 그런 계획을 품고 있고, 조만간 일일 수영이라도 참여해서 수영을 해보려고 한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아예 못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렇게라도 대체하여 욕구를 해소해야겠다.
이번에도 바다 여행을 떠난 것이긴 한데 애초에 장소 자체가 서해안이다. 정말 물놀이를 할 계획이었다면 아마 동해안을 갔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서해안을 온 것은 다른 목적이 있었다. 바로 갯벌체험! 뭔가 해루질이라고 해야 하나. 그것을 해보고 싶었다. 그냥 그게 정말 체험일 것 같았다. 사실 예전에 해봤던 기억이 있긴 한데 그때 나름 재밌어서 다시 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운전을 해서 태안 안면도에 도착하였고, 이른 아침부터 출발을 했기 때문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바로 밥부터 먹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해산물이 들어간 음식을 먹어야겠다 싶었고, 그렇게 해산물 칼국수를 판매하고 있는 전통딴뚝칼국수라는 곳을 오게 되었다. 딴뚝이라는 말이 도대체 뭔가 했는데 이 지역 마을명 같았다. 다른 가게들도 상호명에 딴뚝이 붙더라.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시간이 어정쩡해서인지 가게 내부는 조용했다. 사장님께서 뭔가 재료들을 다듬고 계셨고, 한 테이블만 식사를 하고 있었다. 도로변에 위치하여 찾아오긴 쉽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관광객을 위한 식당이라기보단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가게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메뉴판을 살펴본 뒤에 해물칼국수 2인분과 왕만두 하나를 주문했다. 사실 이런 곳에서 수육을 먹어주긴 해야 하는데 저녁 바베큐 파티를 해야 하니까 수육은 패스해 주었다. 고기를 실컷 두 번 먹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겠다. 그리고 국물 베이스는 맑은과 얼큰 중에 맑은으로 택했다. 아침 첫 끼니는 최대한 깔끔하게 먹어주는 것이 좋겠다. 난 장이 튼튼하지 않으니까.
태안 안면도 맛집 전통딴뚝칼국수의 경우 요즘 같이 예민한 시기에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최대 장점을 하나 가지고 있다. 바로 안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가 국내산이라는 점. 사장님의 어머님께서 전통장인정신을 꾸준히 지켜나가시면서 7년째 된장과 간장을 직접 담그고 계신다고 한다. 된장에 들어가는 콩은 시골집에서 직접 재배한 국내산이며, 소금은 안면도 천일염으로 5년 이상 간수를 빼어 사용한다고 한다. 육수에 들어가는 된장은 예문기 된장이며, 직접 재배한 채소와 국내산 해산물로만 요리를 만드신다고 한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삼겹살만 칠레산이고, 쌀, 김치, 고춧가루, 청양고추, 바지락, 동죽, 홍합, 전복, 가리비 등 모두가 국내산이다. 콩도 소금처럼 안면도 콩을 사용하시고. 이런 디테일한 재료 관리가 여길 꾸준히 사랑받게 만들어주시는 것 같다.
안면도 맛집 전통딴뚝칼국수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다. 일단 육수가 끓으면 칼국수 면을 넣고 3~4분 정도 기다리다 먹으면 된다고 한다. 심플하다. 근데 여기엔 많은 이유들이 있겠다. 손님은 모르는. 그렇게 보글보글 육수가 끓기 시작하여 면을 투하하였을 때 아까 주문한 왕만두가 나왔다. 그래서 만두를 먼저 먹고 있었다. 근데 만두 진짜 맛있더라. 사실 요즘 뭔가 직접 만드는 만두를 먹어보고 싶은데 그런 곳을 찾기가 쉽지 않겠다. 여기도 모양이나 비쥬얼을 보면 뭔가 기성품인 것 같다. 여쭤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맛있었으니 다행이었다. 사실 안 비밀이긴 한데 이날 만두가 제일 맛있긴 했다. 역시 사람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인가.
직접 담근 된장과 국내산 해산물로만 육수를 내는 전통딴뚝칼국수, 조개가 입을 벌리기 시작했다. 이 말은 이제 먹어도 충분하다는 의미가 되겠다. 그래서 바로 집게로 면발을 건지고 국자로 국물을 개인 접시에 덜어서 먹기 시작했다. 역시 이렇게 바다 근처에서 먹는 해산물 요리는 그 깊은 맛을 비교할 수 없겠다. 국물 자체의 농도와 향 자체가 다르다. 물론 서울에도 맛집이 많아 맛있는 곳은 많긴 하지만, 이렇게 가성비 괜찮게 제대로 즐기긴 쉽지 않겠다. 예를 들자면, 서울은 그런 맛집을 찾아가야 하는 것인데 이런 바다 근처 가게에서는 그냥 아무런 가게나 가도 이런 가게들이 있다고 할까? 근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또 해감이겠다. 신나서 조개류를 먹다가 모래 한 번 씹히면 텐션이 확 죽으니까. 다행히 여긴 조개를 계속해서 집어 먹었는데 그런 포인트는 느낄 수 없었다.
근데 해감 자체를 꼭 맛집이라 다 잘 잡고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정말 유명하고 장사를 잘 되는 곳을 가더라도 모래가 씹히는 경우가 있더라. 어느정도 복불복도 있는 것 같으니 그 부분으로 꼭 단정 짓지는 않으셨으면 한다. 그냥 해프닝 정도로? 물론 대다수가 그럴 경우엔 당연히 가게에 말해야 하는 것이고. 아무튼 여기 아삭아삭한 김치와 함께 계속해서 해물칼국수 면발을 즐겨주었다. 호로록호로록 소리를 내가면서 맛있게 먹었다. 국물 자체의 시원함은 말할 것도 없고. 그렇게 모든 재료가 국내산이라 요즘 같은 시기에 믿고 먹을 수 있는 태안 안면도 맛집 전통딴뚝칼국수에서의 식사를 마쳤다. 비주얼에서 보면 아시겠지만 애초에 2인분 치고 양 자체가 대단하다. 여기 국물에 밥까지 말아서 먹으면 정말 잘 먹는 것이겠다. 이날 첫 끼니라 그런지 어쩔 수 없이 조금 남겨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