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들과 다르게 콩나물과 아구 살의 비율이 1:1 느낌이라 좋았다
나름 그래도 멀지 않은 곳들에 친척들이 살고 있다. 걸어서 가거나 그런 거리는 아니어도 차를 타고 3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곳들에 있어서 그래도 종종 보고 있다. 물론 내가 보는 것은 아니고 어머니가 주로 만나시긴 하지만. 아무튼 어렸을 때는 그냥 친척들이 명절 때나 우리 집에 오고 그러면, 2~3일 정도 자고 가고 그랬다. 그럴 때 헤어지면 아쉬워가지고 슬퍼했던 기억도 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상상도 못 할 일이긴 하지만. 그래서 그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것은 맞는 것 같다. 또 그게 함부로 말할 순 없지만 올바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오늘은 친척네 집 근처에 있는 가게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부모님이 근처를 가실 때마다 방문하시는 가게다. 나의 경우 매번 듣기만 하다가 이날 처음 가봤다. 그렇게 가보고 난 뒤에 왜 여길 맨날 오시는지 알 수 있었다. 그 경험을 공유해드려보고자 한다.
일단 여기 나름 방송에도 출연한 맛집이다. 뭐 솔직히 근데 요즘은 방송에 나오는 곳들이 많으니까, 또 방송에 나온다고 해서 정말 맛있는 가게라는 것이 보장된 것은 아니니까 그런 것에 그렇게 크게 기대감이 오르는 편은 아니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와봤다. 매장 내부가 꽤나 넓었다. 여기 주차장은 따로 없어서 근처 공영 주차장에 주차를 해야 한다. 따로 주차비 지원은 없는 것 같은데 주말은 무료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게 들어와 자리를 안내받았다. 그리고 메뉴판을 보긴 봤는데 그냥 어떠한 구성이 있나 본 것이지 주문할 것은 오기 전부터 하나였다. 바로 아구찜. 솔직히 아구찜 자체를 안 먹은 지가 꽤 오래됐다. 내 기억 속 아구찜은 가성비가 꽤나 부족한 음식이었다. 살코기는 별로 없고 야채만 많아서 그 야채와 소스 맛으로 식사를 하는 느낌이랄까?
실제로 나름 서울에서 유명하다는 곳을 찾아가봤다. 거기도 만석이고 웨이팅까지 있어서 사람들이 기다려 먹는 곳이었다. 그렇게 찾아가서 먹어봤는데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내가 이 음식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깨주기 못했기 때문. 또 가격은 비싸다. 이 재료 자체가 구하기 힘든 것인지 그런 것인지는 난 잘 모르겠다. 근데 매번 이 메뉴는 가격이 비싸긴 하더라. 그렇게 그 가게까지만 찾아보고 애초에 안 먹은 지 꽤 된 것 같다. 근데 이렇게 오랜만에 우연한 기회로 오게 된 것이다. 그렇게 2인으로 주문을 했고 밑반찬이 하나둘씩 나왔다. 여기 기본 찬 구성도 나쁘지 않았다. 추가로 튀김을 시켜야 했는데 기본 포함이라 드시고 나서 부족하면 주문하시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그때부터 여기 맛집거리 형성하고 있는 일상 108궁돌찜이 왜 인기 있는지 조금씩 체감할 수 있었다.
일단 밑반찬들 하나하나 신선하고 이렇게 계란찜까지 기본으로 있었다. 계란찜이 있다는 의미는 다소 맵기가 세구나 느끼실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신라면을 조금 매워하는 입맛으로서 매운맛은 하나도 없었다. 매콤도 부족했던 것 같기도 하다. 색깔에 비해 그냥 양념의 맛은 강하지 않았고 재료들 본연의 맛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이 부분도 여기 매력 중 하나인 것 같다. 해산물임에도 불구하고 잡내 같은 것이 하나도 없는데 그게 뭔가 강한 것을 써서 재료 향을 죽인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려내셨다. 이 부분 특히 해산물 요리에선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맛집에 갔을 때도 느껴질 때도 있으니까. 그래서 개인적으로 어느 가게를 가든 일단 그런 바다 향이라고 해야하나. 비린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게 느껴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편이다. 조금 관대한 분야다.
