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반찬이 다양한 종류로 나와 이것저것 실컷 먹을 수 있는 가성비 김치찌개 집
작년부터였나. 소화기관이 급격히 약해졌다. 뭐 이전에도 안 좋았을 수 있겠지만 급 체감이 왔다. 그래서 나름 안 좋은 습관들을 고친다고 고쳤는데 쉽게 나아지지 않더라. 그러다 원래 건강검진 받던 곳이 아닌, 동네에서 위내시경을 한 번 했고, 그때 의사 선생님께서 딱 한마디만 해주셨다. 밥을 먹고 30분 뒤에 누으라고.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보이는데, 그거 때문에 속이 계속 불편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그 뒤로 그것을 지키니 정말 체하는 빈도수가 확 줄어들었다. 원래라면 소화제를 이쯤 먹어야 했는데 한 달이 지나도록 안 먹고 그랬으니까. 물론 이게 정상이긴 하지만. 난 의사 선생님 말씀보다 30분 더 지켜서 1시간 뒤에 눕고 그러니까 확실히 그 증상은 나아졌다. 근데 최근에 하나 더 고쳐야 하는 것을 찾았다. 바로 밥만 먹는 것. 밥을 먹고 과자를 먹으면 속이 더부룩한 느낌이 들더라. 이게 과식 증상은 아닌 것 같고, 과자의 무슨 성분이 안 맞는 것 같다.
뭐가 안 맞는지는 평생 찾지 못하겠지만, 아무튼 식후 과자는 내 건강에도 안 좋으니까 줄여보려고 한다. 그래서 밥을 먹을 때 제대로 먹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나름 반찬도 다양하게 먹고. 물론 이게 디저트 배가 따로 생겨서 그 이후에도 뭔가 들어가긴 하는데, 그런 것을 최대한 자제해야지. 야외에 있어 에너지를 쓸 경우에는 상관 없지만, 집에만 있어야 하는 경우에는 조심하긴 해야겠다. 아무튼 오늘은 저녁 장사도 하지만, 점심에도 꽤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 가게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고기가 메인이긴 한데, 김치 역시 무시 못할 주인공이다. 사장님 어머니께서 직접 담그시는 묵은지로 만들어지는 고기 듬뿍 김치찌개다. 근데 사실 여긴 메인도 메인인데, 이 밑반찬 때문에 오긴 한다. 갈 때마다 다른 것 같긴 한데 셀프로 제공되는 퀄리티가 예사롭지 않다.
사실 이 반찬 종류만 하더라도 밥 한 공기 뚝딱이겠다. 개인적으로 이 고추 장아찌를 정말 좋아한다. 근데 여긴 된장으로 이렇게 만들어졌다. 이것 역시 기성품이 아니라 직접 만드신 것 같다. 떡갈비는 당연히 조리만 되어져 나왔겠고. 아무튼 이 찬만으로도 너무 맛있게 밥 한 공기를 해치울 수 있는 허기였다. 그래도 나름 자제를 했다. 이따 김치찌개 고기랑 국물이랑 각종 두부, 야채랑 먹어야 하고 여기에도 묵은지가 실하게 있으니까 그거랑 먹어야 했다. 그래도 이렇게 한입씩 골라 먹는 재미가 있어서 여길 오게 된다. 예전엔 오히려 리필을 계속해서 먹어서 일행들이랑 메인은 남기고 반찬만 먹고 온 적이 있는데 그렇게 주객전도가 되면 안 되겠다. 근데 그만큼 사장님께서 간 조절도 잘하시고 음식 자체를 잘 만드시는 것 같다. 감칠맛이 난다.
라면 사리는 기본 하나가 서비스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아닌가. 개수 제한이 없었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사장님께서 밥이나 라면 사리는 원하면 말씀 달라고 하신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여기는 생고기가 통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삶아져 나온다. 생고기가 나오는 곳도 인기이긴 한데, 점심시간 기준으로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겠다. 여긴 그런 부분을 단축하기도 하고 여러 이유로 어느정도 삶은 고기가 나오는 것 같다. 물론 이럴 경우 고기 자체가 퍽퍽하거나 그 씹는 맛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부분이 확연히 줄어드는 단점이 있는데 또 그만큼 국물 자체가 우러나서 시원하고 깊은 맛이 나기도 하겠다. 뭐든 장단점이 있다. 아무튼 나오자마자 바로 먹어도 되지만 개인적으로 푹 끓여 먹는 것을 추천드린다.
직접 담근 묵은지로 만들어지는 고기 듬뿍 김치찌개를 먹기 전에 밑반찬 좀 더 즐기다가, 먼저 라면을 먹었다. 개인적으로 꼬들면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기 애초에 화력이 세서 라면은 금방 익는다. 통으로 넣어서 그 위에만 이렇게 건져 먹는 매력이 또 있다. 예전에 유튜버들이 이렇게 먹길래 왜 저러나 했는데, 단순 비주얼이 아니라 저렇게 먹으면 더 꼬들면이 되고 맛있더라. 면을 풀게 되면 그 사이사이에 뜨거운 국물이 닿아서 더 빨리 익는데, 저렇게 모양을 유지하게 두면 면 사이사이에 국물이 덜 침투하게 되어서 나름의 꼬들꼬들함이 유지된다. 개인적으로 이건 라면 잘 끓이는 사람에게 배웠다. 멋모르고 면을 다 풀어헤치니까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알려주더라. 그 뒤로 나도 저렇게 먹고 있다. 이유가 저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내 추측이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국물이 알아서 졸을 때까지 불을 계속 유지해서 먹는 것을 좋아한다. 뭔가 마지막에 짭조름해질 때 짜글이마냥 그렇게 먹는 재미가 있어서. 근데 이 부분은 같이 먹는 일행과 협의가 되어야 하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물이 사라지는 것을 싫어해서 적당히 끓은 것 같으면 불을 끄더라. 그런 것을 말리진 않는다. 내 취향을 강요할 순 없으니까. 또 그게 보통이니까. 그래서 아쉽긴 한데 뭐 여기 오성삼겹살 가게의 경우 애초에 처음부터 삶아져 나와 국물의 깊이가 달라지진 않아서 또 그 부분이 적절히 보완된다. 그래서 괜찮다. 다만 양이 정말 많다. 고기가 처음엔 없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 아래에 가라 앉아있는 것이더라. 근데 이미 밑반찬으로 밥 반 공기 해치우고, 라면이랑 마저 다 해치워서 배가 불러 고기를 공략할 수 없었다. 오래간만에 가성비 괜찮은 김치찌개를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