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말 없이 먹기만 하게 만든 치킨

디프_ 2023. 8. 17. 20:18
아는 사람만 열심히 다니고 있었던, 숨겨진 맛집 림스치킨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사실 이 친구는 둘이 말만 하면 바로바로 만날 수 있는 친구다. 서로 시간적인 여유도 비슷하고 사는 곳도 가까워서. 근데 이상하게 자주 안 보게 된다. 아무래도 서로 할 일이 있다 보니 그런 것 같은데, 나야 뭐 어쩔 수 없다 쳐도 이 친구는 여기저기 친구를 잘 만나긴 한다. 근데 원래 이 친구랑은 예전부터 그랬다. 매일 자주 보기보단 어느 정도 텀을 두고 봤던 것 같다. 물론 어릴 때 같이 게임을 한다고 자주 본 적이 있긴 한데 그때 말고는 그랬던 적이 없으니까. 뭐 정말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듯이, 다양한 사랑도 있고 다양한 모습의 우정도 있는 건가. 뭐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오랜만에 만났다. 오랜만에 만났다고 해서 특별히 뭘 하진 않았고 그냥 이 친구가 카페에 있다 길래 그 근처에서 만났다. 그리고 내가 가고 싶었던 치킨집을 방문했다.

여긴 요즘 제일 자주 방문하는 치킨집 중 하나다. 근데 정말 치킨도 유명한 프랜차이즈들도 많긴 하지만, 이렇게 숨은 강자들도 많다. 여기가 아니라 최근에 괜찮은 곳을 또 한군데 찾았는데 거기도 약간 꽂혀 있는 상태다. 물론 최근에 포장까지 해서 먹어서 좀 누그러지긴 했는데 아마 나름 주기적으로 방문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오늘은 아는 사람들만 열심히 다니고 있었던 숨겨진 맛집 림스치킨 가게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가게의 경우 딱히 홍보를 하지 않고 입소문을 통해 갈 수 있는 곳이다. 지나가다 우연히 가기도 힘든 곳에 위치하고 있다. 물론 이 동네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지나가다 볼 수 있겠는데 그런 경우에도 안에 들어가기까지가 좀 힘든 느낌이다. 물론 나만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밖에서 보기엔 그렇게 매력이 느껴지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장사가 잘 된다. 인기가 많다. 그만큼 입소문이 났다는 의미가 되겠다. 나 역시 그 입소문의 힘으로 오게 되었고. 후기를 보고 꽂혀서 한번 가보자 해서 오게 되었는데 나도 그렇게 여기 충성고객이 되어버렸다. 아무튼 자리에 앉자마자 반반을 주문하였고 양배추 샐러드와 치킨무로 입가심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와 음료수를 마시자고 했고 각자 사이다 하나씩 시켜서 먹었다. 술의 경우 뭔가 이날은 별로 땡기지 않았다. 이 친구 역시 평소에 술을 찾는 친구는 아니라 자기도 음료수를 마신다고 했다. 근데 마시면 잘 마시는 친구다. 아마 한 병도 먹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그렇게 사이다를 주문해서 한 모금 하는데 이렇게 살얼음이 껴있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시원하고 맛있었다. 아무래도 요즘 날씨가 날씨다 보니. 이렇게 일부러 조절하신 거면 그것도 엄청난 디테일 포인트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말 없이 먹기만 하게 만든 치킨이 나왔다. 양념 반 후라이드 반으로 주문했다. 신기하게도 여긴 한 마리를 주문하면 닭다리를 세 개로 넣어주신다. 일부러 그렇게 조절을 하신 것 같다. 그래서 뭔가 한 마리가 다른 곳들보다 많은 느낌이 든다. 물론 닭 자체가 큰 사이즈가 아니고, 튀김옷도 두껍지 않기 때문에 막 과도하게 배가 부르다거나 그렇진 않는데 뭔가 가성비 있게 느껴진달까. 근데 튀김옷이 얇은 게 또 여기 포인트이긴 하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바삭하다. 그리고 다 먹어도 뭔가 기름지거나 느끼하다거나 그런 생각은 안 들더라. 정말 바삭하게 잘 먹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염지도 잘하신 것 같고. 아무튼 한번 먹으면 정말 맛있어서 또 찾게 되는 그런 곳이다. 똑같이 닭을 튀긴 요리이지만 뭔가 여긴 다르다.

