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봤던 가게 중에 정말 가성비 끝판왕이었던 용산 용문시장 부산어묵
사실 요즘 여기저기 가성비 맛집을 간다고 하더라도 지역이나 위치에 따른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정말 그냥 그 동네에서 유명한 식당을 가는 것보다 일반 동네에 있는 시장을 가는 것이 훨씬 더 양이 푸짐하고 퀄리티가 높게 나올 수 있다. 물론 이것도 나름 잘 골라서 가긴 해야겠지만. 개인적으로 어느 지역을 놀러 가면 시장을 꼭 가본다. 근데 그 시장을 갈 때마다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회전율이 좋지 않아 재료 상태가 더 안 좋은 곳을 경험하기도 했고, 괜히 이런저런 이벤트를 한다고 사람은 몰려 가격은 비싸지만 오히려 퀄리티는 떨어지는 그런 곳들도 있으니까. 근데 오늘 소개하는 곳은 개인적으로 양 기준 정말 역대급인 가게가 아닐까 싶다.
이 가게의 경우 용산 용문시장에 위치한 부산어묵이라는 가게다. 여기는 매번 지나가면서 보기만 하다가 이번에 이렇게 처음 와봤다. 사실 언제 한번 먹자 싶었는데 마땅히 먹을 기회가 오지 않았다. 저녁으로 떡볶이는 먹을 수 있는데 점심 기준으로는 그렇게 당기지 않더라. 그리고 여긴 떡볶이나 순대보다는 어묵이 메인인 곳이라고 들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근데 이날은 배가 딱히 안 고프기도 했고, 뭔가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딱 여기가 생각났고 오게 되었다. 근데 이게 큰 착각이었다. 여기가 이렇게 가격이 착하고 양이나 퀄리티가 혜자인 곳인 줄 몰랐다. 일단 매대에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고, 서서 주문을 했다. 그리고 여기서 안 사실이 또 하나 있었다. 떡볶이는 먹고 가는 것이 불가하고 포장만 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솔직히 당시에만 하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큰 착각이었다. 일단 포장이 필수이니까 주변에서 먹어야 했는데 먹을만한 곳이 있지 않았다. 뭔가 야외 감성을 살리고 싶어서 공원이나 벤치 같은 곳을 찾아보려 했는데 찾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어느 구석에 앉아서 이렇게 먹어야했다. 후딱 먹고 정리만 잘하고 돌아가야겠다 생각하고 먹기 시작했다. 근데 이렇게 까고 나서야 알았다. 양이 어마무시하다는 것을 말이다. 이때 이 금액을 지불한 것이 한 14,000원인가. 그랬던 것 같다. 13,000원이었나. 처음에 일행이 여기 몇 번 와봤다고, 양이 많다고 세 개 시키면 남는다고 말했다. 근데 개인적으로 금액도 그렇고 뭐 일반 분식집 가더라도 떡볶이랑 순대, 어묵 이렇게 시켜서 먹으니까 그냥 그 기준으로 시켰다. 그래서 떡볶이와 어묵에 만두까지 추가해서 먹었다. 근데 이게 크나큰 착각이었다.
주문하고 포장을 기다릴 때 어느 손님이 한 분 오셨었다. 근데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여기 양이 왜 이렇게 많냐고 재료가 싼건가 이런 말을 사장님과 하고 계셨다. 별생각 없이 들었었는데 이렇게 포장지를 뜯고 나니 양이 정말 어마무시했다. 재료가 기본적으로 사이즈도 큰데, 그릇도 크다. 근데 그 그릇 안에 이것저것 가득 들어있다. 만두만 오히려 빈틈이 있고 나머지는 국물까지 꽉 차 있더라. 일행 기준으로는 떡볶이랑 오뎅만 시켜서 네명이서 먹어도 남는다고 말했다. 근데 우린 오히려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에서 만두까지 추가로 시켰으니 그 뒤는 말할 것도 없겠다. 결과를 먼저 스포하자면 양이 엄청나게 남았다. 근데 이건 배가 고픈 상태였어도 큰 차이 없었을 것 같다. 만원이면 네명까지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용문시장 부산어묵 가게다.
맛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일단 구성을 말해야겠다. 떡볶이 비쥬얼 괜찮다. 국물도 많고 여기에 역시나 주인공인 어묵이 실하게 들어있다. 그리고 떡 자체도 가래떡 스타일로 큼지막하게 나온다. 메추리알이 또 나름 있어서 은근 별미다. 그리고 어묵 역시 종류가 다양하게 실하게 들어있다. 여기도 부산 스타일로 가래떡이 들어가 있다. 정말 떡만큼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구성이다. 그리고 이날 개인적으로 만두가 먹고 싶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만두가 진짜 그렇게 맛있더라. 직접 빚으신 것은 아닌 것 같고 기성품인 것 같은데 피가 얇고 굉장히 맛있더라. 쫀득쫀득한 식감이 좋았고 이날 개인적으로 세 가지 메뉴 중에 제일 맛있었다. 사실 떡볶이와 오뎅은 양이 워낙 많아서 뭔가 맛 자체를 음미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도 맛 이야기를 해보자면, 전체적으로 뭔가 옛날 스타일의 맛이다. 이게 안 좋은 표현이 아니라 그냥 담백하다는 느낌이다. 요즘은 워낙 자극적인 맛들이 많아 물리는데 이런 맛을은 그냥 꾸준해서 물리지 않고 먹게 해 줄 수 있달까. 부산어묵 국물 역시 청양고추가 들어가 매콤한 편이 아닌, 그냥 깊고 진한 맛이다. 계속해서 들어가는 시원한 맛이다. 개인적으로 이 오뎅의 경우 그냥 한 그릇만 포장해 가서 해장해서 먹어도 좋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근데 솔직히 먹으면서 개인적으로 든 생각은 어떻게 이 가격에 이 구성이 되느냐는 것이었다. 아까 포장을 기다리면서 여기 오셨던 손님이 한 말이 정확히 맞았다. 이 금액에 어떻게 이렇게 양이 나오지? 최근에 가봤던 가게 중에 정말 양 기준으로는 여길 이길 곳이 없었다. 애초에 만원에 네명까지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요즘 물가로 힘드니까.
정말 먹어도 먹어도 양이 줄지 않더라. 떡볶이에도 어묵이 이렇게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으니까, 부산어묵 안에 들어있는 어묵 먹기도 벅차고. 정말 잘 먹는 사람이 와도 남길 그럴 느낌이다. 계속해서 양 이야기를 하는데 이 느낌을 받아본지가 거의 오랜만에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정말 용산 용문시장 부산어묵 가격 대비 양이 끝판왕인 곳이다. 개인적으로 홀에서 못 먹어 아쉽긴 한데 뭐 이것도 나름 감성이긴 했다. 오랜만에 노상 감성. 이날 먹고 난 후 딱히 뭐 아쉬운 부분은 없었다. 여기도 여기 자체로 나름 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맛 부분에서 아쉬운 것이 없었다. 구성도 그렇고. 그냥 많이 먹지 못하고 남긴 것이 계속해서 생각났다. 다음에 만약 둘이 가게 되면 정말 메뉴 하나만 시켜서 포장해와서 먹어도 될 것 같다. 이번에 너무 무리했다. 만두를 맛있게 먹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