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는 사람들은 따로 테이블을 줘서 효율적으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초밥집
회전초밥 집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는 당연한 말이긴 하겠지만 먹고 싶은 만큼만 먹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식당을 방문할 경우 1인분이든 뭐 정식이든 어쨌든 하나의 메뉴에 주어지는 양이 있겠다. 뭐 대식가라면 상관없겠지만, 입이 짧다거나 소식가의 경우에는 뭔가 먹고 싶긴 한데 그렇게 많이 먹는 것은 부담되는 때가 있겠다. 특히 여행지에서는 더더욱. 여행지에서는 하나를 많이 먹기보단 이것저것 조금씩 먹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많이 먹을 때도 있겠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서 마음에 드는 음식을 찾은 뒤에 많이 먹으면 되니까. 이날이 좀 그런 날이었다. 배가 별로 고프진 않았다. 근데 이 상태로 숙소에 들어갈 순 없었다. 뭐라도 좀 먹어야 나름 여행 온 기분도 낸 것 같고, 잠도 편히 푹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뭘 먹을까 하다가 회전초밥집이 생각이 나서 근처에 검색해 봤다.
일본 어느 지역이든 좀 걷다가 중간중간 빅카메라라라는 곳이 보인다. 관광객의 경우 딱히 여기 방문할 일은 없겠다. 가전제품을 굳이 일본에 와서 살 필요도 없을뿐더러, 큰 사이즈의 경우 가지고 가는 것도 일이니까. 나 역시도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지 내부에 들어가 구경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어차피 가전제품에 별로 관심이 없기도 하고. 근데 이날 처음으로 이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 6층인가 7층에 내가 가야 할 초밥집이 있었다. 처음에 들어가서 내부가 좀 복잡해서 어떻게 가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근데 한쪽에 엘리베이터가 있었고, 그것을 타고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그렇게 찾아서 안으로 들어갔다. 근데 대기표를 받을 수 있었고 이때가 조금 어정쩡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웨이팅이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오기 전에 가게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는데 그게 대기줄이었던 것이다.
가성비가 훌륭해 오후 9시까지고 웨이팅이 있는 도쿄 빅카메라 스시로. 사실 일본어를 모르기 때문에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시스템인지는 모르겠다. 근데 체험하고 나서 대충 이해를 하게 되었다. 웨이팅을 할 때 사람 인원수를 적는다. 그게 여러 명인지 혼자인지 파악하는 것 같았다. 근데 난 혼자 방문했었기 때문에 앞에 있던 웨이팅 라인을 이겨내고 혼자 더 빠르게 먹을 수 있었다. 근데 여기서 좀 아이러니한 것이 나보다 늦게 표를 끊은 사람이 나보다 먼저 들어가더라. 그 사람도 혼자 왔었는데! 물론 그 차이가 5분도 나진 않았는데 내가 그래서 처음에 뭘 잘못 클릭한 줄 알았다.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사람 미리 라인이나 어떤 것으로 예약을 한 것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시간 맞춰 들어온 것이고. 근데 이때는 뭐 궁금한 것도 물어볼 수 없는 언어 능력이라 적당히 눈치를 살피면서 있었다. 어차피 숫자로 내 번호가 뜰 때 들어가면 되니까.
한 20분 정도 기다렸을까. 내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근데 여러 명이서 온 사람들은 좀 더디게 들어가는 것 같았다. 내가 들어가는 동안 한 팀인가 두 팀 정도만 들어가더라. 이럴 때 또 나름 혼자 다니는 여행의 매력이 있다. 근데 뭐 맛있는 음식도 같이 먹는 게 더 좋긴 한 거니까 굳이 장점이라고 말할 것도 없긴 하겠다. 아무튼 그렇게 1인석으로 자리를 배정받아 앉았다. 혼자 오는 사람들은 따로 혼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효율적으로 가게가 운영되고 있었다. 한국은 아직 이런 곳까지는 없는 것으로 아는데 슬슬 도입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예전엔 뭐 한국이 다른 선진국에서 하던 것을 나중에 따라간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등등 그런 말들을 잘 믿게 되지 않았는데 직접 눈으로 듣고 보고 경험하고 그런 것을 보면 정말 비슷한 부분이 많다. 당연히 다른 것도 있고.
자리마다 놓여있는 태블릿에 한국어 지원이 있어서 마음 편하게 주문을 할 수 있었다. 회전초밥집이기 때문에 지나가는 것을 골라 집어도 되지만, 거기에 올라가 있지 않은 메뉴들이 있으니 일단 처음엔 일괄 주문을 한 다음에 중간중간 집어서 먹는 것이 낫겠다. 개인적으로 어딜 가든 항상 그렇게 하고 있다. 레일 위에 돌아가는 것에는 이미 맛있는 것들을 남들이 다 먹을 수도 있고, 내가 모르는 메뉴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가성비가 훌륭해 오후 9시까지도 웨이팅이 있는 도쿄 빅카메라 스시로 초밥집에서 메뉴 하나하나씩을 맛보기 시작했다. 중간에 뭔가 이날은 맥주보다는 탄산이 땡겨서 콜라도 한잔 주문한 다음에 먹었다. 기존에 돌아가던 레일이 아니라 내 머리에 위치한 곳에 내가 주문한 것들은 따로 나온다. 처음에 메뉴가 오고 있다는 알림이 있는데 도대체 어디로 오는지 궁금해하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거기에 와있었다.
솔직히 앞서 말한 것처럼 그렇게 배가 고프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만큼만 먹고 싶었다. 근데 먹다 보니 가격도 너무 착하고 맛도 좋고 초밥 퀄리티도 괜찮았다. 솔직히 여기 퀄리티 비쥬얼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꽤나 괜찮다. 근데 가격까지 괜찮으니 안 먹을 수가 없었다. 이 구성이면 다른 곳에 가면 여기보다 분명히 돈을 더 받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칭찬일색이긴 하지만 내 인생 최애 초밥 맛집은 아니다. 여기보다 오사카에 자주 가는 회전초밥집이 있는데 거기가 조금 더 낫긴 하다. 근데 신기하게도 구글 리뷰 평점은 여기가 더 높다. 내가 리뷰수까지는 살펴보지 않아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렇다. 거기 진짜 맛있는데. 여기보다 초밥 알맹이 사이즈 자체가 더 크기도 크다. 뭐 그렇다고 해서 여기가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생각은 그렇다는 것이다. 여기서도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열심히 잘 먹었다.
담백한 계란말이 초밥도 먹고 조금 비싸지만 참치의 맛도 즐기고 싶어서 이렇게 와사비를 살짝 올려서 먹어보았다. 기름기가 많은 생선을 먹을 때는 와사비를 듬뿍 넣어도 그 기름기가 와사비의 매운맛을 잡아주어 맵지 않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오히려 더 맛있게 잘 즐길 수 있다고. 그 말을 듣고 이렇게 종종 따라 하고 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가끔 눈물이 날 정도로 매콤함이라고 해야 하나. 매운맛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잠시 고통을 받긴 하는데 이런 참치류를 통해서는 그런 적은 없었다. 가성비가 훌륭해 오후 9시까지도 웨이팅이 있는 도쿄 빅카메라 스시로, 생각보다 많은 접시의 양을 먹었다. 계산은 메뉴판을 들고 나가 아까 웨이팅을 했던 공간에서 했는데 내 생각보다 금액은 적게 나왔다. 정확히 얼마인지는 계산해보지 않았는데 딱 계산을 했을 때, 괜찮네라는 생각이 들더라. 가성비 진짜 괜찮았다. 기회가 되시면 빅카메라 구경도 하면서 한번 방문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