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땡볕에 달궈진 체온을 시원하게 낮춰줄 살얼음 동동 열무국수

디프_ 2023. 8. 9. 23:18
찬 성질의 음식이 몸에 잘 안 받지만 그래도 가끔은 먹어줘야 산다!

 

개인적으로 소화가 잘 안되는 체질이다. 원래 소화기관이 약하고 마르고 예민하고 뭐 그런 사람들은 이런 체질을 갖고 있다고 한다. 어느 날 너무 궁금해서 한의원에 가서 직접 확인해봤다. 그래서 거기서 말해주길, 찬 음식은 어차피 소화를 못 시키니까 대부분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하고, 너무 땀을 많이 흘리는 격한 운동도 맞지 않다고 말해주더라. 근데 뭐 어떻게 살면서 맞는 것만 하고 살겠나. 먹는 것이야 내 의지대로 할 수 있으니 그 뒤로 어느 정도 조절하긴 하는데, 운동은 못 참겠더라. 지금 하는 운동 중에 제일 좋아하는 운동이 10분만 뛰어도 땀이 주르륵 나는 풋살이니까. 물론 지금 발목 부상이라 거의 2~3개월간 공을 못 찼는데 오늘 테스트해보니 발목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조만간 다시 팀에 복귀할 예정이다.

 

아무튼 진짜 요즘 엄청 덥다. 태풍이 곧 오기 때문에 날이 좀 선선하게 변하긴 했는데 그래도 덥더라. 오늘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양산을 써봐야겠다 싶어서 준비했는데 구름에 햇볕이 가려져 그늘이 져있더라. 그래서 처음 개시한 것을 다시 살포시 접어두었다. 첫 스타트가 좋지 않지만 그래도 태풍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쨍쨍해질테니 그때 잘 써봐야겠다. 그러다 좀 지나면 언제 더웠냐는 듯 가을이 또 오겠지만. 아무튼 오늘 소개할 곳은 평소 잘 안 먹는 차가운 음식이다. 아마 내 포스팅을 봐오신 이웃님들도 좀 생소하시지 않을까 싶다. 사실 냉면 같은 종류도 그냥 고기 먹고 난 뒤에 후식으로 즐기는 편이지 그 자체로만 즐겨본 경험은 많이 없다. 그나마 제일 많이 먹었던 차가운 음식이 냉모밀일까? 그건 돈까스와 곁들임이 아니더라도 단일 메뉴로도 먹으니까. 그래도 그건 면 자체가 좀 두꺼워서 그런지 그렇게 차갑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

 

땡볕에 달궈진 체온을 시원하게 낮춰줄 살얼음 동동 열무국수를 먹으러 왔다. 사실 여기 들어오기 전에는 콩국수를 먹을 생각이었다. 근데 콩국수가 생각보다 비싸더라. 만원이 넘더라. 물가가 아무리 올랐다고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점심 기준으로 만원을 넘어가면 기대치가 생기기 때문에 아무거나 먹으려 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콩국수가 아무 요리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면 요리인데 개인적으로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국물 베이스가 콩을 갈아서 만든 것이라 그런가? 대부분 다 만원이 넘는 금액으로 판매가 되더라. 그래서 잘 안 먹게 된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열무국수를 픽했다. 위 사진은 근데 수제비인데 뭔가 싶으실 것이다. 일행과 함께 점심을 먹었고 서로 반반씩 나눠 먹었다. 그래서 같이 사진을 담아봤다. 뜨차뜨차라는 말이 있나? 아무튼 뜨거운 음식과 차가운 음식을 동시에 먹었다.

그래도 나에게 메인은 열무국수였다. 와 이 살얼음 동동 비쥬얼. 그리고 적당히 붉은색을 띠고 있어서 식욕이 돈다. 비쥬얼은 최고다. 개인적으로 이 열무국수 정말 좋아하는 맛집이 하나 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 근처에 있는 식당이었는데 거긴 아예 그 국수를 특허까지 냈다. 뭐 특별한 비법이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래서인지 진짜 맛있더라. 거긴 점심에 웨이팅까지 생기는 곳이다. 물론 매장 내부가 넓지 않고 그렇긴 한데, 좁은 시장에 위치한 가게인데 멀리서 찾아와서까지 먹는 맛이다. 양도 많고 맛도 있고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갑자기 또 생각이 나네. 오늘 소개하는 이 가게의 경우 거기와는 견주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걷다가 들어간 동네 가게 기준으론 꽤나 괜찮았다. 일단 가격이 나쁘지 않았다. 가성비 있었다. 가격 자체가 저렴하진 않은데 정말 양이 엄청 많더라. 먹다가 남길만한 그런 양이었다.

 

국물 자체는 굉장히 맑은 베이스다. 애초에 저 열무김치라고 해야 하나. 그 안에 담긴 육수가 들어가면 좋겠지만 그러면 하루에 몇 그릇 팔기도 힘드시겠다. 살얼음 동동 육수는 따로 내시는 것 같고 그 위에 양념과 함께 이렇게 열무김치를 올려주시는 것 같다. 근데 간도 괜찮았고, 셀프바에서 가져온 김치와 먹으면 궁합이 딱 좋았다. 면발도 주문과 동시에 삶아져 나와서 그런지 탱탱함이 살아있어 좋았다. 저번에 꽤나 유명한 프랜차이즈를 갔었는데 사람이 몰려서 주문이 밀려서인지 면이 탱탱 불어서 나오더라. 메인인 돈까스는 맛있었는데 같이 나온 냉모밀 면발이 툭툭 끊겼다. 뭔가 흐물흐물. 면은 원래 찰진 맛으로 먹는 건데. 그래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기억이 떠오르면서 이날은 오히려 평소보다 더 맛있게 면발을 즐길 수 있었다.

김치랑도 먹고 뜨겁지만 담백한 수제비도 중간중간 먹어주면서 야무지게 식사를 즐겼다. 여기 평소 지나가기만 하고 처음 와보는데 나름 단골손님이 있을만한 이유가 있었다. 다른 것 다 떠나서 일단 기본은 해주는 맛에 양이 꽤나 많더라. 아무리 면 요리 기준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한 1.5인분은 되는 것 같았다. 나름 잘 먹는 성인 남성 기준으로 메뉴 하나 먹으면 배부른 느낌이랄까? 내 기준으론 혼자서 다 먹을 수 없는 양이었다. 이런 음식은 또 국물까지 곁들여줘야 하니까. 아무튼 그렇게 살얼음 동동 열무국수를 먹고 나니 땡볕에 달궈진 체온이 좀 내려갔다. 속이 시원시원하더라. 물론 나의 경우 앞서 말한 것처럼 배가 차가우면 안되는데 그래도 너무 더우면 또 몸이 활동을 멈춰서 소화가 안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쁘지 않게 받아들였다. 여름에는 이렇게 몸에 안 받더라도 종종 시원한 음식을 먹어줘야 한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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