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된장 스타일로 자작하게 비벼 먹으면 한 끼 뚝딱인 청국장 비빔밥
무더위가 끝나가니 확실히 입맛이 돌아온다. 입맛이 돌아와서 다행인데 또 걱정이다. 힘들게 운동하면서 뺀 살이 다시 금세 찔 것 같아서. 다이어트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나야 그나마 좀 다행이라면 다행이긴 한데, 이게 고생은 몇 개월 하는데 원 상태로 돌아오는 것은 며칠이면 된다. 뭐든 꾸준하기는 어렵지만 다이어트는 그중에서도 난이도가 꽤 높은 것 같다. 그래도 한 여름에 너무 못 먹어서 같이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자기도 적게 먹게 되는 것 같다고 하소연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다. 얼마 전에 뷔페를 다녀오기도 했었는데 거기서 나름 1인분 값을 해내었다. 디저트까지 깔끔하게. 다시 여기서 살이 찌면 억울하니까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
오늘은 가을 입맛 돋구는데 제격인 청국장 비빔밥 소개를 해볼까 한다. 사실 여기에 청국장 메뉴가 별도로 있어서 도대체 뭐가 다를까 싶었다. 처음 주문하기 전에는 그냥 밥이 추가되었는데 천 원만 더 받는 것인가 싶었다. 근데 메뉴를 받아보고 난 뒤에 알았다. 그냥 청국장 단일 메뉴는 우리가 아는 찌개처럼 국물이 많게 나오는 것이고, 비빔밥의 경우 비벼 먹을 수 있도록 강된장처럼 자작하게 나온다는 것을 말이다. 개인적으로 맑은 국물 베이스보다는 강된장처럼 자작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뭔가 이게 간이 더 짭조름하달까. 국물만 먹는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앞으로 이 가게에 오면 청국장 비빔밥 메뉴만 시켜서 먹게 될 것 같다. 그럼 사진을 하나하나 봐보면서 같이 식도랑 여행을 떠나보실까.
여기 밑반찬이다. 회사 근처에 위치한 가게답게 점심 메뉴의 사이드 격인 반찬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떡볶이도 같이 나온다. 그래서 메인 식사 전에 간단하게 요기를 할 수 있다. 요일마다 바뀌는 것 같진 않고 이렇게 떡볶이가 고정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 딱 그냥 옛날식 떡볶이 맛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좋다. 사장님께서 손님 테이블 옆에 간단히 전자레인지를 두신 다음에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만들어주시는데 또 그 매력이 있다. 뭔가 요즘은 이런 가게들이 많이 사라지고, 다 세련되고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그래서 오히려 이런 곳들이 더 반가울 때가 있다. 그렇게 감칠맛 있는 밑반찬을 하나씩 즐기고 있다 보면 메인 메뉴가 나온다.
그렇게 강된장 스타일로 자작하게 비벼 먹으면 한끼 뚝딱인 청국장 비빔밥이 나왔다. 한국인이라면 아마 대부분 호불호 없이 좋아하실 전체 구성이다. 사실 청국장 향이 강해서 가끔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곤 하던데, 개인적으로 주변에서 막 못 먹는 사람들은 못 본 것 같다. 해산물은 나를 포함해서 많긴 한데 한식 메뉴 중에 못 먹는 사람들은 잘 못 봤다. 내 기분 탓인가. 있었는데 기억하지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한식은 대부분 메인 메뉴 외에도 여러 가지 찬이 나오니 아예 식사를 못하는 경험이 거의 없었어서 기억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그렇게 흰쌀밥을 처음 스타트부터 막 비비기 시작했다. 이건 뭐 비비지 않고는 못 참는 조합이다.
강된장 스타일로 나오는 청국장. 그냥 비벼 먹을 수 있도록 조금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상태로 나와 더욱더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뭔가 음식은 식을 때 먹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밥은 뜨거운 밥보다 식은 밥이 좋다. 그렇다고 딱딱하게 차가운 밥이 좋다는 것은 아니고 연기가 나는 뜨거운 밥이 아니라 뭔가 먹기 편한 상태가 좋더라. 그때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국물류는 흰 연기가 나지 않으면 거의 먹지 않는다. 사실 국물 자체를 그렇게 평소에 많이 안 먹기도 하지만, 아무튼 뚝배기에 나온다는 점이 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꽤나 값어치 있게 느껴졌다.
열심히 비빈 뒤에 본격적으로 한입 크게 먹기 시작했다. 사실 여기 두명이서 올 경우에, 메인 메뉴인 굴국밥을 하나 시켜서 나눠 먹는 것도 좋겠다 싶다. 물론 이런 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 기준에서 말이다. 나처럼 맛을 잘 모를 경우 오히려 청국장의 맛을 해산물의 향이 해쳐서 제대로 음식에 집중을 못할 수가 있다. 그래서 이날은 같이 먹진 않았는데, 잘 드시는 분들은 오히려 국물이 하나 늘어난 느낌으로 같이 나눠 드셔도 좋겠다 싶다. 양도 적절하게 나오고. 그리고 개인적으로 막 비빔밥을 먹을 때 고추장이나 된장 등 소스가 부족한 것을 싫어한다. 물론 부족하면 더 달라고 말씀드리긴 하는데 애초에 그런 상황이 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근데 여긴 오히려 밥을 실컷 비벼도 청국장이 남아서 좋았다. 그만큼 어느 정도 간의 세기도 있다는 의미가 되겠다.
오이냉국은 가끔 입가심을 하는 용도로 먹었다. 오이를 싫어하진 않지만 막 찾아서 먹을 정도로 좋아하진 않는다. 그래서 간혹 고깃집에서 오이가 나오면 잘 먹곤 하는데, 이 오이냉국은 좀 예외다. 한입 정도 새콤한 맛으로 먹긴 하는데 잘 손이 안 가더라. 무슨 매력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솔직히 동치미가 나오면 환장하고 먹는데. 그냥 별도 밑반찬은 필요 없었고, 가을 입맛 돋구는데 제격인 청국장 비빔밥 하나로 게임 끝났다. 콩나물 때문에 식감도 충분했지만 가끔 심심한 기분이 들면 이렇게 깍두기 하나 올려서 먹으면 또 괜찮았다. 김치류도 맛을 봐보니 기성품은 아닌 것 같고 하나하나 직접 다 담그시는 것 같았다. 이 가게는 Tv에도 방영된 곳인데 종종 찾게 될 것 같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