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때문만이라도 다음에 또 가볼 만한 일본 도쿄 라뒤레 마카롱
프랑스 파리를 갔었을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두 번 가보긴 했는데 두 번째 갔을 때는 몸이 별로 안 좋았어서 딱히 뭔가 기억나진 않는다. 이곳저곳 다니긴 했는데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래서 거의 내가 간직하고 있는 추억은 첫 번째 여행을 갔을 때이다. 그때 샹젤리제 거리를 거닐 때였다. 나이키였나 아디다스였나, 그 매장을 들어가서 나시티를 샀던 것 같다. 그리고 에펠탑까지 쭉 걸었다. 노래나 그런 것을 잘 몰랐는데 원래 여기선 그런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며 알려주기도 해서 나름 신나게 걸었던 것 같다. 그러다 라뒤레 매장을 처음 만났다. 그렇게 안에 들어갔는데 한 명씩 줄을 서서 주문을 했다. 그리고 거기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라고 해야 하나. 직원이겠지? 아무튼 너무 친절하기도 하고 상냥하셔서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두세 개 사가지고 밖으로 나와 바로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그 기분 자체가 너무 좋았어서인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지난 도쿄 여행에서 일본에 라뒤레 매장이 입점되어 있는 것을 우연히 알았다. 그때 내가 갔던 곳은 팝업스토어 느낌이라서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은 없었고, 포장만 가능했다. 근데 이번에 긴자 쪽에 어딜 갈까 검색해보다가 이 매장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바로 와버렸다. 오기 전엔 여기 웨이팅이 있으려나 싶었다. 근데 이게 웬걸. 시간이 꽤 늦은 시간이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매장 내부가 넓고 꽤나 쾌적했다. 사람이 많이 없었다는 의미다. 물론 창가 뷰에는 커플들이 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내가 앉은 내부에는 나밖에 없었다. 물론 이렇게 앉아 시간을 보내는 동안 또 일행들이 와서 좀 복잡해지긴 했는데 아무튼 전체적으로 한산하고 여유로운 느낌이었다.
만약 이 라뒤레 마카롱 매장이 한국에 있었으면, 그리고 이러한 인테리어로 있었으면 마감 때까지 사람이 풀이었을 것 같은데 여기도 초창기엔 그러다가 이제 사람이 많아져서 안 그런 것인가? 아무튼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는 반대였다. 뭐 소비자 입장에선 복잡한 것보다 한산한 것이 좋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메뉴판을 살펴본 뒤에 파르페 하나랑 마카롱 두 개를 주문했다. 일하시는 서버분 역시 유니폼도 갖춰 입으시고 굉장히 젠틀하고 친절하셨다. 여기 가격 자체가 저렴한 곳이 아닌 만큼 기본적으로 퀄리티는 다 높은 편이었다. 다만 인테리어가 이렇게 고풍스러운 느낌이긴 한데 이런 재질 자체가 먼지를 많이 먹기 때문에 청결이나 위생 부분은 잘 모르겠다. 딱 봤을 때 분간이 안 가기도 하고. 근데 적어도 이 인테리어는 여기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니 꽤나 만족스러웠다.
아시아에서 만나는 프랑스 파리 라뒤레 마카롱. 파르페를 먹기에는 뭔가 아쉬웠다. 내가 먹기 위해 망가트리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만만한 마카롱을 먼저 먹었다. 역시나 익숙하게 먹던 그 맛이다. 크기 자체는 크지 않지만 굉장히 부드럽고 달달했다. 개인적으로 딱딱한 마카롱은 퀄리티가 낮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마카롱은 부드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좀 고급스러워져서 대부분 부드러운데 여전히 딱딱하게 파는 곳들이 있더라. 우연히 그런데서 먹을 경우 돈을 아까워하는 편이다. 그래서 무난하게 먹으면 스타벅스에서 사 먹는 것이 제일 심플하고 좋은 선택인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저 파르페 위에 올라간 초콜릿 같은 것 에펠탑을 형상한 건가? 당시엔 몰랐는데 지금 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마카롱을 맛 본 뒤에 파르페를 먹어봤다. 사실 파르페 종류가 좀 있었는데, 여기에서 추천을 받아봤다. 딱히 뭘 먹어야 할지 몰랐었다. 근데 이 메뉴를 추천해 주셨고, 먹어봤다. 주문하기 전에 알코올 성분이 조금 있다고 말해주셔서 내가 세냐고 여쭤봤는데 이땐 몰랐다. 알코올이 센지 안 센지에 관해서는 상대적이라는 것을 말이다. 약하다고 해서 주문해서 먹었는데 내 기준 술맛이 좀 느껴졌다. 시원하고 상큼한 아이스크림 느낌으로 파르페를 즐기고 싶었는데, 술맛이 나서 그 기분이 나지 않았다. 그래도 비싼 돈을 주문해서 먹은 것이니만큼 나름 먹긴 먹었는데 다 먹지 못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술맛이 좀 나더라. 결과적으로 이날의 추천 메뉴는 실패였다. 마카롱은 워낙 호불호 없는 그런 맛이 실패랄 것도 없었지만.
그렇게 한입씩 먹으면서 핸드폰도 보면서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창가 쪽에 앉았으면 좀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겟지만 내부에선 딱히 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책을 가져온 것도 아니고. 그래서 1시간 정도 머무르다 밖으로 나왔던 것 같다. 계산은 자리에서 한 것은 아니고 나가면서 카운터에서 했다. 그래도 여기 분위기 때문만이라도 다음에 또 와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프랑스 파리를 안 가본 사람이라면 여기 와서 간접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고. 신기하게 한국에도 요즘 이것저것 많은 외국에서 유명한 가게들이 들어오는데, 여기도 언젠간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요즘 기준으로 보면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장사가 잘 될 것 같기도 하고. 아닌가 라뒤레 마카롱 가끔 팝업스토어 같은 것은 열리고 있나. 아무튼 먹기도 잘 먹었지만 경험치만으로도 만족스러웠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