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반찬도 다 직접 만드시는 것 같고, 상호명도 생태탕 전문 마라도여서 더 신뢰가 가는 곳
마라도를 실제로 가본 적은 없다. 근데 마라도까지 건너가는 배를 타는 곳은 두세 번 가본 것 같다. 이상하게 저번에 차를 타고 여행했을 때도 그렇고, 이번에 오토바이 여행을 했을 때도 그렇고 거기는 꼭 들리게 되더라. 가면 항상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복잡하긴 한데, 주차는 그래도 나름 간편하게 했고 오토바이 역시 나름 편하게 둘 수 있었다. 아 오토바이가 아니라 스쿠턴가. 아무튼 단순 선착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산이 있어서 거긴 가볍게 산책하기엔 괜찮더라. 뷰도 워낙 훌륭하고 말도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물론 다음에 또 갈 것이냐 물으면 안 갈 가능성이 높겠지만, 거기 이상하게 지나가다가 꼭 한 번은 들리게 되어서 안 간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아무튼 마라도는 가보지 못했다. 예전에 무한도전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 짜장면 먹으려는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오늘은 그 가보지 못한 마라도에서 대표 점심 메뉴 중 하나인 생태탕을 소개해볼까 한다. 나에게 생태탕은 꽤나 이색적인 메뉴다. 사실 먹어본 경험이 많이 없다. 생태, 동태 등 뭐 생물이냐 얼린 것이냐 이 차이도 명확히 모르겠다. 그것도 이날 점심을 먹으면서 단일 메뉴 가격치고는 좀 비싸길래 물어보고 대충 엿들은 것이다. 솔직히 점심 한끼 기준으로 13,000원은 뭐 파스타나 그런 양식집도 아니고 좀 과하긴 하다. 그래서 왜 이렇게 비싼가 궁금했는데 뭐 생물이라 그런 것 같다는 답변을 들었다. 사장님에게 여쭤본 것은 아니라 정확하지 않다. 아무튼 그렇게 주문을 하고 나온 밑반찬으로 감칠맛을 살리고 있었다. 밑반찬도 하나하나 다 직접 만드신 느낌이다. 이게 비쥬얼을 보면 대충 알 수 있겠다.
다양한 찬 종류는 아니었지만 하나하나 맛이 괜찮았다. 그리고 메인 요리가 나왔다. 딱 보면 뭐 특별한 것은 없다. 그냥 빨간 국물 베이스에 미나리가 통으로 올라가 있는 느낌. 이때만 하더라도 생선은 아래 있어서 잘 안 보여서 얼마나 있는지는 몰랐다. 그렇게 펄펄 끓을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면서 살펴봤는데, 여기 나름 단골 손님들이 많이 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메뉴가 메뉴인지라 그런지 젊은 층보다는 좀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일하시는 분들 역시 뭔가 하루 이틀 된 느낌은 아니었다. 뭔가 짬이 느껴졌달까. 그냥 정말 친숙한 동네 가게 느낌이 났다. 근데 장사 잘 되는 그런 곳? 아무튼 처음엔 가격 보고 망설였는데 여러 분위기를 보고, 이런 가게 메인 요리를 먹어보는 게 낫다 싶어서 주문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펄펄 끓기 시작했고, 먼저 생선을 먹기보단 국물과 미나를 먹었다. 이렇게 와사비 들어간 소스 역시 따로 있어서 먹기는 편했다. 사실 매운탕도 그렇고 그 안에 들어간 고기보다는 푹 익은 야채와 시원한 국물이 메인이겠다. 그것이랑 밥이랑 해치우는 것이고. 나만 그런가. 매운탕을 먹어도 막 생선 발라먹는 친구는 몇 안된다. 다들 그 국물을 먹지. 뭐 이건 애초에 생태탕이라 매운탕과 비교는 뭐 하긴 한데, 나의 경우 살을 발라 먹기 귀찮아서 뭔가 국물을 더 메인으로 먹는 편이다. 그렇게 딱 한입을 맛봤는데, 괜찮았다. 칼칼하니 시원하고 감칠맛 있고 맛있었다. 나도 이제 예전과 다르게 해외여행을 갔을 때 한식이 생각나는데 그때 먹어주면 딱 괜찮을 것 같은 전형적인 한국 맛이랄까?