그렇게 밑반찬들로 입가심을 하고 본격적으로 메인인 아구찜을 먹기 시작했다. 일단 여기 그냥 여기서 끝났다. 솔직히 처음부터 막 음식을 뒤적거려 보진 않았다. 근데 전체적으로 다 먹고 나니 2인 기준으로 살코기가 진짜 충분했다. 저기 보이는 것이 다 살이다. 가시가 있거나 그 물렁뼈라고 해야 하나. 그런 부분이 모여있는 부위는 따로 있다. 근데 저 살코기가 일반적으로 1~2개 정도면 끝이 났는데 여긴 먹어도 먹어도 계속해서 나오더라. 물렁뼈가 있는 부분도 살이 충분하고. 그냥 기존에 갔던 아구찜 가게들과 다르게 살코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다른 곳들과 다르게 콩나물과 아구 살의 비율이 1:1 느낌이었다. 근데 그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싼 것도 아니고 2인 기준으로 충분했고, 무엇보다 밑반찬도 퀄리티 좋게 잘 나왔다. 이 전체적인 느낌을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그냥 가성비가 좋다는 것이다.
가성비가 좋기 때문에 여기 주변에서 인기가 많은 것 같고 그때문에 많은 손님들이 찾으시는 것 같았다. 아니면 내가 최근 몇 년 동안 이 음식을 안 먹어서, 이 음식 분야도 좀 변했나? 나와 같은 말을 하는 손님들이 많아서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 콩나물 메인보단 아구 살 메인으로 바뀌었나? 솔직히 최근 오랜 기간 동안에 다른 가게는 안 가보고 여기만 와서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 근데 그건 아마 아닐 것 같고 그냥 여기만 와도 충분할 것 같다. 콩나물과 양념으로 밥을 해치울 필요 없이 아구 살만 먹어도 충분했다. 메인은 메인대로 유지가 되고 사이드는 사이드대로 그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이 가게 주변에 약간 맛집거리를 형성하고 있는데, 왜 그 거리에서 여기가 메인인지 알 수 있었다. 부모님이 왜 여기 단골이신지도 알 것 같고. 사실 나보다 부모님 입맛이 더 까다롭긴 하니까.
그렇게 계란찜도 먹어주고 아삭아삭한 콩나물도 먹어주었다. 앞서 콩나물에 대해 조금 부정적으로 말했다 느끼셨을 수도 있을텐데 그렇진 않다. 야채 평소 잘 안 챙겨 먹어서 그렇지 있으면 잘 먹는다. 특히 막 푹 삶아져서 푸석푸석한 식감도 아니고, 재료 그 탄탄한 아삭아삭함이 그대로 살아있어서 식감을 느끼기에도 좋았다. 양념 가득 묻혀서 먹으면 진짜 밥 한 숟갈이 절실히 필요했다. 전체적으로 조합이 좋았다. 그렇다고 해서 자극적으로 느껴져서 물이나 탄산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여러모로 맛이 괜찮았다. 내가 기대치가 너무 없었어서 좋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는데 오랜만에 그냥 방송에도 출연할만한, 맛집 다운 맛집을 방문한 느낌을 받았다. 위 사진을 보면 먹다가 중간에 찍은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살들이 많이 남아있다.
아구찜 하나로 맛집거리 형성하고 있는 일산 108궁돌찜, 여기서 나오는 볶음밥은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하나 시켜봤다. 상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맛있었다. 근데 그냥 먹으면 간이 좀 심심하니까 이렇게 따로 양념을 찍어서 먹었다. 더 맛있었다. 근데 요즘 포스팅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예전에 비해 볶음밥을 더 먹고 있구나. 아마 요즘 쌀을 먹는 기회가 많이 없어서 나가서 먹을 때만이라도 볶음밥을 먹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이상하게 입맛이 없어서 밥을 거르긴 하는데 그게 단순 입맛이 없다기보단 굳이 왜 끼니를 다 챙겨야 하는지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려고 해서 저절로 먹는 빈도수나 양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면 쉬는 날, 아침 점심 저녁을 다 먹으려고 하는데 그냥 잠이 오면 아침을 거르기도 하고, 또 밥 먹고 자면 소화가 안되니까 점심을 거르고 저녁을 먹기도 하고 이러면서 저절로 조절을 하게 되더라. 살도 빠지고 소화도 잘 되고아직까진 좋은 것 같다.