 

그 다른 뭔가를 설명드려야 하는데 솔직히 뭐 잘 모르겠다. 비쥬얼을 보면 아시겠지만 뭐 그렇게 특별하게 다를 것이 없다. 뭐 겉 튀김에 청양고추가 박혀있는 것도 아니고. 무난하다. 근데 다만 정말 겉껍질이 굉장히 얇고 바삭하게 튀겨졌다는 것은 다르겠다. 요즘 많은 치킨집들 튀김옷이 두꺼운 편이다. 그래야 양이 많아 보이기도 하고 오히려 껍질이 매력이라고 바삭한 식감도 살려주고 그러니까. 근데 여긴 양보다는 퀄리티, 맛에 집중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대식가는 아니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짭조름한 맛도 더 잘 살아있는 것 같고. 그리고 요즘 찾기 힘든 양배추 샐러드까지 이렇게 주시니까. 사장님의 경우 굉장히 장사를 잘하시는 편이다. 비어있는 것이 보이시면 알아서 챙겨주시고 뭐 기본적으로 친절하시다.

개인적으로 양념도 맛있고 후라이드도 맛있었다. 뭔가 우선순위가 정해질 법한데 개인적으로 못 고르겠다. 여기 양념치킨 소스가 기본 2종이다. 기본적인 맛과 좀 매운 버전이 있다고 하신다. 근데 매운맛도 요즘 기준으로 매운맛은 절대 아니다. 그냥 좀 매콤한 느낌? 솔직히 기본 맛과 차이를 못 느낄 정도다. 내가 맵찔이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서 만약 가시게 된다면 맵기를 고민하시진 않으셔도 되겠다. 그렇게 친구와 먹는 순간만큼은 둘이 대화를 크게 하지 않고 먹는 것에 집중했다. 뭔가 이야기를 하더라도 길어지면 중간에 먹느라 끊기더라. 말을 하느라 먹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우린 뭐 그런 것을 신경 쓰는 사이는 아니니까. 나도 오랜만에 먹고 싶었던 치킨을 먹어서 그런지 말보다는 먹는 것이 우선이었다. 예전에 여기 림스치킨을 엄청 배부른 상태에서 온 적이 있는데 그때도 엄청나게 먹었으니 여기가 맛있는 것은 맞겠다.

 

둘이 반반을 해치웠다. 근데 친구가 뭔가 배고프다고 더 먹고 싶다고 했다. 분명히 내가 처음 주문할 때 치킨만 시키지 말고 뭐 하나 더 시킬까 했었는데 이 친구가 굳이 많이 먹지 말자고 해서 나도 동의했다. 근데 먹다 보니 맛있기도 하고 배가 덜 찼나보다. 그렇게 닭날개 하나를 추가 주문했다. 닭날개라고 해서 뭐 특별하진 않고 이렇게 큰 후추 알갱이들이 조금 더 보이는 정도인 것 같다. 근데 역시나 이것도 실망시키지 않고 너무 맛있었다. 여긴 기본적으로 양념 자체를 잘하시는 것 같다. 튀김도 시간 정해서 딱딱 알아서 잘해주시고. 튀기는 것도 실력이니까. 그것도 시간 조절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들었다. 그래서 대부분 타이머를 쓰고 계시는 것 같긴 하지만, 단순 시간만이 아니라 기름통에 넣는 위치나 돌려가며 골고루 튀겨주는 것 등이나 뭐 여러 가지 노하우가 있으시겠다. 그렇게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말없이 반반을 해치우고 추가로 닭날개까지 해치운 뒤에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진짜 먹기만 하고 나온 가게는 또 오랜만이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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