그렇게 1차전을 해치우고, 2차전을 달렸다. 나름 안에 이것저것 실하게 재료가 잘 들어가 있었다. 고니라고 하나. 알도 있고 생선살도 큼지막하게 있고. 그리고 잔가시가 그렇게 있는 편은 아니어서 뼈를 발라 먹기도 편했다. 가운데 큰 뼈만 제외하고서는 다 살이었어서 먹기 수월했다. 그리고 두부 같은 것들도 들어있어서 나름 포만감도 올려주었다. 그렇게 하나하나씩 맛을 보기 시작했다. 사실 애초에 이 메뉴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어서 맛을 잘 모르겠지만, 바로 앞에 있었던 생선 전문가 지인에 의하면 가격이 좀 비싸긴 한데 돈이 아깝지는 않은 맛이라고 알려주었다. 점심 기준이라 다음에 또 먹을지는 모르겠지만 시원하고 맛있다고 말해주더라. 여기 상호명 자체도 마라도인데, 단골손님들과 여기 서비스 응대 그런 것을 보면 마라도 대표 점심 메뉴 생태탕을 서울에서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확히 생선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는 세어보지 않았다. 나보다 같이 먹는 지인이 생선을 워낙 좋아해서 더 많이 먹긴 했는데 나 역시도 이렇게 큰 덩이 두개를 해치웠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보면 살코기들이 좀 깔려있더라. 그래서 가격은 좀 있지만 재료 값인 것 같고 퀄리티에 그 부분을 아끼진 않은 것 같다. 나도 이렇게 살만 발라내어서 간장소스에 찍어서 밥과 함께 먹으면서 맛있게 즐겼다. 솔직히 생선도 고기처럼 가시가 없으면 나도 꽤나 좋아했을 것 같다. 짠맛을 좋아하기도 하는데 그 짭조름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분야니까. 그리고 내가 아는 지식이 맞다면, 생물이라서 그런지 살코기가 너무 부드러웠다. 잡내 없는 것은 뭐 맛집이니까 당연한데 호불호도 없을 것 같고 너무 부드럽고 담백하고 맛있더라.
이렇게 시원하게 무도 들어가 있고. 국물이 안 시원할 수가 없는 재료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나리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처음에 생으로 올라가져 있어서 그런지 향이 안에 가득 퍼졌는데, 아삭아삭함도 살아있어서 소스에 찍어서 먹거나 밥과 함께 먹으면 입 안에 그 향이 퍼지는데 그 기분이 너무 좋았다. 미나리도 깻잎처럼 외국인에게 호불호가 강하려나? 나의 경우 완전 호다. 요즘은 삼겹살 집에 미나리를 통으로 올려서 먹는 곳들도 많은데, 그런 것을 보면 나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한국인은 좋아하는 향과 식감, 맛이겠다. 근데 이상하게 이 재료 역시 집에서는 잘 안 먹게 된다. 사서 평소에도 먹어볼 만한데 뭔가 재료를 사서 집에서는 잘 안 먹게 되더라. 삼겹살 먹을 때 그냥 생으로 옆에 둬서 하나씩 먹어도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다음에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마라도 대표 점심 메뉴 생태탕을 서울에서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 나에겐 이 국자가 마지막 국자였다. 이 명칭이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 고니인가. 아무튼 이게 있어서 먹어봐야겠다 싶었다. 근데 지인은 이미 많이 먹었다고 많이 들어있다고 하더라. 난 이때가 거의 처음이었다. 솔직히 비주얼만 보면 내가 좋아하는 비주얼은 아니다. 그래서 잘 안 쳐다본다. 그냥 입안으로 넣어버린다. 맛은 아니까. 뭔가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 진짜 과장하면 치즈 맛 같은 느낌? 뭔가 그래서 그 맛이 간장소스와 잘 어울려서 무서워하지 않고 먹는 편이긴 하다. 맛 자체에선 비리거나 그런 맛은 안 나니까. 이렇게 뭔가 한 끼 기대하지도 않게 깔끔하게 너무 잘 먹었다. 원래는 양식이었다면 요즘 한식 사랑이 꽤나 높아지고 있는데, 그 기대에 충족하는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